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뉴스/대통령 신년사 키워드②] 임기 내내 ‘지역주의’ 강조한 DJ… ‘북한’보다 ‘경제’ 우선
[데이터 뉴스/대통령 신년사 키워드②] 임기 내내 ‘지역주의’ 강조한 DJ… ‘북한’보다 ‘경제’ 우선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1.09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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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내 '경제'와 '위기 극복' 강조… 구조조정·4대개혁에 대한 의지 설파
남북관계 키워드 비중 낮아… '북한'보단 '경제' 치중
임기 내내 '지역주의' 언급… "지역감정 조장 세력에 준엄한 심판 내려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신년사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이날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와 경제위기, 땅값 폭등 등 정부 출범 후 부정적 평가가 높았던 세 분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여야의 상반된 반응을 불러오기도 했다.

대통령의 언어는 그 시대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시사오늘〉은 문민정부 출범 이후부터 역대 대통령들의 신년사 전문을 비교분석해,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대통령이 추구하던 시대적 가치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② DJ 핵심 키워드, ‘북한’보단 ‘경제’ 방점… ‘지역주의’ 극복 강조

김대중 대통령은 ‘군부 종식’에서 멈추지 않고 새 정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의 공식 명칭을 ‘국민의 정부’로 내세웠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표방하는 ‘DJ 노믹스’를 주창했으며, 특히 남북관계 측면에서 ‘햇볕정책’이라는 포용정책을 내세우면서 남북 화해에 주력했던 대통령이다.

당선 이듬해인 1999년, DJ는 첫 신년사 ‘찬란한 희망의 21세기를 향하여’를 통해 공무원개혁, 제2의 건국운동 등 DJ정부의 핵심 정책들을 홍보했다. 이날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9회)’였는데, 이는 1997년 시작돼 1998년 정점을 맞은 IMF외환위기 및 실업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드클라우드 생성기
1999년 DJ는 첫 신년사 ‘찬란한 희망의 21세기를 향하여’를 통해 공무원개혁, 제2의 건국운동 등 DJ정부의 핵심 정책들을 홍보했다. 이날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9회)’였는데, 이는 1997년 시작돼 1998년 정점을 맞은 IMF외환위기 및 실업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드클라우드

당선 이듬해인 1999년, DJ는 첫 신년사 ‘찬란한 희망의 21세기를 향하여’를 통해 공무원개혁, 제2의 건국운동 등 DJ정부의 핵심 정책들을 홍보했다. 

이날 신년사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9회)’였는데, 이는 1997년 시작돼 1998년 정점을 맞은 IMF외환위기 및 실업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많은 회사들이 부도를 맞았고, 직장인들의 고용 안정을 위협하는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노사 갈등은 더욱 극렬해졌다. DJ가 취임 직후 퇴출 대상 부실기업 55개사를 일괄 발표하고, 41개 공기업을 통폐합하면서 그에 따른 대량 실업사태도 발생했다. IMF사태 직전 2.5%선이던 실업률이 7.2%까지 높아진 것이다. 

이에 DJ 정부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을 다독이고자 했다. 98년 1월부터 시작된 ‘금 모으기 운동’ 성과를 강조하고, 미국 LPGA와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맹활약한 박세리와 박찬호를 국가홍보 CF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경제(9회)’ 다음 순위로 집계되는 ‘협력(6회)’, ‘노력(5회)’ 등의 키워드에서도 나타난다. 

국민의 열망이 모여 ‘민주주의(5회)’를 쟁취해 냈던 것처럼, 경제 위기도 국민 ‘화합(5회)’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한편 첫 신년사부터 이례적으로 ‘지역 이기주의(1회)’ ‘지역감정(1회)’ 단어가 각 1회씩 등장해, 지역주의에 대한 DJ의 깊은 앙금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 국민은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했던 그 열정과 각오로 경제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향한 공동의 깃발아래 국난을 힘차게 극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략) 21세기는 인류역사상 최대의 혁명기입니다. 세계가 하나로 되는 시대이며,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살아남고 승리하려면 국민적 단결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지역이기주의는 망국의 길입니다. 여러분과 저는 힘을 합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세력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합니다.” -1999년 대통령 신년사 中

DJ는 2000년 신년사에서 ‘지식혁명(4회)’을 포함해 ‘지식(13회)’과 ‘정보(13회)’, ‘인터넷(5회)’ 등 정보화 사회와 관련된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워드클라우드
DJ는 2000년 신년사에서 ‘지식혁명(4회)’을 포함해 ‘지식(13회)’과 ‘정보(13회)’, ‘인터넷(5회)’ 등 정보화 사회와 관련된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드클라우드

다음 해에 발표된 2000년 1월 3일 신년사 ‘새천년 새희망’에서, DJ는 21세기라는 새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국가적 가치, ‘지식사회’를 강조한다. 

DJ는 연설을 통해 21세기가 요구하는 높은 지적 수준과 문화적 창의력을 갖춰 새천년 일류국가로 도약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경제, 복지, 안보, 노사, 농어민, 세제개혁 등 사회 전반적인 정책을 언급하면서 국정 운영의 방향성을 밝혔다. 이 신년사는 총 8388자에 1837개 단어를 사용하는 등 원고지 51장이 넘는 분량으로, DJ의 역대 연설문 중 가장 긴 분량으로 손꼽힌다.

DJ는 2000년 신년사에서 ‘지식혁명(4회)’을 포함해 ‘지식(13회)’과 ‘정보(13회)’, ‘인터넷(5회)’ 등 정보화 사회와 관련된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1999년 3월 31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국내에 정착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대됐고, 당시 일반 사용자들도 손쉽게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할 수 있게 되는 등 정보 서비스 대중화가 이뤄지는 시기였다. 삼성전자가 ‘애니콜 인터넷폰’을 출시하면서 무선인터넷 시대도 시작됐다.

이에 국민의 정부는 1999년 대한민국 전역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2000년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는 등 정보화시대에 발맞춰 개혁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인권(3회)’, ‘남녀간의 갈등(1회)’, ‘남녀평등(1회)’ 등 여성인권 관련 키워드가 대통령 신년사 최초로 등장한 것이다. 이는 DJ가 이듬해인 2001년 여성부를 신설하면서 페미니스트 운동가 출신 한명숙을 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여성주의적 개혁을 시도했던 것의 예고편으로 보인다.

한편 2000년 신년사에서도 지역주의 극복을 내포하는 ‘지역(6회)’ 키워드가 높은 비중으로 등장했다. DJ는 ‘지역간의 갈등(1회)’, ‘지역당(1회)’, ‘지역균형발전(1회)’, ‘낙후지역(1회)’ 등을 언급하면서, 지역주의라는 한국 정치의 병폐를 극복하려면 지역균형발전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새천년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현될 수 있는 희망의 시대입니다. 새천년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 남녀평등의 실현 속에 평화와 인권과 정의 등이 지구촌의 보편적 가치로 정착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새천년은 또한 지식혁명의 시대입니다. 지식과 정보가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지식혁명과 인터넷혁명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2000년 대통령 신년사中

2001년 신년사의 최다 빈도(頻度) 단어는 ‘경제(8회)’와 ‘4대개혁(3회)’을 포함한 ‘개혁(7회)’이었으며, ‘극복(6회)’, ‘대화(3회)’, ‘협력(3회)’, ‘구조조정(3회)’ 키워드가 뒤를 이었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이뤄내자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워드클라우드
2001년 신년사의 최다 빈도(頻度) 단어는 ‘경제(8회)’와 ‘4대개혁(3회)’을 포함한 ‘개혁(7회)’이었으며, ‘극복(6회)’, ‘대화(3회)’, ‘협력(3회)’, ‘구조조정(3회)’ 키워드가 뒤를 이었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이뤄내자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워드클라우드

다음해(2001년) DJ는 ‘희망의 21세기를 활짝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통해 임기 3년 동안의 정부 성과를 말하다가, IMF외환위기로 시작된 작금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토로한다.

DJ는 취임 초부터 IMF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구조조정 4대개혁’이 노사의 갈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시 현대, 기아, 대우, 쌍용 4개사 노조는 대우차 해외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이에 맞서 경제 5단체가 불법파업 중단을 촉구하면서 노사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의보노조(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의보노조)는 2000년 7월 의보통합에 반발하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서울 롯데호텔 역시 대규모 파업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DJ는 신년사에서 “금융, 기업, 공공, 노동의 4대개혁을 이뤄내면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국민적 분열 사태를 극복하고 국가적 차원의 구조조정을 기필코 완수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1년 신년사의 최다 빈도(頻度) 단어는 ‘경제(8회)’와 ‘4대개혁(3회)’을 포함한 ‘개혁(7회)’이었으며, ‘극복(6회)’, ‘대화(3회)’, ‘협력(3회)’, ‘구조조정(3회)’ 키워드가 뒤를 이었다. 노·사·정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이뤄내자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날 연설에서도 ‘지역갈등(1회)’, ‘지역간 균형발전(1회)’ 키워드가 강조돼, DJ의 지역주의 극복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외부적인 영향도 큰 게 사실이지만, 우리 내부적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다는 안일한 인식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금융, 기업, 공공, 노동의 4대 개혁을 보다 철저히 했던들 상황은 지금같이 어려워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2001년 대통령 신년사 中

가장 높은 순위로 집계된 ‘선거(5회)’를 제외하고 큰 비중으로 강조된 키워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경제(4회)’였으며, ‘국운융성(2회)’, ‘개혁(1회)’ 등도 뒤를 이었다. 지역주의와 관련된 ‘지역감정의 조장(1회)’ 키워드도 4년 연속 언급됐다.ⓒ워드클라우드
가장 높은 순위로 집계된 ‘선거(5회)’를 제외하고 큰 비중으로 강조된 키워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경제(4회)’였으며, ‘국운융성(2회)’, ‘개혁(1회)’ 등도 뒤를 이었다. 지역주의와 관련된 ‘지역감정의 조장(1회)’ 키워드도 4년 연속 언급됐다. ⓒ워드클라우드

2002년 신년사 ‘영광과 도약의 한 해’에서 DJ는 월드컵, 부산아시안게임 개최를 외국인 투자와 관광을 유치하고 국민 화합을 이뤄내는 기회로 삼자고 강조한다. 

또한 2002년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게 치러내고, 첨단산업 발전과 공공개혁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뤄내며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가장 높은 순위로 집계된 ‘선거(5회)’를 제외하고 큰 비중으로 강조된 키워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경제(4회)’였으며, ‘국운융성(2회)’, ‘개혁(1회)’ 등도 뒤를 이었다. 지역주의와 관련된 ‘지역감정의 조장(1회)’ 키워드도 4년 연속 언급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의 개혁을 계속 추진하여 세계 일류의 경제 경쟁력을 실현하는 일입니다. IT, BT, CT, NT, ET 등 첨단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전통산업과 농어업에까지 접목시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수출을 늘리고 내수를 진작시켜 현재의 높은 국제적 평가를 유지함은 물론, 금년에 예견되는 세계경제의 회복 속에 대도약을 이룩할 태세를 갖추어야겠습니다.” -2002년 대통령 신년사 中

2003년 재임 마지막 신년사는 833개의 글자, 192개의 단어만 사용한 원고지 5장 분량의 짧은 글로, 핵심 키워드는 ‘북한(3회)’, ‘선거(2회)’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임기 연설과 비슷하게 ‘경제(2회)’ 키워드도 높은 순위로 나타났다. ⓒ워드클라우드
2003년 마지막 신년사는 833개의 글자, 192개의 단어만 사용한 원고지 5장 분량의 짧은 글로, 핵심 키워드는 ‘북한(3회)’, ‘선거(2회)’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임기 연설과 비슷하게 ‘경제(2회)’ 키워드도 높은 순위로 나타났다. ⓒ워드클라우드

2003년 재임 마지막 신년사에서 DJ는 노무현 후보자의 당선을 축하하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언급한다. 

833개의 글자, 192개의 단어만 사용한 원고지 5장 분량의 짧은 글로, 핵심 키워드는 ‘북한(3회)’, ‘선거(2회)’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임기 연설과 비슷하게 ‘경제(2회)’ 키워드도 높은 순위로 나타났다. 

또한 마지막 신년사에서도 ‘지역주의 정치(1회)’ 단어가 등장하면서, DJ가 임기 5년 내내 ‘지역주의 극복’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북핵 문제로 걱정이 많으실 것입니다. 저도 걱정하면서 많이 토론하고 점검도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우리가 힘을 합치면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자신 있습니다. 반드시 해결해 내겠습니다. 그리하여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동북아 시대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2003년 대통령 신년사 中

결국 DJ의 신년사 분석 결과, 일반적으로 ‘김대중’하면 ‘북한’, ‘햇볕정책’ 등 남북 관련 키워드를 연상하는 것과 다르게, 그는 임기 중 ‘통일’, ‘북한’보다 ‘경제’ 및 ‘경제 위기’, ‘지역주의’ 키워드에 치중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경제와 관련된 어려움, 위기 등 경제 발전이 임기 중 가장 큰 목표임이 나타나며, DJ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반(反)호남 지역주의’에 대한 앙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어 표본 추출 집합 코퍼스 프로그램 AntConc를 사용했으며, 조사 및 형태소를 제거해 유의미한 표본을 추출했으므로 이미지상 어색한 부분이 있음.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새해, ~되기를 바랍니다, 이루다 등 통상적 어휘 제외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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