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달] “안전 대책 시급”…취약노동자는 괴롭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코로나 한달] “안전 대책 시급”…취약노동자는 괴롭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3.09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트노조 “직원 마스크 지급 원활하지 않아”
배송기사, 감염·과로 이중고…“정부 차원 감독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김유종
배송기사, 마트 직원 등 노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관련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유종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을 넘어가며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지만 유통업계 현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밀접 접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택배 배송기사, 마트 직원 등의 경우 재택근무가 불가한 데다 근무 중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커 안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며 감염에 취약한 서비스직 노동자들이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 직원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다중이용시설인 대형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면 접촉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보다 강력한 회사 차원의 감염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최근 “매장당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에서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지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대형마트에서 고객의 안전도 담보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대형마트 일부 매장에서는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에게 사비로 구매를 권유하면서 마스크 부족문제를 해결하거나 3주 동안 2번밖에 지급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스크가 매일 지급되지 않거나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개인 구매를 지시하기도 했다.

택배 배송기사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무 특성상 감염 위험이 높은 데다 최근 대다수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고 필요한 물품들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업무 강도까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은 몰려드는 주문에 정상 배송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온라인배송 노조)는 지난달 26일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보다 배송물량이 폭증해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대형마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고 온라인몰을 통해 배송을 주문하는 고객이 급증했다. 업무량은 증가했으나 과로로 인한 처우 개선이나 인력 충원 등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들은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대형마트에 △배송인력 충원 △배송주문 중량 제한 신설 △배송기사에 마스크·손소독제 지급 △연장·휴일수당 지급 △대형마트 차원의 안전대책 마련 △격리·확진 배송기사 생계비 보전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같은날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도 입장문을 내고 “택배업무의 특성상 감염 위험이 대단히 높을 뿐 아니라 택배노동자가 감염될 경우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문제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초보적인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등 택배노동자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와 택배사에 △면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택배배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안전한 배송대책 필요 △관련 정보(코로나19 관련 폐쇄건물 등)의 신속한 공유를 통해 감염병 확산 방지 △택배노동자에 대한 안전대책 및 생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최근 주요 이커머스업계와 택배사들은 일선 현장에 비대면 배송 지침을 내리고 재고 확보와 배송인력·차량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택배연대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장에서 택배사의 대응은 사실상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으며 택배노동자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대책은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택배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 수칙을 마련하고 정부 차원의 강력한 통제와 현장실사만이 이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