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文 단상] ‘그러고 나서’가 올바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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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文 단상] ‘그러고 나서’가 올바르다
  • 김웅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1.2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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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논설위원)

‘그리고’는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꽃이 떨어졌다’처럼 두 문장을 잇는 것이 접속사가 하는 일입니다.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의 역할이 아니고 ‘그렇게 하다’는 뜻으로 읽힌다면, 그 경우는 '그리고'가 아닌 ‘그러다’를 써야 합니다. '그러다'는 ‘그렇게 하다’가 줄어든 동사입니다. ⓒ인터넷커뮤니티
‘그리고’는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꽃이 떨어졌다’처럼 두 문장을 잇는 것이 접속사가 하는 일입니다.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의 역할이 아니고 ‘그렇게 하다’는 뜻으로 읽힌다면, 그 경우는 '그리고'가 아닌 ‘그러다’를 써야 합니다. '그러다'는 ‘그렇게 하다’가 줄어든 동사입니다. ⓒ인터넷커뮤니티

‘설날 세배를 한 후 어른이 덕담을 하며 묻는 말이 있으면 올바르게 대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나서 일어서 나올 때는 다시 공손히 반절을 하면서 나오는 것이 올바른 예의다.’ 

앞 문장의 밑줄 친 부분은 올바른 표현일까요? 밑줄 친 부분은 전체 문맥으로 보아 ‘그렇게 하고 나서’의 뜻입니다. ‘그러다’는 ‘그렇게 하다’가 줄어든 말입니다. 그러므로 예문의 ‘그리고 나서’는 ‘그러고 나서’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그러다’는 동사이기 때문에 앞 예문과 같이 보조동사 ‘나서’와 결합할 수도 있고, ‘그러고는, 그러고도’처럼 조사와 결합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달리 ‘그리고’는 ‘그러나, 그런데, 그러므로’와 같이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사입니다.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꽃이 떨어졌다’처럼 두 문장을 잇는 것이 접속사가 하는 일입니다.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의 역할이 아니고 ‘그렇게 하다’는 뜻으로 읽힌다면, 그 경우는 동사 ‘그러다’가 쓰일 자리입니다. 다음 예문을 보도록 하죠. 

그리고는 그냥 돌아서 가 버렸다.’ ‘그리고도 우리가 정당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앞 문장의 밑줄 친 부분은 ‘그렇게 하고는’, ‘그렇게 하고도’처럼 동작의 의미를 갖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므로 해당 부분은 동사 ‘그러다’가 쓰일 자리입니다. 따라서 ‘그러고는’, ‘그러고도’로 고쳐 써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오전 업무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나서 점심 식사를 했다.” 

이 문장은 얼핏 보기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리고 나서’는 ‘그러고 나서’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연속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예문의 경우 ‘그리고’를 굳이 살려 쓰고 싶다면 뒤에 오는 ‘나서’를 빼면 됩니다. “오전 업무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점심 식사를 했다”로 하면 자연스러운 문장이 됩니다.  

*참고: 허철구 <공부도 인생도 국어에 답이 있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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