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2020 신년사 생략, 왜?…장성민 “외교적 딜레마 때문”
北김정은 2020 신년사 생략, 왜?…장성민 “외교적 딜레마 때문”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1.03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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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관계 헝클어트리고 싶지 않다는 전략적 행보와
자신의 리더십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는 측면 고려한 듯" 全文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신년사를 생략해 궁금증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북미 관계를 헝클어트리고 싶지 않다는 전략적 행보와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존엄한 리더십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는 측면이 고려된 외교적 딜레마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 이사장은 2일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 대미관계의 판을 뒤집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지속시키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계속 끌고 나갈 수도 없는 매우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모든 부담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로 귀결되는 만큼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어떤 형식으로든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의 끈을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의중이 실려 있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미 대선 상황을 지렛대로 한 북미협상을 통해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시켜 나가고 핵 무력은 인정받겠다는 게 김 의원장의 의도”라며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싶은 생각은 여전히 절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제는 “미국이 협상의 전제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는 논의하고 싶지 않은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상 유지 상태의 판을 뒤집고 싶은 생각은 없는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이번에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게 된 결정적 요인은 특별히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할 말이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가만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기에 지극히 형식적인 발표문을 내세운 것이 신년사를 대신한 전원회의 결정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상태를 지속하면 경제적 고난의 행군도 장기화돼 내부 체제 유지의 고삐도 풀리게 돼 어정쩡한 대미관계를 그대로 지속해 나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북한은 ‘새로운 길’의 포문을 열면서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미 압박외교를 강행하는 이유”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미국이 계속해서 자신의 의도대로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김 위원장은 자신이 아닌 하위급들로 하여금 대미 군사행동을 강행토록 해서 미국을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라며 “만일 예기치 못한 역풍이 일어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하위급 실무자들에게 물어 자신은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나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 이어가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 이사장은 그러면서 “핵은 체제 유지의 보검(寶劍)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고, 경제제재는 해제해야겠다는 외교적 딜레마를 김 위원장이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다음은 관련 페북 글

2020년 새해를 맞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이 매우 어색하고 궁색함으로 시작됐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논의된 결과로 신년사를 대신했다.

올해 김 (위원장)의 신년맞이는 다음의 세 가지 점에서 매우 특이하다.

첫째, 신정(神政)체제의 우두머리인 수령이 직접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 위에 당, 당위에 수령이 군림하는 영도(領導)체제인 북한에서 왜 한 해를 이끌어갈 최고 지도자의 국정 메시지가 없는 것일까?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둘째, 연말까지 수위를 높여오던 대미 적대적 발언의 강도가 현저하게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미국을 향한 적대적 멘트가 있긴 하지만 이는 구애(求愛)차원의 수준이지 ‘화염과 분노’의 불을 뿜는 기존의 강도와는 전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약해진 발언이라는 점이다.

셋째, 남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전무(全無)하다는 점이다. 특히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었다. 왜 그랬을까? 이는 몇 가지 차원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김 (위원장)이 대외 관계의 중심변수를 북미관계로 파악하고 있는 반면에, 남북관계는 종속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권은 이미 자신의 꼭두각시나 다름없이 길들여진 정권이나 다름없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무시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관계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속내는, 문재인 정권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신뢰를 잃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불신과 의심의 대상으로 전락한 문 대통령과의 유대관계를 언급하고 나설 경우, 이는 자칫 미국의 불신을 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지금의 북미 관계가 헝클어질 가능성을 걱정한 것이다. 이는 지나치게 미국을 의식한 전략적, 의도적인 행위의 결과인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현재의 남북관계가 얼마든지 미국 몰래 물밑에서 소통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외형적으로까지 남북관계를 노출하여 미국의 의구심을 살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무시한 속살을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남한을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떠들어본들 현재 문재인 정권에 대한 영향력은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김 (위원장) 자신이 쥐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게 된 가장 결정적 요인은 특별히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할 말이 없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태도는 지금의 북미 관계를 헝클어트리고 싶지 않다는 전략적 행보이다. 분명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싶은 생각은 절박하지만, 미국이 협상의 전제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는 논의하고 싶지 않은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상 유지 상태의 판을 뒤집고 싶은 생각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에 지극히 형식적인 발표문을 내세운 것이 신년사를 대신한 전원회의 결정서인 것이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게 된 또 한 가지의 특별한 이유는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존엄한 리더십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는 측면이 크게 고려된 것이다. 이는 얼마 전에 자신이 ‘미국이 연말까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북미협상의 데드라인을 설정했던 만큼, 향후 북한이 대화교착상태에 따른 대미 강경노선을 전개할 경우 이에 대한 역풍을 고려해 그 책임을 면탈(免脫)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측면이 고려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 대미관계의 판을 뒤집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지속시키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계속 끌고 나갈 수도 없는 매우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태를 계속 지속하면 대미 적대시 정책을 통한 내부 체제 유지의 고삐도 풀리게 되고 경제적 고난의 행군도 장기화되면서 이에 대한 모든 부담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로 귀결된다. 그래서 지금의 어정쩡한 대미관계를 그대로 지속해 나갈 수는 없기 때문에 북한은 ‘새로운 길’의 포문을 열면서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미 압박외교를 강행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북한이 “미국의 약속 불이행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근거가 사라진 만큼 다시 추진하겠다”는 핵실험 모라토리엄 폐기 선언을 전주곡으로 내세운 이유이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세상은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신형 전략무기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던 것도 ‘이대로 가지는 않겠다’는 대미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김 (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적대 정책을 직접 발표하지 않은 것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의 끈은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의중이 실려 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가게 되면 자신은 고난의 행군이 길어지기 때문에 미 대선 상황을 이용해서 북미협상을 통해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시켜 나가고 핵무력은 인정받겠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미국이 계속해서 자신의 의도대로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김 (위원장)은 자신이 아닌 자신의 하위급들로 하여금 대미 군사행동을 강행토록 해서 미국을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만일 이러한 대미 군사적 대결행위가 자신들이 의도한 방향과는 달리 미국의 대응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역풍이 일어날 경우, 자신은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계산이다. 대신에 이에 대한 책임을 하위급 실무자들에게 물어 그들을 처벌하는 선에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대미전략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연말로 설정해 놓은 협상의 데드라인을 무시해 버렸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예시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억지시켰다. 여기에 김정은(위원장)은 올 2020년을 향한 특별한 대미 신년메시지도 직접 발표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경우에든 트럼프 대통령이 던져준 지금의 천재일우(千載一遇)와 같은 북미관계의 구명줄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상태를 계속 지속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김정은(위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朝美) 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횡설수설하며 대화 타령가를 부르는 궁색한 장면이다.

한마디로 미국을 향한 대화 구걸이다. 핵은 체제 유지의 보검(寶劍)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고, 이제 경제제재는 해제해야겠다는 난처한 입장에 빠진 것이다. 핵과 경제발전이라는 낡은 병진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것은 경제발전이라는 카드를 통해서 핵폐기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외교적 미끼를 슬쩍 던져 본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유인해 내려는 ‘유혹의 미끼(bait) 전략’이다. 김 (위원장)이 쉽게 헤어날 수 없는 외교적 딜레마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다음 장면이 궁금해진다. 이 시점에 문 대통령은 다시 중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야 하는 것일까?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문 정권의 새해 비전은 무엇인가?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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