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금비 “정 많고 친근한 연기자 금비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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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금비 “정 많고 친근한 연기자 금비도 기대해주세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2.0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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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그리운 얼굴들이 돌아오는 것이 최근 TV 프로그램의 트렌드다. 노래와 연기로 무대를 물들이던 이들이 때론 그대로의 모습으로, 때론 새로운 모습으로 오래된 기억을 불러낸다. 2000년대를 들썩이게 했던 혼성그룹 '거북이'의 보컬이었던 금비(본명 손연옥)를 떠올리는 이들에게 여기 새로운 손편지 한장이 도달한 것 같다. 기획사 GB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 금비를 지난달 21일,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어차피 똑같이 '맨땅에 헤딩'이라면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열정적이고, 잘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차근차근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어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정신이 없이 보냈어요. 회사를 운영한다는게 재밌기도 하지만 어깨가 무거운 일이더라고요."

-GB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요.

"제가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이제 대중들 앞에 복귀하게 된 때가 이미 나이가 30대 후반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떤 회사와 계약하고, 소속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앞서더라고요. 일이 잘 되면 상관이 없겠지만, 잘 안 됐을 땐 제게 남은 시간이 너무 없는 거잖아요. 게다가 거북이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부기엔터테인먼트'라고 해서 자체 소속사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일반적인 기획사들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예 고민 끝에 '내가 회사를 차려서 해 보자'까지 생각이 미친 거죠.

회사 이름은 GB는 '금비'의 이니셜을 딴 거예요. 회사 이름을 짓느라 고생했었거든요. 좋은 이름은 웬만한 것들이 다 이미 있었고, 그래서 그냥 내 이름 약자로 해볼까 했는데 주위에서 반응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대로 정했어요."

-주로 배우들이 소속돼 있는 것 같은데요.

"전원이 영화, 연극배우들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도전할 것도 연기고 하니까,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영입해서 한 번 같이 해보자는 생각이 든 거죠."

-원래 가수였는데, 가수들을 위한 기획사를 차릴 생각은 없었나요.

"꽤 많은 분들이 배우들을 위한 기획사라고 하니 '의외다. 음반이 더 쉽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더 잘 되지 않겠냐고도 물으시고요. 그런데 사실, 제가 걸어왔던 길이다 보니 익숙할 수는 있지만 꼭 더 쉽다고는 할 수 없어요. 세상에 쉬운 일이 있나요. 제가 활동하던 시기는 10년 전이었고, 그때와 비교하면 가요계도, 가요계를 둘러싼 상황도, 스텝들도 모두 변했잖아요. 어차피 똑같이 '맨땅에 헤딩'이라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열정적이고, 잘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차근차근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어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제가 일을 하게 됐을 때와, 회사 소속 친구들이 일하게 됐을 때의 기쁨이 다르더라고요. 저 본인보다도 소속 배우들이 일하게 됐을 때가 더 희열이 큰 것 같아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무실 계약을 하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숨이 확 막히는 거예요. 책임감이 두 배, 세 배로 크게 느껴지고요. 회사에 있는 친구들은 모두 신인들인데, 이 친구들이 저와 계약한 시간 동안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가수 출신이지만, 비슷한 나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감정을 공유했거든요. 그런 데서 오는 책임감이 가장 힘들고 무거웠죠."

-기획사를 설립, 운영하는 데서 오는 보람도 있나요.

"제가 일을 하게 됐을 때와, 회사 소속 친구들이 일하게 됐을 때의 기쁨이 다르더라고요. 저 본인보다도 소속 배우들이 일하게 됐을 때가 더 희열이 큰 것 같아요. 힘든 시간, 고통을 잊게 해 줄 정도니까요. 신인들이 얼마나 일을 하고 싶겠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완전히 새로운 기쁨과 보람을 알아가는 중이죠."

-본인 스스로도 연기자로 나설 계획은요.

"예. 연기 배워봤더니 노래를 처음 배울 때 기분이 들었어요. 재밌고, 설레고, 계속 생각하게 되고. 열심히 공부하고, 어떤 배역이든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서 해 보려고 해요."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나요.

"아직 제가 구체적으로 그리는 모습은 없어요. 하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보기보다 차갑거나 딱딱하지 않아요. 저를 아는 분들은 정도 많고, 친근하고, 조금 허당끼도 있다고 해주세요. 그런 저 스스로의 모습이 녹아있는 모습부터 보여드려야, 그다음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제 안에는 더 많은 게 있을 것 같아요."

-가수 금비를 그리워하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음악도 놓고 싶지 않아요. OST 기회도 해보고 싶고, 리메이크해보고 싶은 명곡도 많고요. 멀리는 뮤지컬 무대에도 도전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하지만 일단은, 하나씩 하나씩 결과물을 이뤄가면서 가려는 마음이에요.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다가 아무것도 안 될까봐, 무리한 욕심을 내진 않으려고요.

그리고 지난해에 사실 발라드곡을 냈을 때, 제가 홍보도 안 했는데 많은 분들이 성원을 보내주셨었어요. 거북이 시절 활동했던 팬클럽 단톡방도 있어요. 꾸준히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예요. 한결같이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릴 뿐이에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제가 거북이로 활동하며 한창 사랑받던 시절은 벌써 오래 전 일이 됐어요. 그래도 여전히 거북이 음악을 사랑해주고 지지해주신 분들, 음악에 힘을 얻는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모두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제가 힘을 얻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신년 인터뷰라고 할 수도 있는데, 새해를 맞는 각오는.

"올해 제가 햇수로 데뷔한 지 20년 차를 맞았어요. 제가 거북이로 활동하며 한창 사랑받던 시절은 벌써 오래전 일이 됐어요. 그래도 여전히 거북이 음악을 사랑해주고 지지해주신 분들, 음악에 힘을 얻는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모두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제가 힘을 얻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기획사에 소속된 배우들이 활약하도록 열심히 돕고, 저 스스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그래서 연기자로서도, 기획사를 운영하는 대표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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