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레미콘 잊어주세요’…레미콘업계, ‘친환경’ 이미지 구축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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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레미콘 잊어주세요’…레미콘업계, ‘친환경’ 이미지 구축 안간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2.18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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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에 B2B에서 B2C로…“소비자 신뢰 회복이 살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레미콘업체들이 친환경 제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 레미콘 출하량 감소, 실적 부진,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불량 레미콘 사태 등 최근 일련의 일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shutterstock
국내 레미콘업체들이 친환경 제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 레미콘 출하량 감소, 실적 부진,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불량 레미콘 사태 등 최근 일련의 일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shutterstock

지난해 성신양회발(發) 불량 레미콘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레미콘업계가 친환경을 내세워 이미지 개선에 나선 모양새다. 각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기존 B2B(기업-기업 간 거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로 확장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국내 레미콘업체들이 획득한 레미콘 제품 환경성적표지 인증(저탄소제품, 탄소발자국 등) 규격 수는 총 151개로 집계됐다. 이중 인증 일자가 지난 2019년 5월 불량 레미콘 사태 이후 시점인 건 132개로 전체의 87.42%에 달하며, 특히 지난해 4분기(74개)에 절반 이상이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회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표산업은 지난해 11월 4개, 유진기업(동양 포함)은 지난해 7월 3개와 지난 3일 3개 인증을 획득했다. 불량 레미콘 논란을 야기했던 성신양회의 성신레미컨도 5개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지난해 12월 몰아서 받았다.

이밖에 쌍용레미콘(2019년 10월 6개), 아주산업(2019년 12월 2개), 한일시멘트(2019년 9월 3개), 아세아시멘트(2019년 10월 5개) 등 업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다른 업체들도 환경성적표지 인증 제품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레미콘업계가 친환경에 집중한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실제로 삼표산업은 지난 2014년 대림산업과 시멘트 저감형 친환경 저탄소 콘크리트를 공동 개발해 시장에 선보였다. 2018년에는 대기오염 문제를 개선한 제품 블루콘 스피드·블루콘 윈터를 출시하기도 했다. 유진기업도 같은 해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정부가 최근 수년 간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은 자재를 사용해 지은 건축물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감면, 건축기준 완화, 가점 등 각종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각 업체들이 친환경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궤가 다른 분석도 제기된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레미콘 출하량 감소, 실적 악화로 최근 어려움을 겪으면서 각 업체들이 B2B에서 B2C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업계의 전반적인 이미지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불량 레미콘 논란이 터지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친환경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레미콘 출하실적은 2017년 1억7429만 ㎡, 2018년 1억5572만 ㎡, 2019년 1억4500만 ㎡ 등으로 급감했다. 업계에선 2020년 레미콘 출하실적을 1만3900만 ㎡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에 따르면 주요 레미콘사들의 지난 1월 수도권 출하량은 약 174만㎥로 전년 동월(218만㎥) 대비 20% 가량 줄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레미콘뿐만 아니라 건자재업계 전체가 직격탄을 맞은 실정이다. 여력이 있는 레미콘사들은 B2C 사업 다각화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 중인데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는 불량 레미콘 사태가 터졌다"며 "소비자 신뢰 회복이 지속가능경영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살길이라는 판단 하에 친환경 이미지 구축으로 신뢰도 제고를 추진 중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레미콘업체 가운데 가장 B2C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회사는 유진기업이다. 유진기업은 지난 2013년 건자재 유통사업에 진출하며 일찍부터 고객층 확장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홈인테리어 전문매장인 홈데이와 건축자재 공구 원스톱 쇼핑센터인 에이스 하드웨어를 운영하며 종합 건자재 유통회사로의 성장을 위한 포석을 뒀다.

삼표그룹도 지난 2018년 프랑스의 파렉스사(社)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특수 몰타르·접착제 브랜드 '블루탈'을 선보이며 인테리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2월에는 삼표기초소재·네비엔·경한 등 계열사를 합병시키며 철스크랩 가공, 철강 부산물 재활용, 건설 폐기물 처리, 폐기물 소각장 사업 등 환경자원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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