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사이클 무너질라…기아차, 쏘렌토 사전계약發 역풍에 ‘전전긍긍’
골든사이클 무너질라…기아차, 쏘렌토 사전계약發 역풍에 ‘전전긍긍’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2.24 15: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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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렌토 하이브리드, 연비 미달로 친환경차 세제 혜택 못받아…미흡한 준비로 사전계약 중단 ‘망신살’
사전계약 잭팟이 되려 고객 불만 걷잡을 수 없이 키워…신차효과 반감에 보상비 마련까지 ‘산넘어 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기아차는 지난 20일 4세대 쏘렌토의 사전 계약을 시작한 이래, 하루 만인 21일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 계약을 중단했다. ⓒ 기아차 홈페이지 갈무리
기아차는 지난 20일 4세대 쏘렌토의 사전 계약을 시작한 이래, 하루 만인 21일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 계약을 중단했다. ⓒ 기아차 홈페이지 갈무리

기아자동차가 지난해부터 공들여 구축해 온 '신차 골든 사이클'이 악재에 부딪혔다. 최근 사전 계약을 시작한 4세대 쏘렌토의 주력 트림인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이 연비 미달로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못받게 돼서다. 기아차는 뒤늦게 사과하고 사전계약 중단 및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고객 불만 속출과 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 모습이다. 더욱이 골든 사이클의 허리역할을 해낼 쏘렌토의 신차 효과마저 둔화될 수 있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20일 4세대 쏘렌토의 사전 계약을 시작한 이래, 하루 만인 21일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 계약을 중단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와 2.2 디젤 등 2개 모델로 선보였지만, 이중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이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세제 혜택 제외로 인한 판매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배기량 1598㏄의 쏘렌토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이 정부의 친환경차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인연비 15.8km/ℓ(1000~1600cc)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데, 실 공인연비는 이에 못미친 15.3km/ℓ에 그친 것이다. 기아차가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국산 최초의 중대형 하이브리드 SUV'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세제 혜택을 포함한 판매 가격으로 사전계약을 진행했다가 큰 낭패를 보게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이번 사전계약 혼선으로 인해 구매 고객들은 친환경차에 주어지는 개별소비세 100만 원, 교육세 30만 원에 10%의 부가세에 해당하는 13만 원 등 143만 원의 친환경차 세제 절감 혜택을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하이브리드차에 주어지는 취득세 90만원 할인 혜택도 소멸, 총 233만 원의 가격 상승 부담을 떠안게 됐다.

기아차는 부랴부랴 지난 21일 오후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 배너를 띄우고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이날 오후 4시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을 중단하며, 디젤 모델의 사전계약을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 가격이 변동될 예정임을 알렸고, 세제 혜택 소멸로 피해를 보게 된 사전계약 고객들에게는 별도 보상안을 마련해 개별 연락할 계획임을 알렸다.

4세대 쏘렌토의 모습. ⓒ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의 모습. ⓒ 기아자동차

하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음에도 정부 기준의 친환경 하이브리드차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은 해당 모델을 구매해야 하는 메리트가 없어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쏘렌토 하자브리드'라는 오명을 붙여가며, 기아차의 어처구니없는 사전계약 중단 사태를 질타하고 있다.

더욱이 4세대 쏘렌토의 흥행 잭팟 분위기도 기아차의 경영 부담을 늘리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한 자동차 전문지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쏘렌토는 사전계약 이틀만에는 총 2만1884대의 계약고를 올렸으며, 이중 하이브리드가 64% 비중에 달하는 1만3850대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술적으로 1대당 최대 233만 원에 달하는 고객 세제 혜택을 기아차가 전액 보상할 경우, 323억 원에 달하는 자금 출혈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취득세를 제외한 세제 혜택분 143만 원 만을 보전해주더라도 200억 원에 가까운 비용 지불을 피할 수 없다는 셈법이 나온다.

물론 더 큰 문제는 사전계약 고객들에게 보상안이 주어지더라도, 그 이후 일반 고객들의 구매 저항감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전계약 고객 대비 아무런 보상없이 웃돈을 얹어주고 차량을 구매해야 하는 셈인 만큼, 불편한 시각을 내비칠 수 있어서다. 이는 당장의 신차 효과 반감 및 이후 플랫폼 공유로 상품성이 보완돼 나올 싼타페 페이스리프트에 그 수요를 대거 내줄 수 있어 위기감을 높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이번 연비 미달로 인한 사전계약 중단 사태는 '참사'라고 볼 수 있다. 구멍가게가 아니고서야 대기업이 이런 식의 실수를 저지른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상 기아차의 얼굴 격인 쏘렌토의 신차 효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충분히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원가를 단 1원이라도 낮추기 위해 애를 쓰는데, 대당 140만 원이 넘는 세제 혜택을 과연 어떻게 보상해 줄지가 관건"이라며 "전액을 다 지원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절충안을 내밀 가능성도 있다. 이 외 디젤만 먼저 출시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에는 상품성 개선을 통해 재인증을 거친 후 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 공지 이후 고객 보상안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들에게 졸속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자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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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2020-02-24 19:39:03
진짜 사실대로 글 잘 쓰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