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냐, 태극기부대냐…신당 색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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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냐, 태극기부대냐…신당 색깔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1.10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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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통합 vs 보수통합…갈림길 선 혁통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형준 정치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보수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뉴시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형준 정치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보수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뉴시스

보수 통합 열차가 출발을 알렸다.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는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혁통위 위원장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형준 정치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이 맡기로 했다.

시동은 걸렸지만, 보수 통합 열차 앞에는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 특히 통합 대상인 ‘중도(中道)’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극우(極右)’ 우리공화당 사이에 존재하는 큰 간극을 메울 수 있을지가 문제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혁통위가 통합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신당의 색깔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율 30% 벽에 막혀…외연 확장이 살 길

박 위원장은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안 전 대표와 중도보수 세력의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그것이야말로 통합의 가장 큰 목표”라며 “새보수당 뿐 아니라 중도에도 여러 세력이 있고 앞으로 안철수계도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통합 대상에 중도 세력도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개혁보수 세력이 바른정당을 창당해 이탈한 후, 한국당 지지율은 단 한 번도 30%(한국갤럽 자체조사 기준)를 넘어서지 못했다. 황교안 대표가 취임한 후 지속적으로 ‘보수 결집’에 힘을 쏟았음에도 30%의 벽을 깨지 못했다는 것은 현 상태에서 한국당이 얻을 수 있는 지지율 최대치가 30%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한국당 내에서는 중도보수를 끌어들여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박 위원장이 개혁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새보수당은 물론, 중도 노선을 상징하는 안 전 대표 영입까지 공언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외연을 중도보수로 확장해야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안철수냐 태극기부대냐…혁신위 선택에 달린 신당 성패

문제는 우리공화당이다. 강성 친박(親朴) 세력이 중심이 된 우리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새보수당을 ‘역적’, ‘배신자’ 등으로 지칭하며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6일에도 조원진 공동대표는 “자유우파국민의 민심과 동떨어진 어설픈 배신자들과의 결합은 한국당의 궤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러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혁통위가 ‘안철수를 택하느냐 태극기부대를 택하느냐’가 신당의 색깔을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 안 전 대표와 우리공화당이 현실적으로 공존하기 어렵다면, 혁통위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때 혁통위가 ‘태극기부대’의 강경한 목소리에 휘둘린다면 신당은 ‘한국당 시즌2’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겠지만, 안 전 대표 영입에 사활을 건다면 중도보수 정당으로 나아갈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치권 관계자도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는 중도 세력을, 유 의원은 개혁보수 세력을, 우리공화당은 극우 보수 세력을 대표하기 때문에 쉽게 결합하기 어렵다”면서 “안 전 대표 손을 잡는다면 우리공화당과는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중도보수 통합이 목적이라면 안 전 대표와 손을 잡아야 할 텐데, 혁통위가 안 전 대표에게 진정성 있게 접근하면 신당도 확실한 중도보수 색깔을 입게 될 테니 안 전 대표가 들어올 명분도 생기지 않겠나”라며 “혁통위가 안 전 대표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신당이 중도보수 정당으로 가느냐 극우보수 정당으로 가느냐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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