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기재 “목동아파트 재건축, 정권 교체 전엔 불가능”
[인터뷰] 이기재 “목동아파트 재건축, 정권 교체 전엔 불가능”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2.14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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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이기재 예비후보
“황희 80층 아파트 주장, 선거용이라는 의심 들어”
“재건축 의지 있는 대통령·서울시장·국회의원 필요”
“위선·무능·독재 문재인 정부, 총선서 심판받을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자유한국당 이기재 예비후보는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양천구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자유한국당 이기재 예비후보는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양천구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목동아파트 재건축이 제일 중요한 현안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국회의원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2월 11일 서울 여의도. <시사오늘>과 마주 앉은 자유한국당 이기재 예비후보는 예상 밖의 말을 꺼냈다. ‘밤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주겠다’는 허언(虛言)도 용인(容認)될 듯한 선거판에서, 그는 ‘불가능’을 말했다. 재건축은 국회의원 한 사람의 노력과 의지가 아니라, 정권 차원의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할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현 정부가 재건축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목동아파트 재건축이 이뤄지려면 대통령을 바꾸고 서울시장을 바꿔야 해요.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는 한, 재개발·재건축은 어렵습니다.”

건설회사에서 10여 년을 근무하고,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가진 이 예비후보는 주거환경 개선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믿는다. 그러나 주거환경 개선을 ‘집값 상승 주범’으로 인식하는 현 정부 정책 하에서 재개발·재건축은 요원(遙遠)할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국회에 들어가 지방권력, 나아가 중앙권력을 교체하기 위한 밀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 예비후보는 목동아파트 재건축이 이뤄지려면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는 목동아파트 재건축이 이뤄지려면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부여당, 사실상 재개발·재건축 막아 놔”

그러나 이 예비후보의 단언(斷言)과는 달리, 서울 양천갑 현역 의원인 민주당 황희 의원은 최근 ‘80층 아파트 건설’ 등을 주장하면서 정부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예비후보에게 황 의원의 행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부터 물었다.

-최근 황 의원이 80층 아파트 건설을 주장했는데, 어떻게 보나.

“황 의원 개인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재건축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재건축을 어렵게 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황 의원 개인 의견이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니까 80층 아파트가 필요하다거나 재건축 완화를 해야한다거나 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선거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갈 거다. 정말 80층 아파트를 짓고 재건축을 하려면 자기 정당 소속인 대통령, 서울시장과 싸워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겠나.

솔직히 말하면 진정성에도 의심이 든다. 80층 아파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 임기 내내 박원순 시장과 치열하게 싸웠어야 했다. 박 시장이 35층으로 아파트 층고 제한을 해버려서 고층 아파트를 못 짓는 거 아닌가. 그런데 35층 제한에 맞춰서 목동아파트 지구단위계획이 들어가고 나니까, 이제야 80층 아파트 운운하는 건 선거용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민주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없을까.

그는 민주당이 재개발·재건축에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는 한 국회의원 한 사람의 힘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는 민주당이 재개발·재건축에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는 한 국회의원 한 사람의 힘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거다. 도시 개발을 대하는 태도도 정당의 철학 문제기 때문이다. 도시 개발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는데, 크게 보면 두 갈래로 나뉜다.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도시재생’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노선은 뉴타운이나 신도시처럼 초고층 건물을 짓고 다른 부지는 개방해서 공원을 만든다는가 하는 방식이다. 제인 제이콥스는 기존 도시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조금씩 고쳐나가자는 노선이다. 기본적으로 한국당은 르 코르뷔지에 쪽을 따르고 민주당은 제인 제이콥스 쪽을 따른다. 도시 발전을 바라보는 철학 자체가 다른 거다.”

-목동아파트를 재건축하려면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 때문인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정부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재건축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 얼마든지 재건축을 억제할 수 있다. 실제로 목동아파트는 벌써 30년이 넘은 아파트라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지하주차장도 없고, 지상주차장도 과거 기준으로 만들어놔서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도로변이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실정이다. 이러면 재건축을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2018년 3월에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바꿔버리면서 재건축이 힘들어졌다. 원래 재건축의 첫 번째 장애물이 정밀안전진단이다. 여기서 D등급을 받아야 조합설립이 되고 사업승인이 난다. 그런데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바꾸면서 구조안전성 점수를 20%에서 50%로 올리고, 주거환경여건 점수를 40%에서 15%로 낮춰버렸다. 구조적으로는 괜찮은데 주거환경이 열악한 목동아파트 같은 곳은 재건축이 불가능해져버렸다.

안전진단을 통과한다고 재건축이 되는 것도 아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송파 주공 5단지 같은 데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10년이 됐는데도 아직 착공을 못 하고 있다. 안전진단 통과 후에도 거쳐야 할 단계가 굉장히 많다. 사실상 정부가 재건축을 막아 놓은 거다. 현 상황에서 목동아파트를 가장 빠르게 재건축할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과 서울시장을 교체해서 재건축 기준을 바꾸는 거다.”

-국회에 들어가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정권 교체라는 말로 들린다.

“아까도 말했듯이 도시 발전은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뚜렷한 철학을 가진 국회의원이 활동하면서 서울시장을 만들고 대통령을 만들어야 도시가 바뀐다. 제가 그 첫 단추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기본적으로 양천은 교육열이 굉장히 높은 도시라 주거환경만 높여 주면 ‘명품교육주거지역’이 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그래서 주거환경을 높이려고 하는데, 정부와 서울시가 그걸 막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정권을 교체한 다음에, 목동아파트 재건축 문제나 구 주택지 재개발 문제, 노후화된 신정차량기지를 이전시키고 그 부지를 공원화하는 사업, 목동선·강북선 노선 조기 착공 같은 과제들을 이뤄내려고 한다.”

“보수, 새로운 시대 맞는 성장 담론 개발해야”

하지만 다가오는 총선에서 보수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은 여전히 진보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되는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가 던진 마지막 카드인 ‘보수 통합’을 이 예비후보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보수 통합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당연히 긍정적으로 본다. 보수 전체가 총선을 앞두고 절박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통합이 가시화된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데 대한 위기감, 총선 승리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합쳐진 결과가 보수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많은데.

“기득권을 옹호하는 보수냐 4차산업 시대에 맞는 개혁적 보수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보수를 지향한다는 점은 마찬가지기 때문에 충분히 통합이 가능하다. 보수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예비후보는 보수 통합이 ‘절실함’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는 보수 통합이 ‘절실함’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새보수당이 한국당으로 돌아가면서 ‘도로 친박당’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친박 친이 프레임은 낡은 프레임이다. 이제 스스로를 친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친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다. 물론 통합이 되고 나면 당내에서도 색깔 차이가 날 거고 논쟁도 생길 거다. 하지만 그건 어느 정당이나 마찬가지다. 신한국당이나 한나라당, 새누리당 시절을 보면 보수 정당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수구적 보수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해 왔다. 그 안에서 논쟁도 하고 노선 투쟁도 했다. 이처럼 오히려 한데 모여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게 더 건강한 보수를 만드는 길이 아닐까 싶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 통합 과정에서 원 지사는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이 양적 통합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질적 통합 질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지 않나. 바로 이 대목에서 원 지사가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원 지사는 개혁 보수의 아이콘이고, 제주도에 내려가서도 블록체인이나 전기차처럼 미래 콘텐츠와 관련한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서 애를 써왔다. 이런 원 지사의 이미지와 경험은 보수에 큰 자산이 될 거다.”

-보수가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옳은 지적이다. 저는 보수 신당이 좀 더 개혁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최근 한국당에서 나오는 주장을 보면 너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만 강조하는 것 같다. 

그는 보수가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며, 개혁 보수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는 보수가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며, 개혁 보수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물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야 하지만, 여기에만 집중하다 보면 산업화 시대 논리와 다를 바가 없어진다. 민부론만 봐도,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이명박 정부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국민들이 가진 복지에 대한 욕구나 양극화 해소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단순히 ‘문재인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파괴하니까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자’고 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성장이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성장과 같은 담론들을 생산해내고 그에 맞는 경제 비전, 복지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인재 영입도 그런 콘텐츠를 가진 분들을 영입해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장외투쟁 성과나 적폐청산 피해를 기준으로 인재를 영입하는 게 국민들이 원하는 보수의 발전 방향이냐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서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정권 심판 바람이 불거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의 문재인 정부는 거짓과 위선, 무능, 독재.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대통령이 신년사나 기자간담회, 국민과의 대화 이런 데서 ‘경제 이상 없다, 전쟁 위험도 다 제거됐다’고 말했다. 거기 동의할 수 있는 국민이 몇 퍼센트나 될까. 그건 국민을 속이는 거다. 또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적폐몰이 해놓고, 정작 자기들은 더한 일들을 하고 있지 않나. 그나마 보수는 내부 비판도 있고 국민들로부터 심판도 받았는데, 이들은 잘못을 감추고 포장하고 심지어 검찰 개혁 프레임을 만들어서 자기들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게다가 굉장히 무능하다. 저는 이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 때의 실패에서 배운 게 있을 줄 알았는데, 모든 걸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무능을 포장하는 기술이 없었는데 지금은 포장술이 탁월해졌다는 것 정도다.

무엇보다도 이런 거짓과 위선, 무능을 감추려다 보니까 독재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문제다. 권력 유지 수단으로서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 선거법 개정안 같은 걸 야당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해버린다. 굉장히 위험하다. 군복만 안 입고 군화만 안 신었지, 민간 독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어떤 면에서 보든,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한 심판 바람이 불거라고 확신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미래통합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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