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부는 대형마트…구조조정에 내홍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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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부는 대형마트…구조조정에 내홍 조짐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2.19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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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고강도 체질개선 예고
마트노조, 구조조정 철회 요구 집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홈플러스 롯데마트 매장 모습 각 사
홈플러스와 롯
데마트 매장 모습 ⓒ각 사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군살 빼기에 돌입한 대형마트가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하자 마트 노동자들이 사실상 해고통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올해 강도 높은 체질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노사 간 내홍은 격화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회사의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연이어 노사갈등이 불붙는 모양새다. 마트노조 롯데마트지부(이하 롯데마트 지부)는 최근 롯데쇼핑의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면 투쟁에도 나설 방침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비효율 매장 200여곳을 정리한다는 내용의 ‘2020 운영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마트가 속한 할인점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손실 24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롯데마트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대형마트에는 직영뿐만 아니라 입점-협력업체까지 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며 “사실상 수만 명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김영주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 위원장은 “회사는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며 “인력 재배치 계획도 믿기 어렵다. 앞으로 희망퇴직 등 사실상의 해고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준모 마트산업노조 교선국장도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직영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게까지 닥친 재앙”이라며 “사내유보금 41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경영악화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협력업체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에는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홈플러스지부)가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 강제전배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강제전배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회사가 결국 십년 넘게 홈플러스를 위해 헌신한 노동자인 조합원 2명을 강제발령했다”며 “이번 강제발령은 납득할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고 당사자들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은 폭력적인 발령”이라고 강조했다. 지부에 따르면 회사는 당사자들의 거부와 노동조합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점 조합원 1명, 경기 시화점 조합원 1명 등 2명의 조합원을 익스프레스 매장으로 강제발령했다. 

홈플러스지부는 홈플러스 경영진이 손대는 사업마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같은 경영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도 주장했다. 홈플러스지부는 “스페셜매장은 목표보다 저조한 성과에 허덕이고 있고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던 리츠 설립은 망신만 당한 채 풀거품이 됐다”며 “홈플러스 2만 직원들은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으로 골병들고, 일상적인 강제전배로 하루하루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사측은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줄고, 온라인이나 슈퍼마켓·편의점을 찾는 고객은 증가하는 등 급변하는 유통산업 환경에 발맞춰 단행한 정상적인 인사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기존 대형마트 인력을 온라인 관련 업무 및 슈퍼마켓(홈플러스 익스프레스)으로 전환하는 것은 정당한 경영활동”이라며 “회사는 인사 대상자와 3회에 걸쳐 면담을 진행하는 등 노조와 합의한 절차를 적극 따랐음에도 ‘강제전배’라는 주장을 펼쳐 심히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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