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철수·유승민과 ‘대권욕’
[기자수첩] 안철수·유승민과 ‘대권욕’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2.02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룡점정이냐, 오류가 될 것이냐 결정해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21대 4‧15 총선이 두어 달 남짓 남았다. 범야권에서는 ‘조국 정국’과 ‘윤석열 검찰 수사라인 전면 교체’ 이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필두로 ‘박형준‧원희룡‧장기표‧이언주’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계 중심의 혁신과 통합을 위한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 폭주를 막기 위해 반문 연대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얘기들이 최대의 화제로 떠오르며 대통합을 이루는 구심점으로 그 힘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반쪽자리 통합이라는 품평들이 많다. 안철수‧유승민 등 유력 지도자들이 빠진데다 공천 탈락 시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시사한 홍준표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신당 추진까지…. 중도보수 지대는 김무성 전 대표의 걱정처럼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보수 대통합의 마지막 퍼즐로 주목받는 안철수 전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요즘 행보를 보면 대권욕에 사로잡혀 소탐대실한다는 느낌이다.

이들 지도자들은 정부의 폭주를 막겠다, 입으로는 말하면서도 정작 현실성 없는 ‘미래 없는’ 구상이나, 알량한 자존심 챙기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치 이러단, 자만에 치우친 나머지 민심을 역행하고 총선의 판을 흐리는, 게임으로 치면 오류를 일으키는 버그적 요소가 돼 지탄받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일대일 싸움은 정부여당에 더 유리한 결과만 가져온다며 다당제 셈법을 강조하는 안 전 대표는 손학규 대표와의 협상 결렬 후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이태규‧김도식 측근 등과 함께 현재 신당 추진을 준비 중에 있다. 본인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진하는 것일 테지만, 참으로 공허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오직 비례정당으로 나갔을 때를 기준으로, 최대 많이 잡아야 열석 정도 얻을 수 있을까 말까’라는 안철수계 한 의원의 전망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와 닿고 있는 이유에서다. 과거와 달리 파급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음을 해외에 있다 와 모르는 것인지, 의문마저 들 정도다. 정계 복귀를 손꼽아 기다려온 지지자들 사이에서조차 안 전 대표처럼 행동하면 정부여당을 도와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 거라는 얘기들마저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정작 안 전 대표는 여유로운 분위기다. 불난 집의 불부터 끄기보다 그 옆에서 태평히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말겠다는 부질없는 몽상만 하고 있는 모양새니 말이다. 그러니 오죽하면 ‘문병호‧김영환‧김근식’등의 측근들이 더는 지체하지 못하고, 반문 연대 열차에 몸을 실었겠는가 하는 판단마저 들고 있다.

유승민 보수재건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클레오파트라가 생각나고 있는 심경이다. 코가 일 센티만 낮았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거라는 얘기처럼, 유 위원장 스스로 현재 본인만을 위한 명분과 가치만 생각하고는 있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 차라리 반문 통합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새보수당의 정병국 의원이나 문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거꾸로 가고 있다며 통추위에 몸을 실은 하태경 책임대표 쪽에 보수의 가치와 명분이 더 있어 보인다고 말해주고 싶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관련해 2일 통화에서 과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당시의 행보와 비교하며 “유승민 의원의 통추 합류 외면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 당시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비박 비토에 내몰려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김무성 전 대표가 옥새 파동 논란까지 낳으며 대구동구을을 무공천해 당선될 수 있었다”며 “유 의원은 그 뒤 다시 복당해 새누리당 신분이 됐다. 그런데 당시 새누리당은 복당 전에 비춰 혁신한 것도 쇄신한 것도 없는 실정이었다. 그럼 그때는 대체 무슨 명분과 가치로 다시 당에 들어간 것이냐”고 물었다.

때문에 “스스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면서도 말과 달리 과거의 시시비비에 머물러 있는 현재 모습은 지분 확보와 대권 행보를 위해 마이웨이 노선을 고집하려는 것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 형편”이라며 “안타깝지만 정국을 정말 걱정해 대승적 판단을 내리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도 그는 “평소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비유를 들듯 제3세력 중심의 멋진 역전승을 바라며 여전히 꿈꾸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현실을 바로보지 못하고 꿈만 꾸는 사람에게 어느 국민이 대권을 맡기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지금처럼 할수록 두 정치인 모두 대권행보는커녕 정치행로 역시 좌초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라도 전향적 결정을 과감히 내려야 할 때라고 정 평론가는 조언했다.  즉  “과거 군정종식을 위한 가치 하나로 수많은 비난 앞에서도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을 사리지 않았던 YS(김영삼)처럼 냉철한 현실 인식 앞에 대권을 거머쥐고 종국에 군정종식까지 이뤄내고 만 결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였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솔로몬 앞에서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생모임을 부정하는 절절한 심정이 필요할 때다. 과연 어느 지도자가 이번 총선에서 그 같은 희생을 감수할 수 있을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