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헌정 사상 첫 입법부 수장 총리후보 함수(函數)
[이병도의 時代架橋] 헌정 사상 첫 입법부 수장 총리후보 함수(函數)
  • 이병도 주필
  • 승인 2019.12.21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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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회의장 지명 파장
‘3권분립 훼손-국회 모독’ 논쟁
청문회 격전 예고
“헌정사 치욕” VS “실물경제 탁월”
국정 동력(動力), 기대와 우려 
경제·통합 리더십 관건
협치와 상생(相生) 계기 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 2인자에 내정되기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논란이 거셀 수 밖에 없다. 파장이 간단치 않다. 

국회 위상은 허물어지는 분위기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 수장을 맡았던 입장에서 대통령의 명(命)을 받는 자리에 임명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로 비칠 소지가 큰 탓이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의 국회의장이 의전서열 5위의 총리로 옮겨가는 것이 국회의 격(格) 추락을 넘어서, 자칫 삼권분립을 약화시키고 ‘행정부 우위’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도식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비판을 덮을 수 있을 정도의 안정감과 비전을 제시하고, 그 이후 성과로 실력을 입증하는 것은 정 지명자의 몫이다.

위기에 직면한 경제를 생각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백의종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 말이 맞을지는 그가 하기에 달렸다.

잠재적 대선후보이기도 한 정 지명자이기에, 그한테 어느 정도의 힘이 실릴지가 범여권 내 역학관계와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할 수도 있다.

헌정사 오점 가능성

이번 지명은 한마디로 파격적인 발탁이다. 

특히, 정 후보자는 바로 현 정부의 전반기에 국회를 이끌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헌법의 근간인 ‘3권 분립'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 필요성을 내세워 파격 인선에 대한 이해를 구했지만, 삼권분립 정신 훼손 사례로 헌정사에 오점이 될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

따라서, 정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삼권분립 논란은 간단히 지나칠 일은 아니다. 

국정 현안이 아무리 중차대 하다해도, 삼권분립 원칙과 입법부 스스로에 대한 자기 경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국 전반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통과 협치' 노력 절실

국회의장은 임기를 마치면 정계를 은퇴해 원로로 남는 게 전통이었다. 16대 국회 후반기의 박관용 국회의장을 필두로 초당적 국회 운영과 의연하게 오직 국가 미래만 생각하겠다는, 결단의 퇴임 후 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즉각적인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도 큰 진통이 예상된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여야 간 극한 대치는 더 가속화할 것이다. 21대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을 원활하게 집행하기 위해선 여야를 넘나드는 총리의 소통과 협치 노력은 더 절실해질 것이다.

차기 총리의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후반기로 접어든 문재인정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책임이 있다. 일하는 정부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에 성과를 내야 한다.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겠다는 진정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주야만, 대다수 국민이 수긍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야당을 존중하며 떨어진 국정 동력을 재가동 시켜야 한다. 국민 통합과 화합이 우선이다.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오직 국익만 생각하는 국정의 균형추가 돼야 할 것이다. 

민·관에 걸쳐 경험

사실, 정 지명자는 실물경제에서부터 행정부, 입법부에 이르기까지 민·관에 걸쳐 경험을 쌓았다.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 지역구에서 15대부터 내리 4선을 한 후 정치1번지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재선을 기록했다. 당 대표 등 정당의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쌍용그룹에서 20년을 재직하며 임원까지 지낸 경제인 출신이다. 노무현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며 정책 분야로까지 식견과 시야를 넓혀온 경제통이다. 정계에 입문해서는 6선 국회의원으로 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당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을 지냈다.

민간기업에서 실물경제를 경험한 데다 산자부 장관으로서 경제 정책을 다뤄보면서 민관 경험을 공유했다는 남다른 강점이 있다. 경제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출간했을 정도다. 

업무 능력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검증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후보자 지명을 앞두고 실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찬성 응답이 47.7%로 반대 응답 35.7%를 웃돈 것도 그런 장점들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행정 권력 비대화 우려

하지만, 정 후보자의 ‘경륜’엔 이론이 별로 없지만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주요직 인선에서 국민에게 기대와 희망을 주는 새 인물을 발탁하지 못하고, 친숙한 인물 위주로 그치는 것은 문제다.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의 제2인자로 자리를 옮기는 것도 자칫 '행정부 우위'라는 국민의 인식을 더욱 고착화할 수 있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무너지면서 행정 권력 비대화의 부작용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더욱이, 정 전 의장은 아직 임기가 진행 중인 제20대 국회의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3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때 의사봉을 잡았다. 정 전 의장은 수시로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편중된 권한을 잘 배분하여 진정한 의미의 3권분립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도 했었다. 

이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스스로가 이제는 총리로서 국회에 출석하는 것이 정치 도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

인사청문회·인준표결 진통 불가피

실제,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다. 야당의 우려와 반발을 극복하는 게 정 후보자의 첫 시험대다.

이낙연 총리가 21대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1월 16일까지는 공직에서 내려와야 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는 그전에 완료돼야 한다. 그런데 여야는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을 놓고 극한 대치 중이다. 야권에서는 어떻게든 정 후보자에 혹독한 검증 잣대를 들이대면서 시간도 지연시키려 할 것이다.

정 후보자는 국회 인준의 벽을 뛰어넘는 정치력부터 보여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솔직하고 폭넓은 소통에 나서는지, 또 경제회생과 사회통합에 관해서는 어떤 비전을 내놓을지가 매우 중요하다. 

정 지명자가 국회 인준의 문을 통과하면, 바로 앞에 국정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남북, 북미, 한일 관계 등 복잡한 외교·안보 과제에서부터 저성장, 부동산, 일자리, 출산율 등 국내 문제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한 해법을 내놓기 어려운 사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총리 목소리 필요성

여기에다 최근 고위 공직자들이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곳곳에서 총선 출마를 위해 줄줄이 퇴진하고 있어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무엇보다 ‘조국사태’ 이후 느슨해진 공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공직기강을 다잡는 게 시급하다. 

후속 개각에서 과감하고 획기적인 탕평·화합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총리가 제 목소리를 낼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운영 중심은 경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작금의 경제 여건은 한 치 앞도 낙관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 후보자는 국민통합과 경제안정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아 내각을 이끄는 데 그동안 쌓아 온 경륜과 식견을 아낌없이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급한 것은 '정치의 복원'이다. 여당과 '범여' 군소정당들이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총리는 여야 극한 대립을 통합과 대화로 변화시키는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전직 국회의장 위상 우려 

이번 총리 인선 과정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수차례 기류가 뒤집히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최장수 총리였던 이 총리 교체설이 흘러나오면서 부터였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것은 경제통이었던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김진표 의원이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노동계·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낙마하면서 정 전 의장이 대타(代打)로 지명됐다는 사실은 뒷맛이 개운치 않다. 새 총리가 이런 외부세력의 압력을 의식해 정책운용 과정에서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더욱이, 정 후보자가 당초 검토되던 김 의원의 대타라는 모양새는 전직 국회의장 위상을 더 우습게 만든다. 김 의원이 참여연대 등 친문(親文) 세력의 반대에 쫓겨나다시피 한 것도 한심한 일인데, 국회의장 출신이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은 더 황당한 형국이다. 국회 위에 대통령, 대통령 위에 친여 단체들이 있는 모양새를 결과적으로 거드는 셈이다.

정 후보자 주변에서도 당초 “국회에서 선출하는 분권형 총리면 몰라도 국회의장이 어떻게 행정부 2인자인 현재의 총리 자리로 가겠느냐”는 기류를 보였다. 그런데도, ‘김진표 총리’ 카드가 진보 진영의 반대로 물 건너 가자 대타로 기용되는 모양새마저 수용한 것은 의회주의자로 쌓아 올린 정 후보자의 명성에 적지 않은 흠결로 기록될 개연성이 결코 적지는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통합·화합에 방점…야당은 계속 반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 후보자 인선 내용을 직접 발표하면서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가 국회에서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향이 잡힌 뒤에 인사를 하는 방안이 흘러나왔지만, 여야 합의가 어려우면서 앞당겨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내년 총선이 다가오며 청문 일정 등도 무시하지 못할 시간이란 점이 변수로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이 고민 끝에 정 전 의장을 지명한 것은 역설적으로 국회와의 협력, 특히 야당과의 협치와 화합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 "갈등ㆍ분열이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면서 통합ㆍ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설명에는 정세균 신임 총리 후보자가 앞으로 사실상의 ‘분권형 총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을 만한 내용이 담겨 있었던 셈이다. 국회 동의라는 관문을 생각할 때 총리 인선의 풀이 그리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인정하는 언급이기도 하다.

정 후보자도 이와관련, “경제 위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다”며 “제가 적절한지 고심했지만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총리로 가는 걸) 따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계속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의회를 시녀화하겠다는 독재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삼권분립 훼손 논쟁

사실, 정 전 의장 개인의 자질과 역량 문제를 떠나 이번 인선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인 3권분립을 흔들 소지는 있다. 

갈등을 조정하는 의회주의자를 자처해온 정 후보자가 야당과의 협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겠지만, 개인의 역량을 떠나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수장 아래로 가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흔드는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권력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 입법, 행정, 사법부의 삼권분립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에게 제왕적 대통령제의 독주를 견제하는 헌법적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부를 통할한다.(헌법 제86조) 얼마 전까지 국회의장을 지낸 인사가 국회에 출석해 그런 역할을 하면, 국회가 대통령 하위 조직으로 비치게 된다. 헌법이 제3장에 국회, 제4장에 대통령과 행정부를 배치함으로써, 국회에 국민의 1차적 대표성을 부여한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국가 의전서열상으로도 국회의장은 2위, 총리는 5위이다.

이런 점에서 야당이 국회의장 출신의 총리 지명을 ‘삼권분립 원칙 훼손’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다만, 삼권분립 논란이 지나치게 형식 논리에만 치우쳐선 안 된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전직 국회의장이 행정부를 이끌면 의회의 권위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백번 타당하지만, 한편으론 명실상부한 ‘책임총리제’로 가는 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대목일 것이다.

무거운 짐, 민생과 화합 

대한민국은 현재 정치, 경제, 외교안보 등 제반 분야에서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는 극한 대결로 대화와 타협이 설 자리를 잃었다. 대내외 여건 악화로 민생경제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경제 활력은 떨어지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교안보 상황도 위태롭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질 조짐이고, 한·미동맹도 느슨해지고 있다. 한·일 관계도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현 정부의 두 어깨에는 민생과 화합이라는 무거운 짐이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고스란히 신임 총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경제를 챙기지 않는다는 불만이 고조됐고, 자영업자, 청년구직자, 40~50대 등 계층·세대 구분할 것없이 다들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부동산대책이 나오면 오히려 집값이 뛰니 정부 정책을 불신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여야의 극한 대립, 진영논리에 내몰려 양극단으로 치닫는 국론분열 문제 등 최근 상황을 보면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는 '화합과 조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 후보자는 오랜 기간 쌓은 경륜과 내공을 발휘해 야당과는 협치를 도모하며, 갈라진 민심을 보듬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정치력 있는 경제총리’ 진가를

핵심 현안인 경제에 있어서는, 현 정부 들어 개인과 기업에 가해지는 반(反)자유 반시장적 정책들이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려 한국경제를 벼랑으로 몰고 가고 있다. 신임 총리는 우선 이런 반시장적 질주를 막는데 수문장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경제팀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정치인 출신 실세 장관과 청와대 경제 참모 사이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 전 의장이 총리에 기용될 경우 경제 정책 운용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어 이런 문제도 상당부분 보완이 가능할 것이다.

실물 경제에서 익힌 경험을 통해 ‘탁상 경제 정책’이란 지적을 받는 부분을 과감히 뜯어고치는 추진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사전 준비와 속도에 결함이 있는 경제 정책이 한둘이 아니었다.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국민경제나 민생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 부처의 경제 정책을 잘 조율해내길 바란다. 청와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되면 제동도 걸어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은 대통령과 당을 설득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게 정부와 국민을 위한 길이다. 

정 후보자가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듯, 위기의 민생과 경제를 적극 챙기고 내각을 통솔함으로써 흐트러진 국정의 중심을 잡아나가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고 규제를 푸는 일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정치력 있는 경제총리’의 진가를 보여주길 바란다. 문 대통령도 청와대 중심의 국정 운영에서 탈피해 새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헌법에 명시된 각료제청권을 행사하고 일상적 국정 운영은 소신있게 해 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보장해줘야 할 것이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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