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험지부터?…통합당 ‘청년벨트’ 12곳, 수도권 험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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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험지부터?…통합당 ‘청년벨트’ 12곳, 수도권 험지 논란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3.0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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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 반 타의 반으로 험지에 내던져진 청년 후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청년 후보들의 험지 출마는 절반은 그들이 가진 젊음의 패기에서, 나머지 절반은 당의 권유에서 비롯됐다.ⓒ뉴시스
청년 후보들의 험지 출마는 절반은 그들이 가진 젊음의 패기에서, 나머지 절반은 당의 권유에서 비롯됐다.ⓒ뉴시스

자의 반 타의 반.

총선을 앞두고 험지(險地)에 내던져진 청년의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다. 청년 후보의 험지 출마는 절반은 그들이 가진 젊음의 패기에서, 나머지 절반은 당의 권유에서 비롯됐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26일에 발표한 △서울 광진갑(김병민) △도봉갑(김재섭) △노원병(이준석) △경기 성남분당을(김민수) 등 4곳에 더해, 지난 1일 경기도 8곳(△수원정 △광명을 △의왕‧과천 △용인을 △화성을 △파주갑 △남양주을 △김포갑)을 추가로 청년벨트로 지정했다. 나머지 8곳의 지역구 후보는 젊은 인재를 뜻하는 FM(Future Maker, 퓨처메이커) 16인이 경쟁을 통해 공천이 확정된다.

16인 FM 중 한 명인 천하람 젊은보수 대표는 “8개의 지역구를 청년 제한 경쟁 지역으로 분류해 청년을 공천하겠다는 취지”라고 청년벨트를 소개했다. 이어 천 대표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후보자들로부터 1~4순위 지역구 지원을 받아 당에서 적합한 지역을 후보자의 강점을 고려해 조율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복수의 후보자가 한 지역에 몰리면 경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화가 진행됐거나, 젊은 후보를 원한다고 판단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됐다는 청년벨트.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정된 12곳의 지역구는 당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의원이 승리한 지역이다. 2012년 제19대 총선까지 확대하더라도 12곳 중 1곳(성남분당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구에서 진보 정당이 승리를 거둔, 보수 정당의 험지라 할 수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청년 후보들이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마지막 날, 민주당의 4명의 청년 후보는 모두 진보 정당의 험지라고 하는 지역구(대전 동구)나, 현역 중진 의원이 터를 닦은 지역구(서울 동대문구을, 송파구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與野) 청년 후보들은 불리한 지역구에 낙담하지 않고, 젊은 패기를 보여줬다.

“젊은보수 취지 자체가 권위주의 수구 꼰대를 배척하고 제대로 된 정책적 보수를 해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도시가 있는 수원정이나 화성을은 기존에 생각했던 지역구였다. 개인적으로 이들이 꼭 험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해볼 수 있는 곳이라 본다.” - 젊은보수 천하람 대표, 2일 기자와의 통화 中

“보수당의 험지라고 불리는 도봉갑에 출마한다. 민주당의 586세대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김근태 의원님의 지역구에 차세대 정치 그룹으로서 자웅을 겨뤄보고 싶었다. 저희는 저희 방식대로 반드시 이길 생각이다. 반드시 이길 것이다.” - 같이오름 김재섭 대표, 2월 <시사오늘> 인터뷰 中

“우리 당(민주당)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을 찾기보다 가장 애정 있는 지역에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세대 균형의 요구는 2020년의 상식이 됐다고 보기 때문에 그 상식에 맞는 선택을 한 것뿐이다.” -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 1월 기자회견 中

절반의 자의와 절반의 타의로 험지로 던져진 청년 후보들. 과연 그들은 험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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