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사빈 “YS, 지지층 아닌 국가 위해 정치했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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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사빈 “YS, 지지층 아닌 국가 위해 정치했던 대통령”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2.07 17:0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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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빈 청년김영삼연구회 사무총장
“YS, 재평가 사업 없으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
“YS 공과 균형적 평가해 청년층 관심 제고하겠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강사빈 청년김영삼연구회 사무총장은 청년층에게서 YS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강사빈 청년김영삼연구회 사무총장은 청년층에게서 YS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1월 22일 오후 2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1회의실에서는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 생전 영상 아래, 고등학생·대학생들이 모여 앉아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이었다. ‘YS의 오른팔’로 불렸던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YS의 정치적 아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지켜보는 앞에서, 홍안(紅顔)의 청년들은 거침없이 YS의 공과(功過)를 지적했다.

YS와 김덕룡, 김무성. 그리고 이제 막 교복을 벗은 것 같은 청년들. 도저히 어울려 보이지 않는 이 조합을 완성시킨 사람은 바로 강사빈 청년김영삼연구회 사무총장이었다. 그 자신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강 사무총장은 어떤 이유로 YS 재평가에 나서게 됐을까. 이런 저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시사오늘>은 그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인터뷰는 2월 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시사오늘>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YS, 과오 하나 때문에 업적도 잊혀”

-다른 무엇보다 ‘강사빈’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인천포스코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고, 서울시에서 한국사의 대중화를 목표로 설립했던 사단법인 한국역사진흥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 창립식과 기념세미나를 열었던 청년김영삼연구회 사무총장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

-어떤 계기로 청년김영삼연구회를 만들게 됐는지 궁금하다.

“청년김영삼연구회는 조주영 대표와 제가 함께 조직한 단체다. 제가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저런 공부를 했다. 그런데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는 달리 YS에 대해서는 재조명을 하는 단체나 활동이 거의 없더라. 지금 청소년들은 YS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는데, 기념사업 같은 활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YS는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리지 않겠나. 그래서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자 해서 청년김영삼연구회라는 단체를 조직하게 된 거다.”

-수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있는데, 왜 YS를 연구하게 됐나.

“YS에 대해 알면 알수록 IMF 외환위기라는 사건 때문에 그 전에 YS가 이룬 업적들이 묻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공(功)과 과(過)를 다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다른 대통령들은 다 공과가 균형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유독 YS만은 하나의 과오 때문에 다른 업적이 싹 잊혀져버렸다. 저는 청년층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YS의 공과를 모두 검토하고, 청년층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강 사무총장은 IMF 외환위기로 인해 YS의 업적마저 잊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강 사무총장은 IMF 외환위기로 인해 YS의 업적마저 잊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지금까지 YS가 재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관적인 생각을 갖고 일관적인 일을 해왔기 때문에 탄탄한 지지층이 있었다. 그런데 YS는 그렇지 않다. 역사바로세우기만 봐도,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보다는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를 했다. 지지층보다는 국가 전체에 이로운 일을 찾아서 했던 경향이 강했다. 이러니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는 다르게 확실한 지지층이 없고, 재평가도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또래 청년들에게 YS의 이미지는 어떤지 궁금하다.

“한마디로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언급이 많이 되니까 관심도 적지 않은데, YS는 언급 자체가 안 된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뚜렷한 이미지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사람들 뇌리에 깊게 박힌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청년김영삼연구회를 만든 거다. YS 재평가 사업이 계속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까. 청년층의 관심을 제고해야 YS가 역사 속에서라도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나.”

-과오와 별개로 YS는 업적이 많은 대통령인데, 그렇게 무관심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YS의 업적은 우리 또래에게 피부로 와 닿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군부 독재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하나회 청산이 뭐 그렇게 큰 업적으로 느껴지겠나. 금융실명제도 마찬가지다. 우리 또래는 이미 금융실명제가 당연한 시기에 태어났다. 이전에 어떤 식으로 금융거래가 됐는지를 모르니까 공감 자체가 안 된다.”

강 사무총장은 자신들의 활동이 어디까지나 ‘역사 공부’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강 사무총장은 자신들의 활동이 어디까지나 ‘역사 공부’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선거연령 18세 시대, 시기상조”

-고등학생이 정치인을 연구하는 데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은 없나.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제가 하는 일을 정치활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제 목적은 공부다. 이름부터가 연구회 아닌가. 저희끼리 공부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거다. 제가 정치활동을 하는 거라면 어려운 점도 많았겠지만,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교환하는 플랫폼을 만든 건데 어려움이 있을 게 뭐 있나.”

-그래도 정치 활동을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아직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미래에 어떤 일을 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제가 여건이 되고 능력이 된다면 정치를 할 수도 있고, YS 같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제가 미성년자 딱지를 뗀 것도 아니고, 사회화 기관인 학교에서 교육을 마친 것도 아니다. 전문분야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 벌써 정치를 생각하는 건 긍정적인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것도 반대하나.

“그렇다. 교육과 사회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학교라는 기관에서 정치적 다툼이 일어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장 제가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자유한국당에 대해 조금이라도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 일베충이니 토착왜구니 이런 말이 바로 나온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런 말을 하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면 학교가 정치판이 되지 않겠나.

게다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교사와 교과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 주위에도 선생님이 옳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게 옳다고 믿는 친구들이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교실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 연령을 낮추는 건 시기상조라고 본다.”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나.

“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방송 쪽에 관심이 있다. 역사나 시사 쪽을 다루는 방송인이 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박종진 전 앵커나 이준석 위원장 같은 분들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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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n Joselson 2020-02-07 19:00:10
Such as insightful young man with a great political future ahead

kingsabean 2020-02-07 20:38:56
사빈군 항상 응원합니다^^

ㅂㅊㅇ 2020-02-11 15:19:22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입니다!

김채영 2020-02-08 08:31:58
보는 이에 따라 누구는 정치 활동으로 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공부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