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文 단상] ‘맞히다’와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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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文 단상] ‘맞히다’와 ‘맞추다’
  • 김웅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1.16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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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논설위원)

공을 골대 등 다른 물체에 닿게 하는 경우 ‘맞히다’라고 합니다. 물론 ‘정답을 맞히다’의 ‘맞히다’와는 다른 낱말입니다. 정답을 ‘맞히다’는 틀림없다는 뜻의 ‘맞다’에서 온 말이고, 골대를 ‘맞히다’’는 어떤 물체에 닿는다는 뜻의 ‘맞다’(주먹에 맞다)에서 온 말입니다. ⓒ 인터넷커뮤니티
공을 골대 등 다른 물체에 닿게 하는 경우 ‘맞히다’라고 합니다. 정답을 ‘맞히다’는 틀림없다는 뜻의 ‘맞다’에서 온 말이고, 골대를 ‘맞히다’는 어떤 물체에 닿는다는 뜻의 ‘맞다’(주먹에 맞다)에서 온 말입니다. 이와 달리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를 가져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씁니다. 그러므로 과녁은 당연히 맞히는 것이어야 하겠죠. ⓒ인터넷커뮤니티

‘맞히다’를 써야 할 곳에 ‘맞추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은 최근 3개월 동안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언론매체 기사들입니다. 

*‘사자성어’ 문제에서 꼴찌들은 답을 맞추지 못했다.(MBC 연예) 
*퀴즈에서는 정답을 맞추지 못했지만…(스포츠조선) 
*교수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답을 문의했으나 정답을 맞추지 못했다.(머니투데이) 
*49번 문제 ‘침묵의 로드’ 답을 맞추지 못해 아쉽게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다.(국제신문)

앞 예문에서 밑줄 친 부분은 ‘맞히지’로 써야 합니다. ‘맞히다’는 ‘적중하다’는 뜻의 말입니다. 그래서 정답을 골라내는 경우에는 ‘맞히다’라고 합니다. 이것을 잘못 쓰는 사례가 많다 보니, 표준국어대사전 ‘맞히다’ 항목에서 그 정확한 쓰임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고 ‘퀴즈의 답을 맞추다’라고 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맞히다’에는 ‘적중하다’의 의미가 있어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를 가져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정답을 맞혔다”라고 하고, “서로 답을 맞추어 보자”라고 구별해 써야 합니다. 당연히 ‘알아맞춰 보세요’가 아니라 ‘알아맞혀 보세요’라고 해야 합니다.

정리를 하면 이렇습니다. ‘맞추다’는 일반적으로 2개 이상의 대상을 비교한다는 의미로 쓰일 때 쓰면 되고, ‘맞히다’는 어떤 대상이 다른 대상에 닿으면서 ‘적중한다’라는 느낌이 올 때 쓰면 됩니다.

스포츠 관련 기사에서 ‘맞히다’를 ‘맞추다’로 잘못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언론매체 기사들을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차례나 골대를 맞춘 손흥민은 유럽 통산 최다 골 기록 달성은…(SBS) 
*5분 동안 두 차례나 골대를 맞춘 황의조는 허탈한 웃음을 지어야 했다.(세계일보) 
*수원 권창훈이 골대를 맞춘 뒤 아쉬워하고 있다.(OSEN)

공을 골대 등 다른 물체에 닿게 하는 경우 ‘맞히다’라고 합니다. 앞 예문에서 밑줄 친 부분은 ‘맞힌’으로 써야 합니다. 물론 ‘정답을 맞히다’의 ‘맞히다’와는 다른 낱말입니다. 정답을 ‘맞히다’는 틀림없다는 뜻의 ‘맞다’에서 온 말이고, 골대를 ‘맞히다’’는 어떤 물체에 닿는다는 뜻의 ‘맞다’(주먹에 맞다)에서 온 말입니다. 

*참고: 허철구 <공부도 인생도 국어에 답이 있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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