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인터뷰] 김태일 “보수통합의 최대편익, 승리 아닌 현상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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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김태일 “보수통합의 최대편익, 승리 아닌 현상유지”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1.29 21: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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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前 자유한국당 중앙대학생위원회 위원장
“한국당, 있어야 할 곳에 없고 없어야 할 곳에 있어”
“정민당에서 자유민주진영의 선봉장이 되려고 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참, 젊다.’

아마 어른들은 그에게 혀를 끌끌 차며 이 말을 내뱉을지도 모른다. ‘젊다’는 말은 그저 나이가 적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혈기 왕성하게, 때론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할 때도 이 표현을 쓰곤 한다. 그리고 이 표현에 걸맞은 청년이 한 명 있다. 그는 김태일 전 자유한국당 중앙대학생위원회(이하 중대위) 위원장이다. 

그는 불과 8일 전만 해도 거대 양당 중 하나인 한국당 대학생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그런 그가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못 외친다’며 한국당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그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정민당이다. 정민당은 올해 새해 첫 날에 창당한 신생 정당으로, 국회의원,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모두 0명이다.

그런 김 전 위원장의 ‘젊은’ 선택을 28일 전화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담았다. 

28일 김태일 전 자유한국당 중앙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28일 김태일 전 자유한국당 중앙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당 중대위 위원장 직 사퇴 및 탈당의 결정적 계기가 무엇인가.

“당에서 중대위에 기대하는 역할은 당의 입장을 대학생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학생의 입장을 당에 말하면 ‘추후 논의’라는 답변이 되돌아올 뿐이었다. 

또한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문 정권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한국당은 있어야 할 곳에 없었고, 없어야 할 곳에 있었다. 국회에서 존재하지 않았고, 영입으로 인재(人災)만 일으켰다.”

- 입장문에 따르면 문 대통령 탄핵을 외치지 못한 점을 탈당의 주요 이유로 들었다. 한국당의 투쟁력이 부족했다고 보는 것인가.

“‘인위적 당원집회’가 아니라, ‘제도적 투쟁’을 했어야 한다. 최악을 막아내지 못하면 차악으로 바꿔야 했다. 하지만 2020년 현재 수많은 독재 법안은 대통령을 총통으로 만들었고, 개헌 논의는 온 데 간 데 없다. 당 대 당 숫자싸움에서 밀리면 논리적 허점을 찾고, 논리로 안 되면 야합하는 상대를 와해시켜야 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당은 투쟁력이 부족했다.”

- 탈당에 대한 당 지도부의 피드백은 없었나.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이미 나왔는데 무슨 말을 하겠나.”

- 바른미래당, 새보수당, 우리공화당 등 보수 정당 중 정민당을 택한 이유는.

“한국당은 진영논리에만 함몰됐다. 바른미래당, 새보수당, 우리공화당은 인물론에만 빠져있다. 각각 손학규당, 유승민당, 조원진당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하지만 정민당은 다르다. 가치 정당이다. 기성 정치인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리의 미래를 볼모잡는 것과 다르다. 자유민주주의를 토대로 바르고 굳센 나라를 만들어 간다.”

- 청년이 거대 양당 중 하나인 한국당이 아닌 정민당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을 것 같은데.

“‘살아남다’는 말이 ‘한 자리 차지하겠다’는 의미라면 그 평가가 맞다. 또 ‘일단 힘이 생겨야 뭐라도 할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한국당에 널렸다. 하지만 나는 우선 가치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물은 그 다음이다.”

- 보수통합에 대한 생각도 듣고 싶다.

“통합론은 반문 정서를 모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그러나 통합의 최대 편익은 승리가 아닌 현상유지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통합 논의가 이해관계에 의해 지지부진하면서 우파는 지쳤고, 좌파는 결집했으며, 무당층은 통합을 야합으로 치부한다.

많은 정권은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닌 선거에서 패배했다. 레임덕이 그 원인이다. 레임덕은 권력의 순환으로서 순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문 정권은 독주를 통해 레임덕을 돌파하려 한다. 검찰학살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보수만 그대로다. 통합론을 만사형통으로 여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완이 필요하다. 바로 분열이다. 통합과 분열의 조화가 필요하다. 거대하며 안정적인 통합정당과 작고 민첩한 분열정당이 조화를 이루는 황금비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정민당과 통합보수정당의 관계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 정민당에서 펼치고 싶은 청년 정치는 어떤 모습인가.

“자유민주진영의 선봉장이 되려 한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대국(對局)적 정치다. 정민당에서 포석을 깔고 방향을 제시하는 강소 정당의 역할을 한다면, 거대 정당은 이를 현실화하면 된다. 일종의 유기적인 전략이다. 따라서 정민당은 각종 이슈에서 최전방 기동대가 돼 쉽게 하지 못하는 말들을 해나갈 것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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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2020-01-30 20:19:49
아주 훌륭한 분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