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승자는 겸손을, 패자는 분발을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동성 칼럼> 승자는 겸손을, 패자는 분발을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10.27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10.26 서울시장 선거를 보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후폭풍이 우려된다. 서울시장 등 10.26 선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여야는 최근까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대립을 보이며, 적지 않은 갈등을 보였다. 흡사 내년 총선과 대선이 벌써 달아오르기라도 한 듯 한 착각 마저 들 정도다. 

현행 정치 상황에 비춰, 이는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파장을 던질 수밖에 없다. 굳이 남북한 분단에 따른 이념적 갈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대립, 반목은 사회 발전을 더디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혀 왔다. 

10.26 이후 혹은 내년이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 이유도 이것이다. 선거가 잠재한 보수와 진보, 양측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히 거사를 앞둔 내년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서로의 목숨이라도 빼앗을 듯한 사생결단의 정쟁으로 이어질 것도 자명해 보인다. 

어느 사회든 이념적, 계층적, 세대적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도 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더욱, 무엇이건 수용한 무비판에 비해 서로의 경쟁을 통해 발전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의 발전을 촉진하는 촉매제이기도 하다. 다만, 도가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 갈등은 과연 어떤 종류에 속할까?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에서 나타나듯 '과열에 의한 도를 넘은' 갈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할까? 양측의 경쟁을 그저 남의 일로 보아 넘겨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인가? 분명히 그렇지 않다. 정부와 시민단체, 사회 각계가 조정역을 통해, 양측의 갈등을 보다 순화하고 발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갈등의 당사자들부터 자정을 이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나면 의례적으로 승자는 축가를 부르며, '논공행상'과 정적 제거에 상당 전력을 쏟아 붓는다. 여기에 패자는 그저 당할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패전의 멍애와 내분에 휩싸여 다수의 정치적 희생자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서울시장 선거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시각이 많다. 내년을 전망할 수 있는 '미니 대권'이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승부에 대한 자세도 미리 연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승자와 패자는 엄연히 민심의 심판을 받는 동일선상에 서 있다. 이번 선거로 승자는 영원히 승자가 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패자도 영원한 패자가 아니다. 

승자에게는 아량과 겸손, 패자에게는 분발과 격려를 보내는 것이 현행 사회 갈등의 주범인 이념 갈등의 해법이 아닐까 한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