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온라인상의 ‘광화문 광장’이다. 현실적으로 해결 가능한 청원은 많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 국민들이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때문에 <시사오늘>은 지난 한 달 동안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떤 청원이 제기됐는지를 살펴보면서 ‘민심(民心)’을 추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로 모두가 바빴던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조용한 한 달을 보냈다. 10~11월 두 달 동안 20만 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음에도 청와대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해 대기하고 있는 청원 7건을 제외하면, 새로이 20만 회 이상의 추천 수를 기록한 청원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단법인 해산과 전광훈 대표회장 구속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유일했다.
4일 오전 기준 21만6500여 명의 추천을 받은 이 청원에서 글쓴이는 “1989년도에 창설된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정관에 명시된 설립 목적과 사업 등을 위반하며 불법이 난무하는 단체”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특히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헌법 제20조 제2항을 위반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은 종교단체라는 이유만으로 설립목적과 위반된 사항들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이는 허가 단체의 직무유기다. 사단법인을 허가를 한 관계당국은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한기총에 대해 조사하고 정관에 명시된 설립목적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밝혀 문제가 있다면 사단법인을 해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또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나라가 망한다’, ‘연말까지 대통령을 끌어 내린다’, ‘대통령이 간첩이다’ 등 목회자로서는 해서는 안 될 언행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종로경찰서에서는 내란선동죄 등으로 고소된 그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사받지 않겠다’는 등의 언행으로 공권력에 도전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대한민국 정치에 개입하면서 ‘앞으로 10년 동안의 대한민국은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다. 하나님 까불면 전광훈한테 죽어’라고 발언했다. 이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다”며 “이러한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의 발언은 기독교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신성모독, 반종교적 망언이다. 관계당국은 사단법인 한기총 설립목적과 사업 등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문제가 있다면 법인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10월 3일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서 불법·폭력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2일 영장심사를 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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