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로 간 황교안, 승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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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로 간 황교안, 승산 있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2.1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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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서 이낙연에 크게 뒤져…정권 심판론 구도 만들어야 승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서울 종로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맞붙게 됐다. ⓒ시사오늘 김유종
서울 종로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맞붙게 됐다. ⓒ시사오늘 김유종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결국 서울 종로행을 결정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황교안, 종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다”며 “종로를 반드시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황 대표는 이미 지난 3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정치 1번지’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이게 됐다.

그러나 전직 국무총리 간,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2위 간 만남이라는 수식어구와는 별개로, 두 사람의 대결을 박빙(薄氷)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여론조사 수치상,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의 격차는 쉽게 메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거 구도에 따라 황 대표가 ‘대역전극’을 이룰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

여론조사·지역구 성향, 이낙연 쪽으로 기울어

SBS가 의뢰하고 <입소스>가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종로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시행, 2월 2일 공개한 차기 총선 가상대결에서, 이 전 총리는 53.2%를 얻어 26.0%에 그친 황 대표에 두 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은 더 벌어져, 이 전 총리가 59.0%, 황 대표가 24.5%를 기록했다.

간접적인 지표도 이 전 총리 쪽을 가리킨다. <오마이뉴스>가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조사해 2월 4일 발표한 ‘월간 정례 1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봐도, 이 전 총리는 지난 조사 때보다 0.5%포인트 오른 29.9%, 황 대표는 2.4%포인트 하락한 17.7%였다.

종로의 인구통계학적 특성도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시사오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종로의 창신동·숭인동 등은 유독 호남 출향민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성균관대가 위치한 혜화동에는 20대가 6915명(2018년 기준)이나 거주해, 전반적으로 진보세가 강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이 새누리당 홍사덕 의원을 꺾은 이후, 종로에서는 대선과 총선을 통틀어 한국당이 단 한 번도 민주당을 이긴 적이 없다. 현역 국회의원(정세균)과 구청장(김영종)도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황 대표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험지(險地) 중의 험지’인 셈이다.

‘정권 심판론’ 구도 되면 승패 알 수 없어

그러나 반드시 종로를 황 대표의 사지(死地)라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정치 1번지에서 여야(與野)의 유력 대권 주자가 맞붙었다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는 ‘정권 심판론’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선거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게 될 경우, 반문(反文) 결집을 통한 승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종로 선거는 이 전 총리와의 대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의 한판 대결이라고 했는데, 프레임을 잘 잡은 것 같다”면서 “애초에 이 시기 선거는 정권을 심판하는 성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인물 대결로 가기보다는 구도 대결로 가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인구 구성도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출신 지역이 아닌 경제적 측면에서 인구 구성을 바라보면, 오히려 황 대표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종로는 자영업자가 많은 지역인데, 이 정권 들어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분들이 자영업자”라면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失政)이 부각되기 시작하면 종로 민심이 제일 먼저 돌아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0대 인구가 많은 것 역시 어느 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YTN이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2월 3일부터 7일까지 실시해 10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18~29세의 평가는 긍정(44.6%)보다 부정(49.2%)이 높았다. 49.2%는 60세 이상(59.3%), 50대(51.4%) 다음으로 높은 수치. 만약 이 같은 수치가 투표로 연결된다면, 20대가 많은 종로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오히려 이 전 총리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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