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조용한 데 잘나가네”…신형 투아렉, 강력한 기본기에 연비도 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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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조용한 데 잘나가네”…신형 투아렉, 강력한 기본기에 연비도 제법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2.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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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인치 대화면 품은 ‘이노비전 콕핏’, 시도 좋았지만 직관성·편의성 아쉬워
간결한 내외관 디자인·편의사양 ‘무난’…주행성능·정숙성은 만족스러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6일 시승한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의 모습. 트림은 3.0 TDI 프레스티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6일 시승한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의 모습. 트림은 3.0 TDI 프레스티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보잉 747기마저 거뜬히 끌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SUV '투아렉'이 다양한 첨단 편의 사양들로 중무장해 새롭게 돌아왔다. 기존 자랑거리였던 강력한 주행성능에 미래차에 한발 가까워진 상품성을 내세운 만큼 이번 3세대 모델은 폭스바겐의 말 그대로 '야심작'이라는 평가를 받기 충분해 보였다.

기자는 지난 6일 열린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 시승행사를 통해 3.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을 타고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강동구 스테이지 28를 왕복하는 총 43km 거리를 내달려봤다. 짧은 거리를 내달린 만큼 그 성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달릴 때는 확실히 치고 나가줄 아는 강인한 힘과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 및 우수한 거주성을 통해 전달되는 아늑함은 럭셔리 SUV의 기대치에 부합했다.

우선 디자인은 플래그십 모델치고는 상당히 심플하다. 전면부 인상을 좌우하는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이에 맞닿은 헤드램프는 곧게 뻗은 크롬 라인들이 현악기를 떠올리게 하듯 일체감있게 연결되는 등 군더더기없이 설계됐다. 분명한 점은 화려함보다는 익숙해보이는 모던한 디자인을 채택해 크게 호불호가 갈리기 않겠다는 것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이 이전 세대 대비 79mm 늘어난 4880mm, 전폭은 45mm 증가한 1985 mm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롱후드 디자인이 한층 강조, 저중심의 역동적인 매력이 배가됐다. 전고 역시 이에 일조하는데, 탑재된 에어 서스펜션 설정으로 이전 대비 최대 39mm 낮췄다.

신형 투아렉은 15인치 대형 TFT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한 '이노비전 콕핏' 디자인이 적용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신형 투아렉은 15인치 대형 TFT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한 '이노비전 콕핏' 디자인이 적용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내에 들어서면 신형 모델로의 변신을 확연히 체감할 수 있다. 15인치 대형 TFT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한 '이노비전 콕핏'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이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운전자 시야 중심으로 향해있는 대형 터치스크린은 기존 센터페시아에 구분돼있던 공조 조작부까지 흡수시킨 점은 인상적이다. 두 화면이 하나로 연결된 느낌도 상당히 하이테크한 감성을 북돋는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행 중 직관적인 공조 조작이 어려워 다소 불편하다는 것이다.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GV80이 독립된 터치식 공조 조작부를 통해 이러한 수고로움을 덜어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네비게이션 화면도 넓어진 디스플레이의 활용성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운전자들이 자주 쓴 티맵과 같이 직관적인 경로 안내보다는 지도와 교통 정보를 부각시킨 느낌이 강해, 오히려 음성안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주시하며 주행하는 편이 헷갈리지 않는다. 실제로 동승했던 타사 기자의 경우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암사동으로 길을 잘못 들어 다시 올림픽도로를 타는 상황을 연출했다.

반면에 주행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다. 초반에는 급격하게 튀어나가는 것을 억제해주는 세팅으로 부드럽게 속력을 끌어올리다가, 탄력이 붙고나면 3000RPM을 넘나드는 수준부터 차체가 기민하게 반응, 강력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을 내비친다. 즉, 정숙성과 거주성을 우선시하면서도 밟을 때 만큼은 확실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3.0 V형 6기통 디젤엔진은 육중한 차체를 끌고 나감에도 결코 힘에 부치지 않는다.

투아렉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한 레그룸을 자랑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투아렉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한 레그룸을 자랑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주행 중에는 정숙성도 뛰어나다. 낙낙한 힘을 갖춘 덕분에 디젤 모델임에도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듯 조용히 내달리며,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이나 진동도 상당히 잘 잡아낸 느낌이다. 오히려 1열 시트에서는 2열 동승객을 위해 실내 B필러에 나있는 송풍구의 바람 소리가 귀에 거슬린 뿐이었다. 이 외에도 투아렉에는 올 휠 스티어링 사륜조향 시스템과 차세대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탑재돼 뛰어난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함께 제공한다.

시승 중간 앉아 본 2열 거주성 역시 만족스러웠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한 레그룸을 확보했고, 센터 콘솔 후면에 위치한 공조부를 통해 히팅 시트 기능 및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트렁크는 기본 적재용량이 810ℓ에 달했고, 2열 폴딩 시에는 1800ℓ까지 적재가 가능해져 캠핑 차박도 거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투아렉은 트렁크 기본 적재용량이 810ℓ에 달하며,  2열 폴딩 시에는 1800ℓ까지 적재가 가능해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투아렉은 트렁크 기본 적재용량이 810ℓ에 달하며, 2열 폴딩 시에는 1800ℓ까지 적재가 가능해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만족감 속에서도 첨단 안전 사양(ADAS)의 아쉬움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형 투아렉이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전 라인업에 기본 적용한 점은 칭찬할 만 했지만,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레인 어시스트)의 수준이 다소 뒤떨어져서다. 차선 가운데를 일정하게 잡아주기보다 차선을 넘어갈 경우에만 이를 벗어나지 않도록 살짝 튕겨내는 수준이어서 국내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에는 기대 이하일 수 있겠다.

한편 이날 시승간 연비는 짧은 거리(편도 21.8km) 탓에 앞선 오전·오후조를 포함해 97km(2회 왕복값)를 주행한 결과로 확인해 봤다. 평균 속도 19km/h를 기록한 가운데 10.4km/ℓ의 연비를 기록했는 데, 이는 공인연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아렉의 우수한 효율성을 입증한다.

이날 투아렉 시승간 연비는 공인연비와 동일한 수준인 10.4km/ℓ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날 투아렉 시승간 연비는 공인연비와 동일한 수준인 10.4km/ℓ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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