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피하려는 황교안…“선거 망친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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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피하려는 황교안…“선거 망친다” 우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2.0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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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전희경·홍정욱 차출설에 유승민 공천설까지…종로 둘러싼 잡음, 분위기 악화시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논란이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논란이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가 무산되는 분위기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4·15 총선에서 황 대표가 출마할 지역구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공관위는 7일 다시 회의를 열고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실기(失期)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황교안발(發)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주저함으로써, 한국당의 총선 전략 자체가 꼬였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종로 출마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될 경우 ‘선거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충고도 들린다.

종로 공천…황교안 없고 대타만 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3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황 대표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이나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 오라고 한다고 해서 덥석 갈 일은 아니다”라며 “황 대표가 당대표로서 전국 선거도 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당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에 거물이 나오면 그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거물을 내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이 있고, 아예 청년이나 신인을 내 비대칭 전력으로 선거를 붙이는 방법이 있다”며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여러 가지 지표나 여론조사나 전략 등을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선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로 신인 차출설’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관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박완수 사무총장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로 신인 차출설은) 검토되는 안 중 하나”라며 “황 대표가 나가든가 황 대표에 필적할 만한 당의 간판급 주자가 나가든가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결론은 안 냈다”고 답했다.

종로 신인 차출설뿐만 아니라 ‘대타 카드 배치설’도 나온다. 현재 공관위 내에서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종로에 공천하는 방안, 전희경 대변인이나 홍정욱 전 의원 등을 차출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유승민 의원을 종로에 내세울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황 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 당과 제 총선 행보는 제 판단, 제 스케줄로 해야 한다”며 “‘이리 와라’ 하면 이리 가고, ‘인재 발표해라’ 하면 발표하고, 그렇게 하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종로 출마 압박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내에서 들리는 여러 발언이 공통적으로 황 대표의 ‘종로 회피’를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종로 회피하는 황교안…“선거 망친다”

이러자 당 안팎에서는 종로 출마를 둘러싼 논란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보여줘야 할 시기에, 당대표가 여권 거물(巨物) 후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5일 회의 직후 “지금은 ‘상식에 대한 반란’이 꼭 필요한 때다. 이것을 통해서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며 “서울에서 다른 험지를 찾겠다는데, 종로보다 더 험지가 어딘지 내가 묻고 싶다. 종로에서 정면 승부를 피하면 이미 거기에서 패배하고 들어간 것”이라고 일갈했다.

황 대표의 종로 회피로 총선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도 따른다. 당초 한국당은 대권 주자급 인사들과 중진 의원들을 수도권에 차출해 ‘한강 벨트’를 구축, 수도권에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황 대표부터가 종로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한강 벨트라는 구상 자체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황 대표를 만나면 (종로 출마를) 설득하고 싶다. 그래야 홍준표 전 대표나 다른 영남 중진 의원들이 수긍하고 따른다”며 “종로에 나오지 않으면 홍 전 대표에게도 그렇고 (험지 출마 요구가) 전혀 안 통할 것이다. 무슨 이유로 그들의 고향 출마 선택을 막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정치권 관계자 역시 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경제 실정이나 인재 영입 실수 같은 것들이 겹쳐지면서 야권에 유리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이럴 때 종로에 출마해서 바람을 이어가지는 못할망정 이낙연 전 총리가 무서워서 도망가는 그림이 나오고 있다”면서 “종로 출마 문제가 선거를 망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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