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금융·은행] 금융권 CEO 대부분 연임…DLF 사태, 고객 중심 마인드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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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결산/금융·은행] 금융권 CEO 대부분 연임…DLF 사태, 고객 중심 마인드 재정비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12.26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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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2019년이 저물어 간다. 〈시사오늘〉은 '2019 결산' 특집을 통해 올 한해 각 분야별 주요 이슈들을 돌아보고, 이 같은 이슈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와 과제를 남겼는지 짚어본다.

다수의 금융권 CEO 임기 만료…대부분 연임에 무게 실려

올해는 유독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 CEO들이 많았다. 임기 만료를 앞둔 CEO들이 대부분 연임에 성공하면서, 내년도 경영 전략으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흐름을 보였다.

(왼쪽부터) 허인 국민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각사 제공
(왼쪽부터) 허인 국민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각사 제공

지난 11월 임기가 끝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 전환 성과와 안정적 리더십을 인정받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도 지난 6일 농협 금융 CEO 가운데 처음으로 3연임 기록을 세웠다. 연임배경으로 농협은행 사상 첫 1조원 순익 돌파, 안정적 디지털 전환 성과 등이 꼽혔다. 또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법적리스크를 딛고, 지난 13일 연임이 확정되면서 신한금융지주를 3년간 더 이끌게 됐다.

특히 조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후, 자회사 CEO 인선을 실시하고, 올해와 내년초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CEO 8명 가운데 7명을 연임시키며, 어려운 업황 속에서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 신한금융은 지난 19일 자회사경영관리 위원회를 개최하고,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 총 7명의 연임을 결정했다. 신한DS 사장으로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가 신규 선임됐다.

이밖에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된다. 차기 행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차기행장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을 내정했지만, 은행 노조의 '낙하산 인사' 반발에 선임 절차가 미뤄진 상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내년 3월 만료돼, 내년 1월 우리금융 회장 후보 선임 작업이 시작된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들이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성과' 중심으로 개편했다. ⓒPixabay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들이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성과' 중심으로 개편했다. ⓒPixabay

대규모 원금 손실 발생한 DLF 사태…고객 성과 중심으로 재정비

고객의 이익을 강조하던 은행들의 경영 전략을 되돌아 보게 하는 사건이 터졌다. 은행들이 고객을 상대로 판매한 파생결합펀드(DLF)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다수의 피해자들이 고통을 겪었다.

원금 100%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상품을 제 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다수 판매된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수수료가 높은 상품 판매 실적을 높이 평가하는 경쟁적인 KPI 성과지표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실적 위주의 KPI때문에 고객 수익 실현은 뒷전이었다는 것이다. 이 논란을 계기로 시중은행들은 고객 수익 실현에 높은 배점을 두는 고객 중심의 KPI로 수정했으며, 고객 중심 경영 전략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DLF 사태를 계기로, 내년부터 은행에서 고위험 사모펀드 상품 판매는 금지됐다. 또한 사모펀드 일반투자자의 경우 최소 투자금액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됐고, 투자자에 대한 녹취의무·숙려제가 강화되고, 고령 투자자 요건도 만 65세로 낮아지는 등 고위험 상품 투자에 대한 안전 장치들이 마련됐다.

금융권 불황 속 실적 호조세 이어가…내년에도 '글로벌·디지털화' 방점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해외시장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은행들은 지난 3분기까지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우선 신한금융그룹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 9816억원, 누적 순이익 2조 89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연속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으로,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금융지주 중에서 신한금융이 3분기 실적 1위를 달성했다.

우리금융그룹도 3분기 누적기준 당기순이익 1조 6,65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상반기 호(好)실적에 이어 경상기준 사상 최대성과를 달성했다. 하나금융그룹도 3분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2조 404억원을 시현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83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7.0%(1,776억원) 늘었다.

한편, 내년에도 은행권의 주요 과제는 '글로벌·디지털화' 강화에 초점을 둘 전망이다.태국,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국가 진출을 통해 은행의 수익기반을 글로벌화로 꾀할 예정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흥국 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얻고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높은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은행별 경쟁력을 고려해 비즈니스모델과 진출대상국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오픈뱅킹 환경이 구축되면서, 외부와의 적극적 협력과 혁신이 필요해졌다. 또한 데이터 3법 개정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금융 혁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오픈뱅킹 환경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에는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내부 혁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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