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에도 기뻐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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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에도 기뻐할 수 없는 이유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2.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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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난해 연간 실적 YoY 갱신…IB 성장이 견인했다
금융당국發 부동산PF 규제 등장…IB수익, 계속 늘어날까
‘라임·알펜루트’ 펀드 환매 중단… 리스크 관리 역량 중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을 맞은 증권업계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전년도 실적을 넘어서면서 '호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제기된 동시에 시장 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들이 부각되면서, 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부동산PF를 제재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고, 일부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향후 수익성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리스크 관리' 가 업계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증권사,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시현…IB가 이끌어

지금까지 '2019년 연간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은 대부분 전년보다 나아진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최근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당기순이익 55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해 27.9%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같은 기간 삼성증권도 39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는 전년도와 비교해 17.3% 늘어났으며, 자기자본운용 및 IB 실적이 전체 순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4764억원을 시현하면서 2018년 3615억원보다 31.8% 늘어났다. 미래에셋대우도 43.66% 증가한 6637억원으로 나타나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2018년에 이어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718억원으로 자체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이에 아직 발표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연간 실적에도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이끈 요인으로 'IB'를 꼽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선박 등 눈에 띄는 대체투자 딜을 꾸준히 수행하면서 관련 수익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IB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당국발 부동산PF 규제 등장…IB수익은 계속 늘어날까

가장 크게 제동을 건 곳은 다름 아닌 '금융당국'이었다. 지난달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투자업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PF로 쏠리는 증권사들의 IB자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익스포져(리스크에 노출된 금액) 건전성 관리 방안'의 내용을 재차 공고히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업계에서는 상황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불필요한 규제'라는 강력한 비판이 나오면서 금융당국과 업계간의 냉랭한 기류는 한동한 계속된 바 있었다.

이러한 비우호적인 환경은 IB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는 시기와 손익규모는 각각 다르나, IB 손익에 적지않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우선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PF익스포져 관리방안'에 따라 부동산PF에 집중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수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지만, 증권사들은 관련 자산의 Sell down(인수 후 재매각)을 통해 단기적 손익을 방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라임자산운용·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리스크 관리 필요성↑

뿐만 아니라, 증권사들의 신용도 관리도 함께 지적됐다.

라임자산운용에서 시작된 펀드 환매 중단이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에 한때 대규모 '펀드런(Fundrun, 대규모 펀드 환매사태)'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며, 증권사들은 환매중단을 선언한 알펜루트자산운용에 대해 자금회수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금융당국은 자금회수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증권사들은 알펜루트자산운용 이외의 자금은 회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해당 자산운용사와 연관관계가 높은 금융회사에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때 만약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을 경우, 추가적인 제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사례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보면 관련있기에,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 이외에도 증권사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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