[주간필담] 중진 밀어내는 한국당…김태호·이인제는?
[주간필담] 중진 밀어내는 한국당…김태호·이인제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12.15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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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각오하고 지방선거 나섰던 김태호·이인제…중진 용퇴론에 휩쓸리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모두가 출마를 꺼려했던 선거에 나서면서 ‘선당후사’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지방선거 당시 시장을 찾은 김 전 지사. ⓒ시사오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모두가 출마를 꺼려했던 선거에 나서면서 ‘선당후사’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지방선거 당시 시장을 찾은 김 전 지사. ⓒ시사오늘

정치인에게 인지도(認知度)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 기사만 아니면 어떤 뉴스든 다 반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인지도와 정치적 체급은 비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정치인이 사람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한국당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얼굴과 이름이 많이 알려진 정치인들을 밀어내다시피 하는 당내 상황 때문이다. 요 근래 한국당에서는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선수(選數)와 인지도가 높은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당에서 ‘중진 용퇴’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좀처럼 과거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에서는 ‘한국당을 한국당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른바 분칠이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한국당 정치인 가운데 상당수는 내년 총선에 출마조차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김태호 그리고 이인제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전 지사는 2010년 국무총리 후보자로까지 지명됐던 ‘거물’이다. 2011년 4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인제 전 의원은 인지도로만 따지면 그보다 유명한 정치인이 거의 없을 정도의 인물이다. 국회의원 선수만 해도 6선에 달하며, 제15·17대 대선 때는 본선 후보로, 제16·19대 대선 때는 경선 후보로 나왔던 ‘대권 후보급’ 인사다. 요즘 한국당 분위기에서는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불가피한 이름들이다.

문제는 이들에게 한국당이 ‘빚’을 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은 ‘인물난’에 시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패배가 뻔한’ 선거에 나서려는 사람이 없었던 까닭이다. 선당후사(先黨後私)를 해 달라는 당의 요청에도, 대다수 후보들은 그저 눈치만 볼 뿐이었다.

이때 질 것이 뻔해 보이는 전장(戰場)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김 전 지사와 이 전 의원이다. 두 사람이 출마 선언을 했던 4월 초 <리얼미터> 여론조사(4월 2일부터 4일까지 실시, 5일 공개)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53.2%였던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20.1%에 불과했다.

지역별 결과도 다르지 않아, 부산·경남·울산에서 민주당은 47.5%, 한국당은 26.0%였으며, 대전·충청·세종에서 민주당은 48.5%, 한국당은 19.8%였다. “나보다 더 유능한 인물이 후보가 돼 당에 승리를 안겨주고 침체된 충청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를 고대했지만,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이 저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줬다”는 이 전 의원의 출마 선언문처럼, 두 사람은 ‘당의 어려운 상황 탓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측면이 있었다.

이렇게 보면, 김 전 지사와 이 전 의원은 ‘선당후사 했던 사람들을 당이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일 수 있다. ‘중진 용퇴론’의 칼바람 속에서 한국당은 과연 두 사람에게 ‘상(賞)’을 내릴 것인가 ‘벌(罰)’을 내릴 것인가. 한국당 내부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리는 이유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미래통합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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