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정부 지원없인 코로나 못 버틴다”…LCC 업계 호소에도 여론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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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정부 지원없인 코로나 못 버틴다”…LCC 업계 호소에도 여론은 싸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2.28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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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LCC 업계가 정부에 SOS를 요청했습니다. 각사별 자구책만으로는 국가적 재난에 맞서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다만 이번 긴급 금융지원 요청을 둘러싸고 '시장 경제 논리에 맡겨야 한다, 기업 퍼주기식 혈세 지원은 안된다'는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어,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입니다.

국내 6개 LCC(저비용항공사) 사장단은 지난 27일 공동 명의의 긴급 건의문을 내고 "항공산업이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정부 차원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이 지원 요청한 내용을 살펴보면 무담보 및 장기 저리 조건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비롯해 공항사용료 및 세금 전면 감면 조치,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의 한시적 인상 등이 골자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항공업 구조상 부채비율이 높은데다 누적 적자까지 늘면서 시중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데 있는데요. LCC 사장단은 "즉각적인 유동성 개선을 위해서는 자금조달 지원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지원 규모를 확대해 줄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공항사용료 등 각종 비용 납부유예 조치도 실질적 지원이 못된다는 점에서 항공기 재산세, 항공유 수입관세 등의 추가적 감면이 필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또한 항공사 근로자 휴업수당에 지원되는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을 한시적으로 현행 2분의 1 수준에서 3분의 2까지 인상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각 사 모두 절박한 심정으로 임금 반납, 유·무급 휴직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지만, 운항 노선 축소로 인한 손실이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 인력 유지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다만 이번 LCC사들의 간곡한 지원 요청을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미 정부 차원에서 최대 3000억 원의 긴급대출 지원과 올 한 해 동안 미사용 운수권·슬롯 회수를 유예하는 조치 등을 담은 긴급 지원안을 내놓은 바 있어서입니다.

여기에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그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듯 합니다. LCC 시장의 과당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자체 구조조정 노력 없이 정부의 무분별한 혈세 투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의 단기 처방 남발로 혈세를 낭비했다가는 부실 기업만 키워, 제2의 한진해운 파산 사태·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형국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LCC 업계의 자금지원 요청에 대해 강한 불쾌감마저 내비치고 있네요. 국가 기간산업의 붕괴와 공멸을 운운하며 1만5000여 명의 일자리를 볼모로 삼고 협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지금 어렵지 않은 곳이 어디 있나", "항공만 도울 수는 없다. 시장 경제에 맡기자"는 의견들이 줄을 잇고 있음은 이를 방증합니다. 분명한 점은 이번 악재를 극복하기까지 정부 및 국토부, 항공사들 모두 낭패를 볼 수밖에 없게 됐네요. 정부 입장에서는 신규 LCC 허가를 내주며 과당 경쟁과 난립을 방치한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데다, LCC들도 그간의 가파른 성장세에 취해 확장 경쟁만을 벌이다 정작 내실과 기본 체력을 제대로 기르지 못했다고 볼 수 있어서입니다.

다소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 해당 기사로 인해 반감을 가지셨다면 사과를 표하고 싶네요. 필자 역시 국민 한사람으로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최선의 방향을 찾길 바라는 마음은 매한가지임을 헤아려주길 바랍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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