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오신환 “새보수당 창당, 두려움 없다…직진만 할 것”
[풀인터뷰] 오신환 “새보수당 창당, 두려움 없다…직진만 할 것”
  • 윤진석·정진호 기자
  • 승인 2019.12.26 00: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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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원내대표
“합리적 중도‧개혁보수 실험은 미완으로 남아”, “안철수 물러나지 말았어야…‘안‧유’아쉬워”
“孫 대표 등장,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 격”, “패스트트랙 정국 後 탈당, 우린 잃을 것 없다”
“자유‧공정 가치의 개혁적 중도보수 노선 표방”, “정치판의 파격적 세대교체, 어젠다고 주목”
“젊어서부터 현장서 체화한 이들이 정치해야”, “유승민과 바른정당계는 공정 권력 집단 지성”
“한국당, 낡은 세력의 집 허물고 새집 지어야”, “대선까지 보고 확장적 중도진영 등 포용해야”
“文정부, 독선‧독주…의회민주주의 거꾸로 역행”, “과정·결과 부끄럼 없이 정정당당 임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정진호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정치판에 제시한 새로운 어젠다로 파격적인 세대교체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는 정치적 DNA가 있다고 말하는 그 또한 청년 시절부터 정치를 체화하고 성장해온 인물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정치판에 제시한 새로운 어젠다로 파격적인 세대교체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는 정치적 DNA가 있다고 말하는 그 또한 청년 시절부터 정치를 체화하고 성장해온 인물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보수도 진보한다.’  진화를 거듭하는 젊은 보수의 등장이 내년 총선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이는 젊은 보수사(史)의 프로필을 새로 쓰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만나면서 들게 된 생각이었다.

그를 만난 건 영국 보수당이 조기 총선서 과반 이상의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하루 전날(12월 12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당명에 보수라는 이름을 넣은 신당이 생겨난 날이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가 속해 있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혁(변화와 혁신)이 새로운 보수당(약칭 새보수당)으로 당명을 확정한 것이다. 바른과 미래가 줬던 바른미래당의 애매한 가치가 희화화돼 왔던 것을 생각하면 기존과 차별화하는 뜻에서 보수당으로 명칭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보수로서의 선명한 정체성을 이 기회에 확실히 보여주려 했다는 의도로도 읽혔다.

4+1선거법 협의체에 맞선 필리버스터와 비례한국당 도입 여부의 쟁점까지 어수선한 정국이다. 패스트트랙 국면이 끝나는대로 탈당은 임박했고, 1월 5일 창당은 머지않은 상황. 그의 표정엔 비장함과 초연함이 동시에 묻어 나왔다. 인터뷰는 여의도 국회 원내표실에서 진행됐다.

<바른미래당 이야기>

분당을 앞두고 총평부터 물었다.

- 지난해 2월 창당했지만 2년도 안 돼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 분당의 결정적 이유와 바른미래당 실험은 실패 vs 전진 중 어느 쪽으로 보나.

“냉정히 보면 실패했다. 국민 평가도 그럴 거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에서 태동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조합의 화학적 결합은 성공하지 못했다. 창당은 했지만 정신을 구현해내는 데는 미숙했다. 통합에 반대하던 (일부) 호남 의원들이 막판에 합류하면서 안 전 대표는 창당과 동시에 물러났다. 거기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물러나지 말았어야 했다. 국민들은 유승민‧안철수 두 공동대표가 창당 다음날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기대했다. 유 전 대표 옆에 박주선 전 공동대표가 앉아있고, 김동철 당시 원내대표가 앉아있는 그림이 아니었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 세력 간의 통합이 아닌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 결과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현상이 벌어졌다. 손학규 대표와 주변 세력들이 당을 장악한 후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 우리는 줄곧 내년 총선을 위한 지도체제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물러나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의 분당에 이른 결정적 이유라고 본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손학규 대표가 취임했지만 4‧13 재보선 책임론이 불거졌고, 사보임 정국을 거치며 당 내홍은 격화됐다. 견제구 카드로 유승민·안철수계가 힘을 합해 오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그러나 버티기 전략에 밀려 주도권을 얻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여러모로 아쉬울 것 같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국민의당의 안철수 세력들이 통합 당시 표방했던 가치와 방향성이 있었다. 외형적으로는 젊은 정당이었다. 단순히 물리적 젊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거였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노회한 이미지로 비친 것이 컸다는 생각이다. 비전을 갖춘 정당으로 인식되지 못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들 중 전문성을 겸비한 분들이 많음에도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어필하지 못했다. 소수정당의 한계일 수 있지만 내부 갈등으로 구현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새로운 보수당으로의 시작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공식 창당은 1월 5일. 패스트트랙 국면이 끝나는 대로 탈당을 할 거라고 말하는 그는 두려움 없이 직진할 거라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새로운 보수당으로의 시작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공식 창당은 1월 5일. 패스트트랙 국면이 끝나는 대로 탈당을 할 거라고 말하는 그는 두려움 없이 직진할 거라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새보수당으로의 시작>

신당에 대한 얘기로 넘어갔다. 당은 지난 9월 30일 선행 조직인 변혁 결성 후 12월 8일 중앙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청바지와 밝은 티를 드레스코드로 정해 제3지대 운동의 신선한 바람을 안겼다. 당명 확정 후에는 공식 창당을 앞두고 있다.

- 창당에 대한 호응, 반응은 어떤가.

“당명 공모할 때도 의외로 자발적 참여가 많아 놀랬다. SNS상에서 3일 정도 했는데 젊은 친구들부터 다양한 세대와 계층에서 기대 이상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보편타당한 상식을 지향하는 많은 분들이 발기인을 참여해줘 감사드린다.”

- 창당이 본격화되면 지도부 체제는 어떻게 구성되는 것이 낫다고 보나.

“현재 창준위원장은 하태경 의원이 하고 있다. 새 지도부의 방향성과 당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창당 과정에서 어떤 방향이면 좋을지에 대해 의논해 나갈 것으로 안다. 우리의 의사결정구조는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 나가는 수평적 집단지도체제로 진행된다. 공천을 못 받을까 우려해 황교안 대표의 눈치를 보는 자유한국당과는 차원이 다르다. 유 전 대표이든, 젊은 지도부가 전면에 나서든,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이 오든 당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방향 쪽으로 결정되지 않겠나.”

창단추진위원단에는 하 위원장 외에도 이준석 부위원장,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 정병국 청년정치학교장, 이혜훈 대외협력위원장, 유의동 수석대변인 등이 있다. 오 원내대표는 2040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밖에 정운천‧지상욱 의원 등이 원내 의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와도 만난 것으로 안다. 정계개편 움직임과 연관이 있는 건가.

“김종인 전 대표와는 개인적 인연도 있고 원래 알았던 분이다. 간혹 식사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정도다. 정치판을 새로 짜 보자고 하는 개념에서 만난 적은 없다.”

- 새보수당을 통해 표방하는 것들은 뭔가.

“우리는 개혁적 중도보수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어느 정당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가치를 지향한다. 기존 보수가 지향한 자유뿐 아니라 새 시대 공정을 앞세운 새로운 보수의 노선을 갈 것이다. 공정과 정의는 이념과 상관이 없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더욱 이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 문제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가 화두로 남겨졌다. 신당은 청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런 것들에 대한 해법에 주목하고 대안적 활동들을 벌여나갈 것이다.

불의에 맞서 싸우는 정당, 청년이 이끌어가는 정당, 중도층과 소외계층이 지지할 수 있는 정당, 수권야당, 이기는 야당, 다음 총선에서 제1정당이 되는 야당이 되는 게 신당이 추구하는 방향성이다. 이 모두가 바른미래당 안에서 이루고 싶었던 것들이었다. 그 안에서의 합리적 중도와 개혁보수의 실험은 미완으로 남았지만 새보수당 안에서 제대로 구현해내는 게 우리들의 꿈이다. 잠시 좌절은 있을 수 있어도 포기는 없다. 멈춰 선 것이 아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새로운 보수당은 기존 보수의 가치인 자유 외에도 새로운 공정이라는 화두에 주목한다며 새시대 공정을 화두로 제시하는 새로운 개혁보수 노선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신환 원내대표는 새로운 보수당은 기존 보수의 가치인 자유 외에도 새로운 공정이라는 화두에 주목한다며 새시대 공정을 화두로 제시하는 새로운 개혁보수 노선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밀레니엄을 위한 어젠다>

- 밀레니엄 세대들이 볼 때 새보수당에 거는 기대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정을 화두로 제시한 점도 좋지만 정치권에서 공정을 얘기하면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언행일치가 그래서 중요하다. 어느 누가 공정을 말할 때가 설득력이 있을까. 공정의 가치와 어울리는 히스토리, 메신저가 중요하다. 부패한 삶을 살고 기득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얘기하면 감동이 없다. 말로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가 말한 평등과 공정이 조국 사태로 분노했고 무너졌다. 말과 행동이 다른 조 장관의 민낯에 많은 청년들이 실망했다. 무슨 말을 한들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는가. 그에 반해 ‘유승민의 공정과 정의’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인간적으로 유 전 대표가 걸어온 길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새보수당의 면면 또한 마찬가지다. 공정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시도는 때때로 바른미래당을 통해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 어떤 것들인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제안해 성공한 청년 토론 배틀을 들 수 있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중 앞에서 토론 배틀을 통해 비례대표 공천을 주는 파격적 방식이었다. 정치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공정한 기회의 균등을 얻어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는 하나의 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자기가 열심히 해서 능력껏 주어진 조건 속에서 공정하게 부여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이를 위해 밀레니엄 세대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다각도로 준비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내가 기본적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촉구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 2040 특별위원장이다. 신당을 통해 제시하고 싶은 어젠다는 뭔가.

“정치판의 세대교체다. 굉장히 파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게 정치혁신이고 정치개혁이 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보수가 젊은 인재들을 길러내지 못했다. 과거 한나라당(현 한국당) 이회창 총재 시절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라고 하는 소장파들이 젊은 피로써 수혈됐다. 이후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신인들에 대한 기용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고 본다.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노쇠한 이미지의 정치, 굉장히 생동감 없고 무기력하고 생산적이지 않은 국회의 모습이 됐다. 이를 깨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핀란드에서는 34살의 여성 총리가 나왔다. 우리의 정치 환경은 어떤가. 50살에 가까운 나보고 젊다고 할 정도로 올드보이 대표들이 당권을 쥐고 좌지우지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어떻게 전진해 나갈 수 있겠나. 보다 많은 20대‧30대‧40대가 출현해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외된 많은 젊은 청년들이 이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 바꿀 용기를 갖지 못할 것이다. 이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투영해낼 수 있는 사회적 제도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을 해주는 것. 그것이 선배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책임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오 원내대표는 청년 시절 정치에 입문해 지방의회부터 중앙정치까지 두루 실력을 다져온 케이스다. 선배 정치인이 된 지금 신진 정치인들의 정치 입문을 위해 그가 주목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정치는 자기 소신을 갖고 자기 세력을 만들어가면서 싸워나가는 것이지, 전문가로서 이미지만 갖고 정치하는 게 아니다. 국회는 국회의원이 하나의 헌법기관이며 세상만사 모든 것들에 대해 법률로 다루고 있다. 한 분야 전문가라고 해서 다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정치는 정치라는 분야에서 요구되는 전문성이란 게 있다. 정치적 DNA가 있다. 그것은 어려서부터 배워나가는 것이다. 유럽 같은 경우 학교 다닐 때부터 시민사회에 대해 교육을 한다. 정치 문화에 대한 에티켓을 배워나간다.

나 역시 (2006년 기준) 35살에 최연소 서울시의원이 됐다. 젊어서부터 지방의원 하면서 현장에서 정치를 체화하고 배워온 사람들이야말로, 소신을 갖고 정치를 해나가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들이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새로운 보수당으로의 출발에 있어 어렵고 힘들지만 어차피 갖고 있던 것이 없다며 최선을 다해 임해 정정당당하게 개혁보수노선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신환 원내대표는 새로운 보수당으로의 출발에 있어 어렵고 힘들지만 어차피 갖고 있던 것이 없다며 최선을 다해 임해 정정당당하게 개혁보수노선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보수 재건의 문제>

창당을 통한 비전에 앞서 당장은 탈당이라는 과제가 그의 목전에 직면해 있다.

- 탈당 시점은 언제로 잡고 있나. 

“패스트트랙 국면이 끝나는 대로 탈당할 것이다. 선거법‧공수처 법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우리의 소명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정리할 거다.”

- 재정적 문제가 궁금하다. 신당을 창당하려면 돈이 많이 들 텐데.

“의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하고 있다. 어렵지만 돈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른정당을 만들 때도 모든 걸 내려놓고 (한국당을) 나왔다. 바른미래당으로 통합돼 있는 지금도 재산과 기자재 등을 다 내놓고 나와야 한다. 손학규 대표의 재산도 아닌데 맘대로 쓰고 있는 게 억울하긴 하다. 그렇지만 집착하거나 아쉬운 것은 없다. 기득권 가진 사람들이 뺏길까 봐 두렵고 불안하고 걱정인 거지, 어차피 우리는 갖고 있던 게 없던 사람들이었다. 모두 다 장렬히 전사할 각오가 돼 있다. 전혀 두려움은 없다.”

2017년 탄핵 정국 책임론이 벌어지며 보수는 셋으로 갈라졌다. 바른정당계는 보수의 적통을 주장했지만 장미 대선 이후 보수 위기 해법에 대한 전략이 달라지면서 상당수가 한국당에 복당함으로 인해 그 당세가 약해졌다. 이후 국민의당과 통합했지만 결과적으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평가다.

잃을 것이 없고 사즉생 각오로 임한다고는 하나 바깥의 생각은 또 다르다. 신당이 자신의 입지를 지킬 수 있을지를 놓고 회의적 관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몸집을 키워 한국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원내대표는 선을 그었다.

“우리는 통합을 위한 신당 작업이 아니다. 우리의 길을 구현하기 위해 방향을 정하고, 국민들께 어필하기 위해 창당할 뿐이다.”

얘기는 자연스레 총선 구도로 넘어갔다.

- 신당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개혁 동력을 업그레이드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 중에서도 실망해 이탈한 사람들이 있다. 문재인 정부도 싫지만 한국당은 더 싫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 갈 데가 없다. 모두 무당층이 됐다. 새보수당은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들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개혁 동력을 만들기가 어려운 처지가 됐다. 우리와 같은 활동들을 통해 외부적 동력을 얻어나가지 못하면 TK(대구‧경북)에서 당선은 되겠지만 충청‧서울‧수도권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 나도 지난 20대 총선 (관악구을)에서 0.8%차로 이겼다. 개혁적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신당이 5~10%만 확보해도 한국당은 선거를 치르기 어렵게 된다.”

- 그래서 더욱 보수통합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 역시 정계개편에 있어 완벽히 차단하고 있지는 않다. 유 전 대표가 밝힌 3대 원칙에 대해 한국당이 전향적으로 결단한다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었다. 보수가 재건되는데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얼마 전 유 전 대표는 황 대표의 보수 대통합 제안에 대해  탄핵의 강을 건너고 낡은 집을 허물어 새집을 지어야 한다는 3대 원칙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 보수 재건이라 함은 뭘 말하나. 빅텐트의 조건이 성립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과거의 보수는 그래도 책임보수, 능력 있는 보수였다. 국민들께서 볼 때 다소 부패해 보인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개혁 보수의 명맥이 계승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득권 옹호의 수구적 사고에 머무른 정의롭지 못한 보수로만 비치고 있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집착한 낡은 보수와 극우적 보수의 이미지도 보수 재건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과감히 깨지 못하면 총선도 그렇고 다시 정권을 찾아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보수 진영에서의 큰 역사적 사건인 탄핵 또한 그 강을 건너야 한다는 게 우리의 기본적 생각이다. 낡은 세력들의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 한국당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헤쳐 모여 방식의 새로운 통합의 물꼬를 열어야 가능한 일이다.”

- 김무성 전 대표가 완전국민경선 같은 형식을 디딤돌로 해서 보수 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방식의 호불호를 떠나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확장적 통합으로는 국민께 감동을 줄 수 없다. 대안세력으로서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 보수 재건의 문제는 총선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를 상기하면 20대 100명 중 37%가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지지했다. 지금은 20대 몇 프로의 지지를 받고 있나. 5~10%? 확장성을 갖고 있지 못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그때도 49대 51 싸움이었다. 2% 차로 이긴 거였다. 경제민주화와 역사인식의 전환 등을 통해 호남이나 젊은 층부터 확장적으로 중도 진영까지 포용하지 않았다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대표가 대구 출마를 시사한 것에 대해 그 본인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험지를 택한 것이고,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이라고 전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신환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대표가 대구 출마를 시사한 것에 대해 그 본인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험지를 택한 것이고,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이라고 전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면돌파의 길>

- 최근 유 전 대표가 대구 출마를 시사했다. 당선을 생각한다면 보수 진영 내의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대구에 나간다면 당선되러 나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희생하고 낙선을 각오하고 나가는 거다. 편하게 당선될만한 지역으로 나갈 생각이 전혀 없는 분이다. 대구에서의 입지가 녹록지 않음에도 다시 선택한 것은 그곳이 유 전 대표에 있어 가장 어려운 험지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한국당이 혁신해 통합한다면 유 전 대표는 더더욱 대구에 못 나갈 거다. 그렇지만 지역민에 진 빚이라는 게 있지 않나. 대구에서 4선을 한 분이다. 그에 대한 의미를 진심 어리게 담아 말씀하신 줄 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여파로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친박 정치인 사이에서는 유 전 대표를 여전히 공격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당선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하지만 유 전 대표는 지난 8일 새보수당(당시 변혁) 발기인 대회에서 “지금부터 우리는 죽음을 불사하는 결사대”라며 “‘부산의 아들’ 하태경은 부산에서, 제일 어려운 ‘대구의 아들’ 유승민은 대구(동구을)에서 시작하겠다”고 정면승부를 선언한 바 있다.

- 3지대 신당이 총선에서 성공하려면 유 전 대표 같은 스펙트럼이 넓은 대선주자 급들이 수도권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그에 비춰 유 전 대표의 지금 행보는 전통적 지역기반인 TK(대구‧경북) 민심부터 되돌리려는 자기 정치, 대권 행보를 우선에 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자기 정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유 전 대표는 자기 정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정치 경험을 통해 국가를 경영하고 지도자로서의 포부와 희망이 있는 분이지, 단순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아니다. 새로운 보수당을 자기 대권의 발판으로 여기는 분은 더더욱 아니다. 유 전 대표는 권력의지가 무엇이냐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 권력은 공적 권력이다.”

오 원내대표는 새보수당이 유승민계로 비치는 점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우리는 보스정치나 계파 정치집단 같은 관계가 아니다. 그분이 가는 길을 무조건 따라가는 사람들이 아니다. 나 역시 유 전 대표에 종속돼 있지 않다. 그는 그고, 나는 나다. 다만 그가 생각하는 정치적 노선이나 방향과 비전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맞아 떨어진다는 거다. 그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고, 내가 존경할만한 지점이 있기 때문에 함께하는 거다. 지난 대선에서도 내가 유 전 대표를 선택했지, 그가 나를 선택했던 게 아니다.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도운 것이지 뭘 얻기 위해 한 게 아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바른정당계 8명 의원들은 다 그런 사람들이다. 정치적 노선이 안 맞으면 서로 얼마든지 헤어질 수 있는 수평적이고 열린 관계다. 가치와 노선을 함께하기에 요즘 들어 더욱 결속력이 강해져 간다고 느끼고 있다. 친박 패권, 친문 패권,  친노 패권 식의 소위 줄 세우기 정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 화제를 돌려 정권 심판 vs 정치 심판 중 내년 총선 이슈 전망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아무래도 집권 3년차인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에 무게가 실리지 않겠나.”

-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정리하는 차원에서 전반기 국정 운영과 맞물려 정국 현안에 대한 평가한다면.

“문 정권은 친노(노무현) 폐족을 선언한지 10년 동안 절치부심해서 권력을 쥐었다. 지금은 금세 젖어든 권력에 취해 오만과 독선‧독주 체제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내 비록 짧은 기간의 국회의원 경험이지만 저렇게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 봤다. 문민정부 이후 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회 내내 3개의 교섭단체 중 한 개의 교섭단체(한국당)가 완전히 배제당했다. 이번에도 뒷방에서 4+1협의체의 기생 정당들 모아놓고 150명 만들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또 본인들이 지난 4월 상임위 5분의 3을 밀어붙여 패스트트랙을 어렵사리 지정해놓고는 이제 와서는 숨어서 조정안을 내고 수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패스트트랙 논의를 위해 범여권은 한국당을 제외한 4+1협의체를 구성했다. 민주당 외에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정의당이 포함돼 있다.)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 초반 100여 명 가까운 의원들이 고소‧고발되고 난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결국 이렇게 할 거면서 그때는 왜 그랬나.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가. 특히나 선거법은 각 정당 간 게임의 룰이며 국민을 대표할 사람을 뽑는 제도다. 어느 한쪽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맞지가 않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도 이렇게 선거법을 밀어붙인 적은 없다.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서 이건 정말 불공정하다고 본다. 의회민주주의가 거꾸로 가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이 점도 경고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 만약 새로운 다수당이 나타나 전례로 악용하게 된다면 국민 불신은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훗날에도 의장과 짝짜꿍 해서 힘으로 밀어붙이면 대한민국은 대체 어떻게 될까. 그런 부분에 대해 우리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 야당이 제대로만 견제해도 저렇게 함부로 못할 것이다. 야당다운 야당의 출현이 절실히 필요하다. 새보수당이 그 길을 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변혁을 통해 함께했던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는 새로운 보수당을 통해 함께하지 못하고 갈라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오 원내대표는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에 여전히 여지를 두는 모습이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변혁을 통해 함께했던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는 새로운 보수당을 통해 함께하지 못하고 갈라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오 원내대표는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에 여전히 여지를 두는 모습이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安, 미지수로 남겨두다>

이기는 야당이 되려면 힘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변혁을 통해 동행해왔던 안철수계의 합류마저 불투명해진 상태다. 안 전 대표의 입이라 불리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안 전 대표 역시 합류할 뜻이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새보수당은 개문발차한다며 여지를 남겨뒀고, 오 원내대표도 일말의 가능성에 희망을 거는 모습이었다. 

“아쉽지만 안철수계 비례 의원들은 참여를 못하고 있다.  비례대표의 지위 때문이고 안 전 대표의 구체적 메시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함께할 여지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다만 무작정 기다리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했다. 단계적으로 먼저 첫걸음을 뗄 수밖에 없었다. 2단계, 3단계 때 합류해도 우리는 상관없다. 자연스럽게 확장된 이미지를 국민께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늦어지더라도 함께해서 힘을 모아가고 싶다. 이제야말로 진짜 ‘안-유 체제’를 제대로 구현해봤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안철수‧유승민’ 두 분이 함께 있는 모습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지금도 그게 너무 아쉽다. 안 전 대표가 지금의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개인적으로는 궁금하다.”

안 전 대표가 직접 밝히는 입장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여겨졌다. 그가 안 전 대표의 마음이 궁금하듯 마무리 시점에 궁금해지는 것이 있었다.

- 후회하지 않나.

“전혀.”

여러 의미를 함축한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

“혹자는 애초에 한국당을 나와서 왜 고생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나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해본 적이 없다. 힘들고 어렵고 괴롭긴 하다. 그렇지만 옳은 방향이고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직진할 뿐이다.”

끝으로 그는 힘줘 말했다.

“나는 관악구(을)에서 보수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7년 만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대 재보선에 이어 20대까지 관악구 주민께서 두 번이나 기회를 주셨다. 그게 내 권력이라고 한 번도 생각지 않았다. 지금 역시 변화를 일구기 위해 보다 나은 정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렇다고 내년 총선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겠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과정도 결과도 부끄러움 없이 정정당당하게 공정하게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싶다. 그런 순간순간의 나를 유권자들이 보고 평가하리라 믿는다. 그 속에서 후회하지 않을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하게 소신껏 정치하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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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2020-01-09 20:37:29
비호감 정치인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