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오프라인 영업점포가 다시 뜬다…공간 마케팅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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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오프라인 영업점포가 다시 뜬다…공간 마케팅 치열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1.1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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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 증가에도 고객 로열티와 브랜드 가치 향상 위해 필요
기존 영업점 형태 벗어나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 높인 공간 재창조
"브랜드 평판과 장기적 고객관계 측면의 성과관리 도입 검토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최근 은행권 영업점포 통폐합 결정이 잇따랐다. 하지만 자산관리고객 등 오프라인 수요가 여전히 상당한 만큼, 영업점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권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편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영업점포를 변화시키고 있다.

(왼쪽 위부터)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1호점, 2호점, 3호점, 5호점 ⓒKEB하나은행
(왼쪽 위부터)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1호점, 2호점, 3호점, 5호점 ⓒKEB하나은행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이 최근 두 달 동안 85개 점포를 통·폐합한 것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 1개를 정리한데 이어, 오는 20일 37개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9개, 이달 중에 18개 등 총 37개 점포를 정리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달과 이달 중에 각각 총 7개, 6개 점포를 통폐합한다. 

이같은 영업점 통폐합은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인한 오프라인 수요의 감소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영업점에 대한 고객 수요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고객의 로열티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영업점포 만한 것이 없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내놓은 '하나 금융 수요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은행 고객의 54%가 최근 6개월 이내에 영업점을 이용했고, 40.3%는 월 1회 이상 영업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국내 고객의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6년 30.7%, 2017년 35%, 2018년 39.3%)

딜로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업점, 콜센터 등 대인 상호작용 채널이 모바일, 온라인 채널보다 고객만족에 미치는 영향이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미국 금융고객의 약 30%는 근처 영업점 폐쇄 후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거나 다른 금융기관을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은행권도 오프라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공간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영업점을 고객의 편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리뉴얼하는 한편, 기존 영업점의 역할을 넘어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내 1층 카페형 대기공간, 크리스피크림 도넛과 결합한 우리은행 롯데월드몰 지점 ⓒ각 사 제공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내 1층 카페형 대기공간, 크리스피크림 도넛과 결합한 우리은행 롯데월드몰 지점 ⓒ각 사 제공

우선 신한은행은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점포 디자인 표준안'을 개발하고, 지난 13일 이전·개점한 고덕동지점에 처음 적용시켰다. 새롭게 적용된 신한은행 점포 디자인 표준안의 주요 특징은 △인테리어 색상 변화, 1인용 의자 도입 등을 통해 편안한 객장 분위기 조성 △창구 파티션 높이, 모양 변화로 고객 프라이버시 강화 △순번표시 화면 위치를 고객 눈높이로 조정 △정보 전달을 위한 대형 전광판, 디지털 포스터 등 디지털 트렌드 반영 등 이다.

공간을 가장 잘 활용한 대표적 영업점으로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서초동종합금융센터’가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영업점을 층마다 다른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내놓은 점포다. 1층은 카페, 2층 대출상담, 3층 증권, 4층 라운지로 구성돼 있다. 이는 국민은행이 새로 도입한 ‘PG 2.0(고도화된 파트너십그룹 영업체계)’의 첫 번째 영업채널로, 고객이 모든 전문적인 금융상담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카페, 편의점, 베이커리 등 다른 업종과의 결합한 특화점포도 눈에 띈다. NH농협은행은 은행과 편의점을 결합한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를 개점했고, 울산에 베이커리와 결합한 '뱅킹 위드 디저트' 1호점을 열였다. 5호점까지 개점한 KEB하나은행 컬처뱅크는 공예, 책, 가드닝 등 다양한 테마를 영업점과 접목한 특화점포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은행도 폴바셋 카페,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과 결합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측은 "은행은 비용을 넘어 고객 로열티와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영업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영업지표 외 상품·서비스 인지도, 브랜드 호감도, 고객 경험, 몰입도 등 브랜드 평판과 장기적 고객관계 측면의 성과관리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영업점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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