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고양 일산신도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주민들이 3기 신도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다시 높이고 있다. 올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강도 높은 규탄 집회를 열다가 잠시 소강상태에 있지만 차기 총선 정국을 통해 다시 한번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운정신도시연합회는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신문고, 지방자치단체 게시판 등을 활용해 '운정신도시의 발전을 위한 중요 핵심 현안 민원 신청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고양 창릉지구 3기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 △지하철 3호선 연장 △대곡~소사선 연장 △M버스 신설 확충 △공공기관 이전 △자족기능 확보를 위한 대기업 유치 등이다. 참여 열기는 뜨겁다. 지난 12일 문을 연 '민원신청 릴레이 게시판'에는 불과 일주일 만에 약 500건의 민원 인증 글이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에는 일산연합회와 함께 송년회를 개최하고 3기 신도시 관련 단체 민원 성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일산 지역에 선거사무실을 차린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등 야권 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산신도시 주민들은 이미 집단행동에 들어간 상황이다. 일산연합회는 19일 국토교통부가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에서 진행한 '고양탄현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방문해 '3기 신도시 철회, 구도심 재생이 먼저'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고향탄현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계획에 6·25 전쟁 당시 고양, 파주 지역 주민들이 총살돼 암매장된 금정굴 사건 관련 위령시설을 설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분명히 했다.
아직 입주가 시작되지 않은 검단신도시에서도 점차 조직적인 주민 연합회가 갖춰지는 분위기다. 현재 둘로 나뉜 연합회를 하나로 통합하자는 주장이 지역에서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인천 계양지구 3기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 GTX-D노선 조기 추진 등을 위해 향후 인근 김포 한강신도시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다가오는 21대 총선 정국에서 3기 신도시 반대를 위한 연합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최근 문재인 정부가 12·16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3기 신도시를 통한 30만 호 공급 계획에 못을 박은 상황인 만큼, 이를 철회시키기 위해 고강도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산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정치적인 색채를 띠고 싶지 않다. 편향적인 모습은 가급적 피하고 싶다. 하지만 김현미, 유은혜 등 지역구 국회의원를 비롯한 여당 관계자들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도 안 하고 있다. 얼마 전 운정신도시연합회와의 송년 모임에서도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쪽에 초대장을 보냈지만 거의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며 "눈 가리고 귀 막고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시민들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운정신도시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라는 최종 목표 아래 대중교통과 광역교통망 확충, 자족기능 모색 등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총선 정국 때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집단행동은 이미 예정된 거다. 운정에 윤후덕, 일산에 김현미, 유은혜 등 지역구 정치인들이 죄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사람들인데 그들이 뭘 바꿀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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