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부산 집값 ‘고공행진’…“투자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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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부산 집값 ‘고공행진’…“투자는 글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2.26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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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부산 지역 아파트 야경 ⓒ pixabay
부산 지역 아파트 야경 ⓒ pixabay

문재인 정부가 부산 지역 부동산 규제를 풀자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우세한 모양새다.

26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12월 4주차 부산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 11월 6일 수영구, 해운대구, 동래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이후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누적 상승률은 0.63%로, 6개 광역시 중 대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집값 상승을 견인한 건 규제에서 자유로워진 수영구, 해운대구, 동래구다. 지난 16일 기준 수영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보다 1.68% 올라 전체 부산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같은 기간 해운대구와 동래구도 각각 1.67%, 1.21% 뛰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 효과로 외부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특히 수영구는 남천동 일대 아파트 단지 재건축사업, 해운대구는 우동·중동 지역 재개발사업 추진으로 서울 등 다른 지역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가 꾸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역시 한몫했다는 평가다. 서울·수도권을 집중 겨냥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산, 수원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거나 최근 규제에서 벗어난 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택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 지역 주택 거래량은 8917건이었으나, 올해 11월에는 1만4163건으로 전년 대비 58.83% 증가했다. 이중 서울 거주자가 부산 지역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225건으로 전년보다 7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부산 지역 아파트 매매를 고민하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에게는 주의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투기세력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시행되면서 투기수요의 이탈에 따른 집값 상승률 하락 가능성이 있는 데다, 공급과잉으로 인해 조정기에 들어설 공산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최근 조정대상지역 해제라는 호재로 시중 유동자금이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부산에 쏠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는 분위기"라며 "자칫 묻지마 투기도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부산 아파트 매입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올해도 그렇고, 내년에도 예정된 입주 물량이 상당히 많다. 실거주 목적 수요자들한테는 양심적으로 구매 시기를 좀 늦추는 게 좋겠다고 권유하기도 한다"며 "어지간한 투자자들은 이미 손을 털고 나갔다. 지금 들어오면 상투 잡는다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부산 지역에는 올해 2만5000여 가구가 공급됐으며,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공급량이 예정돼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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