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관전평②] 이낙연보다 황교안에게 종로가 꽃놀이패인 숨은 이유는?
[4·15총선 관전평②] 이낙연보다 황교안에게 종로가 꽃놀이패인 숨은 이유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2.10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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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치명상 vs 꽃가마 주인공 ‘주목’
승리의 관문으로 보면 黃보다 李 유리하나 결과 예측 ‘불허’
黃 이기면 文 식물정부 기로…李 이겨 대망론 경쟁에선 ‘글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종로 대전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로 결정 나면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시사오늘
종로 대전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로 결정 나면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시사오늘

 

21대 총선에 있어 화룡점정의 최대 승부처, 핵폭풍 급 바람을 일으킬 진원지가 돼줄 그곳, 종로에 주목한다.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명예에 걸맞게 그간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세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터로 회자돼왔다. 여기에 이름값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섣불리 표를 내어주지 않는 곳, 지역주민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골목 정치력이 승패의 관건이 돼준 곳, 원주민 토박이 정서와 뉴타운 젊은 세대의 유입이 어우러진 곳, 여야가 번갈아 할 만큼 어느 한 곳에만 전통적 텃밭을 물러주지 않은 곳 등…. 선거 때만 되면 격전지와 스윙 보터 지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함부로 단정 짓기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돼왔다.

다시금 서울 한복판 종로의 심장이 뛰고 있다.

이낙연 vs 황교안.
아니 황교안 vs 문 정부일까. 

21대 4‧15총선 종로 대전의 여야 빅매치가 성사되면서 시작부터 한껏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유력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미래 세력 간의 대결, 전직 총리 출신 간의 격돌 등 역대 급 대전이 예상되는 최대 격전지로 종로가 선택된 것이다. 

어떤 과정에 의해서였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며 선점한 그곳에 지난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권 심판의 1번지로 삼겠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여의도 당사에서 한다던 소식이 들려오면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 가능성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당초 장고가 길어지자 종로 출마를 하던가, 아니면 불출마가 낫다는 설왕설래 훈수들이 오갈 무렵이었다. 이 전 총리에 패할 것이 두려워 서울 양천 등 다른 지역을 탐색하던 중이라는 얘기들이 전해질 만큼 한창 ‘겁쟁이’ ‘쫄보’ 프레임이 정치력에 생채기를 내며 옭아매던 중이었다. 그러다 한순간 깜짝 발표를 통해 안개 속 행보가 모습을 드러낸 거였다.

관중은 흥미롭겠지만, 정작 당사자는 비장한 각오로 번뜩이는 모양새다. 출마 선언을 읊을 당시 “천 길 낭떠러지 앞에 선 심정”이라면서도 “반드시 승리해 ‘무능 정권 부패 정권 오만 정권의 심장에 국민의 이름으로 성난 민심의 칼을 꽂겠다’”고 했을 때는 표면상일 수 있어도 성난 투사적 면모가 도드라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대결 상대자를 이 전 총리가 아닌, 문재인 정부를 타깃으로 삼으며 정권 심판론의 담판을 짓기 위해 출마했다고 한 것은 회심의 카드가 돼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스로 정권 심판론의 최선봉에 서는 도전자임을 천명함으로써 레벨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겁쟁이 프레임까지 말끔히 깨는데 결정타가 돼주고 있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패기가 아닌, 현실적 난관의 문제다. 종로가 부동층이 많은 곳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19,20대 총선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재선에 성공할 정도로 여권 성향이 짙어져왔다. 또 조직력 등 바통을 이어받은 이 전 총리의 아성이 이미 구축됐다고 보여 황 대표에겐 험지 중 험지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여러 차기 대선주자 호감도 조사에서 이 전 총리가 줄곧 1위를 해온 데다 최근 종로 대상의 가상 대결 조사에서도 큰 차로 황 대표를 이기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종로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이 전 총리는 53.2%를 받은데 비해 황 대표는 26.0%로 더블스코어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물론 황 대표로서는 정권 심판론 여세를 몰아 중도보수 대통합의 통합신당 후보로서 이 전 총리와 일대일 구도로 맞붙으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문 정부 vs 정권 심판론의 대표주자로 자신을 어필하며 과거 신민당 종로 승리의 데자뷔를 연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종로 출마를 선언한 보수 야권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도 이 같은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데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이 의원 경우 처음엔 “끝까지 출마” 입장을 내비친 바 있지만 황 대표 출마 이후 고심 끝에 양보를 선언해 반문 정파의 구심력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는 것이다.

반정부 전선의 시너지 경우 실제 85년 12대 총선 당시 YS(김영삼)는 DJ(김대중)등 민추협과 함께 범통합체를 형성하고 전두환 정권에 맞서 종로에 유진산계의 이민우 총재를 출격시켜 심판론적 바람몰이의 기폭제로 삼아 성공한 바 있다. 또 이 같은 전략은 대승을 거둬 초장 열세의 상황을 극복하고 종로를 비롯해 전국 주요도시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하기까지 했다.

다만 승리할 수 있던 배경에는 한 지역 당 두 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였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 시기 이민우 총재는 전두환 정권의 민정당 이종찬 후보 다음으로 2위에 올라 당선의 월계관을 쓸 수 있었다. 물론 민정당에서 관권 선거 등을 활용해 이종찬 후보가 1위를 했다는 얘기도 있어 사실상 1위는 이민우 총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어찌됐든 만약 한 명을 뽑는 지금과 같은 소선거구제 하였다면 낙마했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대일 경쟁 구도에서 밀리는 상황을 놓고 볼 때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이 녹록지 않음에 따라 쉽지 않은 고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전 총리보다는 황 대표가 종로 대전에 있어 꽃놀이패를 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당으로서는 승패와 상관없이 결코 나쁘지 않은 선거라는 게 전문가의 관전평이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관련해 10일 통화에서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한 판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종로는 지역적 특성상 주로 야당 입장에서는 불리하지 않은 곳이었다”는 점을 환기했다. 이어 “민주당 정세균 총리가 19,20대 총선에서 이겼을 때는 당시 야당이었을 때”라며 “이번엔 한국당이 야당인 데다, 황 대표가 아성을 넘으려는 도전자 입장이 되면서 당락과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관대한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선거구도가 차기 대선전을 넘어 문 정부 대 반문 대결로 확산되고 있어 쉽사리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언급했다.

승패에 따른 향후 전망에 있어서도 타격을 입든 꽃가마를 타든 치명상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 평론가는 “만약 황 대표가 종로에서 이길 경우 단숨에 여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게 된다”며 “문 정부로서는 정권 심판론에 KO당했다는 평가 속 급격히 식물정부로 빠져들지 모를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지더라도 험지에 도전해 장렬히 싸운 끝에 패했다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가 구축돼 총선 후 오히려 황 대표를 중심으로 세가 결집될 것”이라며 “대선 후보군으로서 낙오될 정도의 실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이 전 총리가 이겨 그의 대망론이 급물살을 탄다 해도 정작 본선을 앞두고는 영남 패권론에 기인한 한국 선거 구도의 전형적 특성상 중도보수 야권 입장에서는 대항마로 내놓을 카드가 상대적으로 많아 여유롭게 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민주당보단 한국당이  잃어도 적게 잃고, 얻으면 더 많이 얻는 효과로 인해 뭐로 봐도 꽃놀이패를 쥐게 된다는 진단이다.

한편, 두 주자 간 종로 대전이 본격 막을 올린 가운데 이 전 총리는 지난 9일 종로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정권 심판론 공세의 황 대표에 맞서 “다른 후보 선거에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말로 무대응 전략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전 정부 출신의 황 대표를 겨냥해 “과거 총리들과 다르게 (본인은) 현장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진두지휘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문 정부 초대 총리로서 안정적으로 일을 수행했다는 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 이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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