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성희 號 농협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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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성희 號 농협이 기대되는 이유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2.07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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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수준의 공약…농가소득·조직정비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뉴시스
이성희 24대 농협중앙회장. ⓒ뉴시스

"전부 뒤집어질 수준의 개혁이 없으면, 농협은 발전을 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농협중앙회에 20여 년 가까이 몸담았던 한 금융권 인사가 5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토로한 이야기다. 그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농협중앙회가 안고 있는 내부적 모순과 한계 등에 대해 지적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대화의 말미에, 지난 달 31일 선출된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될 만한 사람이 됐다"고 촌평한 그는 이 회장의 공약에 농협의 숙원과 새로운 시도가 많이 들어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회장의 공약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이 회장은 첫 행보부터 차별화를 꾀했다. 농협중앙회에서의 화려한 취임식 대신 현장을 찾았다. 4일 강원 홍천군을 찾아 소탈한 취임식을 갖고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그가 내건 공약을 크게 분류하면, 직접적으로 농가들을 위한 것들과 농협중앙회의 조직 정비를 들 수 있다. 일각선 두 부문 다 혁신을 넘어 '혁명' 수준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평이다.

이 회장은 농가들을 위해 강한 수준의 유통혁신은 물론, 농업인 월급제,수당,퇴직금 등을 통한 농업인 소득 안정화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특히 농업인 월급제는 수확기 예상 소득을 농업인에게 월급 형태로 선지급하는 제도로, 상당수의 농업인들이 대대적 도입, 확대를 반기는 중이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수확 전까지 수익이 없어 대부분의 생활비를 농협 대출금을 통해 이자를 내 가며 버텨왔다. 아예 농가의 수익구조 자체의 변혁을 이루고, 농협보다 농가의 소득에 더 집중하겠다는 방안이다.

또한 이 회장은 농협중앙회 내에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과, 조합장 중심 지주·자회사 지배구조 개혁 등을 내걸었다. 농협 내 조합장들의 강력한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핵심관계자는 6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농해수위 위원들조차도 대부분이 농어촌이 지역구다 보니, 표를 가지고 있는 조합장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가 많다"며 "직선제와 조합장 중심의 농협운영은 한 차례 개혁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로서는 당장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화훼농가가 직격탄을 맞는 등, 당장 산적한 과제가 많다. 그러나 신임 회장이 내건 공약들의 내용을 보면 향후 그의 임기 내에 농협중앙회가 어떤 도약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 돛을 막 올린 '이성희 호' 농협중앙회의 행보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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