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핀테크①] 은행권, 미래에는 구글이나 아마존이 경쟁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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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핀테크①] 은행권, 미래에는 구글이나 아마존이 경쟁상대다?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3.05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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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IT기업, 은행업 진출…금융업, 더이상 독보적 위치 아니다
P2P전문 핀테크 기업 ‘렌딩클럽’, 美 최초로 대형 은행 인수 ‘주목’
핀테크(Fintech) 넘어 테크핀(Techfin) 시대로…서비스 차별화↑
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대형 IT기업들, 금융업 진출에 ‘가속 패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멀지 않은 장래에 은행 경쟁자는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ICT 기업들이 될 것이다. 금융 서비스 분야는 어느새 IT 신기술 전쟁터가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국민은행 창립 16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윤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3년이 지난 현재, 가까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3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 빅테크 기업의 은행·금융업 진출이 눈에 띄게 진행 중이다.

최근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금융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Pixabay
최근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금융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Pixabay

“다윗이 골리앗 잡았다”…美 최초, 핀테크 기업이 은행 인수

지난달 미국 P2P전문 핀테크 기업이 미국 대형 인터넷은행을 인수했다. 핀테크 기업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는 은행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을 인수한 핀테크 기업은 '렌딩클럽'으로 미국 최대 P2P 대출업체다. 렌딩클럽은 은행권의 고금리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돈이 필요한 사람과 여유 자금을 굴리고 싶은 사람을 인터넷을 통해 직접 연결해 준다. 렌딩클럽은 국내 핀테크 육성 정책의 모범 사례로 여러번 언급되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렌딩클럽은 14억달러 규모의 대형 인터넷은행인 라디우스를 인수함으로써, 예금을 통한 안정적 자산확보로 혁신 금융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스콧 샌본 렌딩클럽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대출 업무와 예금 업무를 P2P 금융과 결합해 기존 금융 수익 구조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다”면서, “고객 접점을 넓혀, 기존 금융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핀테크(Fintech)를 넘어 테크핀(Techfin) 시대로

아울러 최근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금융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출 서비스를 개인에서 기업대출까지 확대하는 등 '핀테크(Fintech)'를 넘어 '테크핀(Techfin)'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핀테크가 은행 등 금융기관이 ICT기술을 받아들이는 주체였다면, 테크핀은 ICT기업이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일례로 아마존은 '아마존 페이', '아마존 캐시', '아마존 렌딩' 등의 금융서비스를 내놓으며,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사업에 뛰어들었다. 릿쿄대 경영대학원 다나카 교수는  "‘아마존 캐시’는 화폐를, ‘아마존 렌딩’은 대출을, ‘아마존 포인트’는 예금 이자를 대신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기존 금융업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렌딩은 기업대상 대출 플랫폼으로, 아마존이 선정한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누적 기준으로 50억달러 이상의 아마존 렌딩을 제공했다. 일부에서는 향후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파괴적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최근에는 글로벌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아마존의 이커머스 대출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애플과 손을 잡고 아이폰 기반 신용카드 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페이팔도 인터넷은행인 웹뱅크와 손잡고 자사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업대출인 페이팔 워킹 캐피탈을 제공하고 있다. 대출 심사와 실행은 은행에서 담당하지만, 대출자의 신용은 전적으로 페이팔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된다.

KB금융경영연구소 김동우 연구원은 "자금력, 규제, 고객기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기업들이 금융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전통 금융회사의 영역이었던) 기업대출 시장에서도 핀테크 주도의 변화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증권업에 도전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이 생활금융 플랫폼에 도전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상황이다. ⓒ각 사 제공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증권업에 도전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이 생활금융 플랫폼에 도전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상황이다. ⓒ각 사 제공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대형 IT기업, 금융업 진출 속도낸다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증권업에 도전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이 생활금융 플랫폼에 도전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상황이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3000만명의 가입자에게 통합자산관리, 주식, 보험 등의 금융상품, '네이버 쇼핑' 후불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 네이버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와 AI기술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대표적 메신저 IT기업인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합쳐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한 모습이다. 간편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지난해 3000만명을 돌파했으며, 거래액이 전년도에 비해 지난해 2배 성장한 48조원을 기록했다. 더불어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7일 증권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6일 만에 20만 계좌(3일 기준)를 넘어섰다.

1600만 이용자를 보유한 핀테크 업체인 토스도 증권업 진출을 가시화했다. 토스증권은 지난달 21일 금융당국의 증권업 인가 심사를 받았으며, 결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제 3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2021년 하반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설립 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최희재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도 빅테크 기업 등의 진출 가속화에 대응해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적시에 편리하게 제공하려는 변화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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