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 “공생 모르는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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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 “공생 모르는 한국사회”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12.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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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목혼주(魚目混珠)·반근착절(盤根錯節)·지난이행(知難而行)도 순위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교수신문이 2019년을 요약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교수신문 제공
교수신문이 2019년을 요약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교수신문 제공

교수신문이 2019년을 요약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지난 15일 교수신문은 1046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공명지조(共命之鳥)가 가장 많은 표(347명·33%·복수응답)를 얻었다고 밝혔다. 공명지조란 아미타경·불봅행집경·잡보잡경 등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새로, 두 개의 머리가 한 몸을 갖고 공유하는 운명공동체를 뜻한다.

일부 경전에 따르면, 두 머리 중 한 머리가 몸에 좋은 열매를 챙겨 먹자 다른 한 머리가 질투를 느낀 나머지 독과를 몰래 먹었고 결국 모두 죽게 됐다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며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공명지조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사자성어는 ‘어목혼주(魚目混珠·300명·29%)’로, 무엇이 물고기 눈(어목)인지 무엇이 진주인지 가짜와 진짜가 섞여있어 구별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어목혼주를 추천한 문성훈 서울여대 현대철학과 교수는 “올해 우리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누가 뭐래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검찰 수사”라며 “대통령이 임명한 조국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 하나는 어목이거나 진주일 수 있고, 아니면 둘 다 진주이거나 어목일 수 있지만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뿌리가 많이 내리고 마디가 이리저리 얽혀 있다는 뜻의 ‘반근착절(盤根錯節)’과,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한다는 뜻의 ‘지난이행(知難而行)’도 각각 284표, 277표를 받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처사한다는 내용의 ‘독행기시(獨行其是)’도 258표로 집계됐다. 

한편 이 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여 그 해 한국사회를 반영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해 왔으며, 지난 2018년엔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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