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중국 공산당의 부활 대장정과 민심 외면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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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중국 공산당의 부활 대장정과 민심 외면 한국당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01.19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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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민심 읽지 못하면 정권 재탈환은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외계어가 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문재인 정부가 공언한 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로 전락하는 대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얻지 못한다면 정권 재탈환은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외계어가 될 것이다. 사진(좌) 마오쩌둥과 인민해방군 사진(우) 황교안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공언한 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로 전락하는 대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얻지 못한다면 정권 재탈환은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외계어가 될 것이다. 사진(좌) 마오쩌둥과 인민해방군 사진(우) 황교안 사진제공=뉴시스

중국 공산당은 대장정(1934년~1935년) 시기를 중국 현대사의 대서사시로 자랑스러워 한다. 당시 장제스의 국민당은 마오쩌둥의 공산당 홍군을 격멸하기 위해 무려 100만 대군과 폭격기 수백대를 동원해 대토벌작전을 펼쳤다. 이른바 제5차 위초 작전이 개막됐다. 장제스는 만주사변을 일으켜 대륙 침략 전진기지인 만주국을 세운 일본보다는 같은 민족인 공산당을 더 혐오했다. 장제스의 주적은 중국 홍군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마오쩌둥이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고 대륙을 장악하게 된 계기는 ‘대장정’이다. 장제스가 제5차 위초에 나설 무렵 중국 공산당은 소련 유학파가 장악하고 있었다. 머리는 좋으나 민심을 모르는 소련 유학파 엘리트 지도부는 현실을 무시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국민당과의 정면 대결에 나섰고, 이들은 국민당군의 맹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소련 유학파가 무너지자 홍군의 최고 권력은 마오의 몫이 됐다.
 
마오는 8만 6천여명의 패잔병 무리를 이끌고 국민당의 힘이 미치지 않는 서북 산악지대로 대이동했다. 승기를 잡은 국민당군도 끈질기게 마오의 홍군을 추격했지만 마오의 생존 의지를 꺾지 못했다. 대장정이 끝날 무렵 8천여명의 홍군밖에 살아남지 못했다고 하니 이들이 겪은 고난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마오는 도주의 길을 민심 장악의 길로 삼았다. 누가 보더라도 생존을 위한 탈주 패잔병으로밖에 보이지 않은 마오의 홍군은 민심을 얻는 데 주력했다. 이들은 무려 2만 5천리의 험로를 헤치면서도 절대로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공산혁명 이념을 전파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후일 마오는 “장정은 공산주의의 선언서였다. 장정은 선전대였다. 장정은 파종기였다. 이제 머지않아 싹이 나고 열매를 맺고 수확을 거두게 되리라!”라고 회고했다.
 
마오쩌둥을 서방세계에 소개한 종군기자 에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은 대장정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기록이 담겨있다.
 
“어떤 의미에서 이 대이동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가 큰 무장 선전여행이었다. 홍군은 2억이 넘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여러 개의 성들을 통과했다. 전투나 소규모 접전이 끝날 때마다 그리고 마을을 점령할 때마다 그들은 대중집회를 열었고, 연극을 상영했고, 유산계급에게 중과세를 부과했으며 다수의 노예들을 해방시켰고(이들 중 일부는 홍군에 가담했다), ‘자유와 평등과 민주주의’를 설파했고. ‘민족 반역자’(관리, 대지주, 세금징수원)의 재산을 몰수해 그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대륙의 민심을 장악한 마오의 대장정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지름길이 됐다. 마오가 끝까지 추구했던 민심은 불과 11년 후 펼쳐진 국공내전 승리의 기반이 됐고, 20세기 중반 중원대륙의 지배자는 마오가 됐다.
 
지난 2017년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이 겪고 있는 고난의 행군은 마오쩌둥의 대장정과 비유될 만큼 험난 그 자체다.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장미대선 완패, 지방선거 참패 등 좀처럼 회복할 기력조차 없어 보인다.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장제스의 제5차 위초에 맞선 소련 유학파 공산당 지도부와 비슷하다. 전력 초열세인데도 장제스에 맞서 전면전을 펼치다 홍군을 궤멸시킨 소련 유학파 엘리트 지도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4+1이라는 연합체로 연동형선거제, 공수처 설치 등을 강행해 법제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황교안의 자유한국당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보수 대통합도 지리멸렬하며 총선 패배를 담담히 받아들이려는 수동적인 모습이다. 조국사태, 울산시장 청와대 개입 의혹 등 민심은 위기를 말하고 있는데도, 황교안의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 수성에 전력하고 있는 한심한 모습이다.
 
황교안 대표의 자유한국당은 궤멸 직전의 대위기에 빠졌어도 민심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마오쩌둥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대한민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얻지 못한다면 정권 재탈환은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외계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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