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불확실한 경자년, 유일한 살길은 디지털”…‘이구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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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불확실한 경자년, 유일한 살길은 디지털”…‘이구동성’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1.0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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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굴지의 재벌 대기업 CEO들이 2020년 경자년 새해 화두로 모두 '디지털'을 꼽았다 ⓒ pixabay
국내 굴지의 재벌 대기업 CEO들이 2020년 경자년 새해 화두로 모두 '디지털'을 꼽았다 ⓒ pixabay

국내 재계가 2020년 새해 화두로 '디지털'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미중 무역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을 디지털 역량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공통적 주장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디지털 신년사 영상을 통해 "2020년 올해 경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럴수록 고객 가치 실천을 위한 LG만의 생각과 행동을 더욱 다듬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데 누구보다 앞서 가고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따뜻한 기업을 다 같이 만들자. 2020년은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이다"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하는 수단으로 임직원 개개인의 디지털 역량 발전을 제안했다. 그는 "모든 것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객의 불편·불만)에서 시작해야 한다. 페인 포인트는 고객이 우리에게 바라는 모든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앉아서 검토만 하기보다 방향이 보이면 일단 도전하고 시도하라. 안 되는 이유를 찾는 데에 시간을 보내기보다 해야 되는 이유 한 가지를 위해 바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비슷한 메시지를 보냈다. 허 회장은 이날 '2020 GS 신년모임'에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글로벌 무역분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유가, 금리, 환율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눈과 귀를 열어 고객의 니즈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가 부족한 역량을 확보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디지털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육성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보유한 핵심 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고, IT와 데이터를 결합해 우리의 사업구조를 고도화시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힘써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코어 사업과 연관된 사업으로 신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며 "조직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역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2020년 신년회에서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상상 속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는 앱티브(APTIV)사와의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단계별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함께 로봇, 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도 디지털이라는 표현만 직접적으로 쓰지 않았을뿐, 디지털 역량만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의 실현'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올해 시무식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대, 투자·수출에서 소비로의 침체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대의 전통과 자산을 계승∙발전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주문했다.

이밖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 촉발된 기술들을 장착하고 경영 전반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구현해야 한다. 올해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라는 각오로 각 사에 맞는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 실질적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의 신년사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초불확실성 시대일수록 앞을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간 추진한 디지털 전환 과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모습을 앞당기는 데에 힘을 기울이자"는 내용의 신년사를 각각 이날 발표했다.

아울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특이점의 시대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모든 분야에 있어 업의 개념, 게임의 룰을 통째로 바꾸고 있음을 알아 차려야 한다. 이런 변화는 나무 하나만 봐선 알 수 없다. 크게 숲을 보는 시야를 갖고 빠른 변화를 알아내고, 선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별도 신년사는 없지만 같은 날 오후 열리는 신년회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대의 핵심 기술인 '데이터 테크놀로지'라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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