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52시간 근무제·차이니즈 월’ 완화 요청…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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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 ‘52시간 근무제·차이니즈 월’ 완화 요청…왜?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2.1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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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해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과 인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해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과 인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당국의 법령 해석 등에 대한 회신을 명확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차이니즈 월' 규제와 52시간 근무제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은 위원장을 비롯한 17개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는 BNP파리바은행, ING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 중국은행, 미즈호은행, 골드만삭스증권, 모건스탠리증권 등 한국 법인을 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참석했다.

외국계 금융사 대표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지만, 과거와 기타 신흥국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하락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선 CEO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대상에서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권은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1년간 유예기간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300인이상 규모의 국내 금융기업에서는 일찍이 단축된 근로시간에 대비해 회의시간 단축, 유연근무 등을 실시했으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제도가 정착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계 금융사의 경우, 해외지점과의 업무협조 등 근무시간 외 업무가 불가피한데, 주 52시간제가 탄력적 근무시간 운영을 막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주 52시간 적용으로 인해 타 해외지점 대비 한국 지점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예외조항이 많을 경우 법적 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제도 정착상황 등을 고려해 고용노동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보공유 차단을 뜻하는 '차이니즈 월(Chinese wall)'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의견이 나왔다. 계열사간 정보공유와 내부통제 관련 규제를 완화해 국내에서 보다 원활한 영업활동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이니즈 월은 만리장성이 유목 지역과 농경 지역을 갈라 놓은 데서 유래한 것으로, 같은 회사나 그룹 내 계열사끼리도 불필요한 정보 교류를 차단하거나 개별적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내부 관계사 간의 정보교류로 외부 고객사에 피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차이니즈 월 규제 개선방안 방향 ⓒ금융위원회
지난 2019년 5월, 금융위가 발표한 차이니즈 월 규제 개선방안 방향 ⓒ금융위원회

국내 차이니즈월 규제는 지난 2007년 자본시장법이 제정 당시 금융투자업자가 소비자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금융투자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금융당국의 비효율성이 증대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해 5월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 수준의 '원칙중심 규제' 방식으로의 전환 의지를 담은 '금융투자업 영업행위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의 방향은 정보교류 차단의 상위원칙만 제시하고, 각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내부통제 규정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구체적으로 정보교류 차단이 필요한 정보 단위별로 구분하고, 그 운영방식은 회사가 자율 설계하도록 한다. 또한 '사전 규제' 방식에서 이해상충 방치를 위한 '사후제재'를 강화한다.

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선진국과 같이 차이니즈 월 규제를 사후감독 중심으로 전환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로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법 개정 이전에는 현행 규제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구체적인 사안별로 요청시 비조치의견서 등을 적극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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