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총선결과는…“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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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총선결과는…“뭉쳐야 산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2.21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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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통합 정치가 선거 정국서 유리
이번 통합과 분열의 이유와 비교해보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통합과 분열…. 심지연 교수의 <한국정당정치사>에 따르면 당의 역량을 집결시키고 외연을 확장해 통합의 노력을 경주한 쪽은 대체로 역대 선거에서 이겨왔다. 총선만 놓고 봐도 반대로 분열한 쪽은 져왔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역대 총선은 어떤 이유로 통합하고 분열했을까.

◇전두환 군사정권 12대 총선, 반독재 통합의 승 = 1979년 10‧26 사태 이후 서울의 봄이 오는가 싶었지만 야권의 분열은 신군부 등장의 단초로 이어졌다. 암흑기를 거쳐 85년 12대 총선이 돼서야 분열됐던 야권은 정파 간 통합을 계기로 구심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YS(김영삼)와 DJ(김대중)계의 신민당 결성을 계기로 마침내 87년 직선제 개헌을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 야권은 신민당에서 통일민주당으로, 다시 평민당으로 재분열에 이르며 통합의 여세를 이어가지 못해 대선에서 지는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85년 신민당은 반 독재 세력을 구축해 12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뉴시스
85년 신민당은 반 독재 세력을 구축해 12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뉴시스

 

◇노태우 정부 13대 총선, 군웅할거 여소야대 / 14대 총선은 내각제 분열로 여당 패(敗) = 노태우 정부에서는 13‧14대 총선이 치러졌다. 1988년 4월 26일 의정사상 최초로 여소야대 결과를 초래한 13대 총선의 경우는 전반적 분열의 상태라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한 채로 끝났다. 민정, 민주, 평민, 공화 4개 정당이 지역 간 제휴나 연합 없이 할거해 있었기 때문이다.

외형상 통합을 해도 내부 결속을 하지 못하면 패할 가능성이 높음을 14대 총선에서 엿보인다. 삼당합당(YS+노태우+김종필) 후 실시된 1992년 14대 총선은 대선을 8개월 앞둔 시점이라 대선 전초전의 양상이 뚜렷했다. 당시 여권은 민정당과 민주당, 공화당이 민자당으로 통합하며 218석의 거대 당을 이뤘지만, 내각제각서를 둘러싼 갈등 등 분열 양상을 보였다. 또 외부적으로는 낙천자들이 정주영의 통일국민당으로 흡수되는 등 2차 분열로 이어져 총선 결과 149석밖에 차지하지 못하며 참패에 이른다.

◇YS 정부 15대 총선, DJ 분당 초래… 야권 패 = 1996년 YS 문민정부 당시 15대 총선의 경우 야권에서는 정계 복귀한 DJ(김대중)가 민주당을 깨고 나와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는 등 분열을 초래해 패했고, 개혁공천을 단행한 여당(신한국당)은 선전했다.

◇DJ 정부 16대 총선, 여당-자민련과의 공조 파기로 분열…야당 승(勝)= 김대중 국민의정부에서 실시된 2000년 4‧13 16대 총선은 새천년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가 파기되면서 기대 미달의 성적을 보였다. 야권은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견제의석 확보를 내세우며 약진해 제1당이 됐다. 전국 평균 57.2%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한나라당은 총 133석, 새천년민주당은 115석, 자민련은 17석을 거뒀다.

◇참여정부 17대 총선, 탄핵 역풍 계기 여당 구심력↑ = 노무현 참여정부 때인 17대 총선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의 대승으로 끝났다. 5월 총선을 앞두고 통과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민심의 역풍으로 돌아와 여당이 결속하고 통합하는데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87 체제 이후 처음으로 정부여당이 152석의 과반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MB 정부 18대 총선, 보수 여권 계파 분열했지만 각자도생 / 19대 총선, 여당 위기의식 계기로 통합 후 ‘승’= 이명박 정부 기간에는 18‧19대 총선이 열렸다. 2008년 5월에 치러진 18대 총선은 보수 여권이 한나라당,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등으로 분열됐음에도 각자 대승해 전체 여권 파이가 대폭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참여정부 심판론에 대한 후폭풍이 그만큼 커 보수 여권에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MB 정부 말에 실시된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위기의식을 느낀 한나라당이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박근혜 대표 중심으로 결속․통합해나가면서 레임덕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견해다.

◇20대 총선, 친박vs비박…보수 분열로 ‘패’ = 박근혜 정부에서의 20대 총선은 볼썽사나운 내부 분열을 자초한 여당의 패배로 끝났다. 친박과 비박 간 권력투쟁이 공천 파동으로 이어지면서 보수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로 연결됐다는 지적이다.
 

범 중도보수 야권 통합 신당인 미래통합당이 지난 17일 출범했다.ⓒ뉴시스
범 중도보수 야권 통합 신당인 미래통합당이 지난 17일 출범했다.ⓒ뉴시스

 

文정부 21대 총선은?

4월 15일 열리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의 21대 총선은 어떨까. 크게는 반문 전선으로 일컫는 정부 견제 심리를 이유로 분열보다는 통합 움직임이 가속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미래통합당 출범 중심으로 황교안 체제의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유승민 개혁 보수계인 새로운보수당, 원희룡 제주지사 등 흩어졌던 보수가 다시 뭉쳐지고 있는 것이다.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외연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영환 문병호 김근식 등 옛 국민의당 출신들, 중도우파인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당, 민주당 출신의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 등이 합류해 있다.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단체계도 미래통합당에 결합됐다. 2040세대 정당인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 보수, 새벽 등 청년 중심의 군소정당들도 속속 결합하고 있어 스펙트럼 넓다.

공천 과제 등이 관건이긴 하겠지만 총선을 앞두고 범중도보수기구의 빅텐트가 외형상으로는 만들어져 가는 셈이다. 역대 총선에 비춰 대체로 플러스 정치를 잘한 쪽이 승기를 잡아왔다는 점에서 보수야당의 통합 파급력에 기대를 거는 눈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외에도 크고 작은 정당 간 통합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20일 보수 야권 쪽에서는 조원진 우리공화당과 김문수 자유통일당이 통합을 선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정파끼리 합친 것으로 미래통합당과의 통합 대신 현재로서는 연대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 기반의 중도 노선 정당들도 통합 절차에 돌입했다. 이들 호남 3당은 오는 24일 합당 절차를 밟기로 했으며 또 동시에 손학규 대표도 물러날 예정이다.

한편, 반문을 넘어 비문 세력이라면 모두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정계개편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이 같은 구상이 일부 실현될지도 관심사다.

전 새누리당 대표인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지난 1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문재인 정권의 권력 사유화와 남용, 편 가르기가 심각하다”며 “표로써 폭주하는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동의하는 세력들은 정파를 초월하고 정당을 초월하고 한 당 안으로 들어오든, 선거 연대가 됐든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기존 집 나간 보수 세력들은 말할 것도 없고 호남 기반의 전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도 최고의 예우를 해 다 빅텐트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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