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인택 “코로나19, 백신개발 전까지 지연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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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인택 “코로나19, 백신개발 전까지 지연전략 필요”
  • 김용주 기자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3.10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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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생물학자 이인택 박사
“코로나, 사스보다 20배 강한 전염력”
“재발 이유는 다른 장기 전이로 추측”
“마스크, 정부주도로 공장 세웠으면”
“한국, 美 기초과학연구지원 카피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해 김용주 기자 김병묵 기자]

ⓒ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코로나19는 사스처럼 완전히 전염을 막는다는 전략보다는 전염을 늦추기 위한 방향으로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세포생물학자 이인택 박사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했고, 중국에서 연구한 경험이 있는 과학자다. 1990년 잠실고등학교 재학 중 도미해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UC Berkeley) 캠퍼스에서 분자생물학으로 학사, 미국 조지아대학에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박사는 예일대 의과대학에서 연구 중에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스만 (James Rothman) 교수의 권유로 중국 상해과학기술대학교(ShanghaiTech University)에 나노스케일 세포 생물학 실험실(Laboratory of Nanoscale Cell Biology)의 공동연구책임자로 부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처가가 있는 경남 김해에 잠시 머물고 있는 그는 전문가의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자세하게 진단했다. <시사오늘>은 이 박사와 9일 원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코로나19가 사스, 메르스 등 과거 전염병들과 다른 점은 뭔가.

"기본적으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과거의 메르스나 사스 전염병 때와는 그 전염원이 감기와 인플루엔자 독감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월 중순 경, 미국과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겉표면에 존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람의 기도, 폐, 콩팥, 심장세포 등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ACE2’ 라는 수용체에 결합하는 친연성이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비해, 약 20배 정도 높다는 것을 발견해서 학계에 보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에 비교해서 10배에서 20배 낮은 노출로도 면역방어체계를 뚫고 사람의 세포로 침입해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이 연구는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주고 있다. 사스처럼 완전히 전염을 막는다는 전략보다는 전염을 늦추기 위한 방향으로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임을 가리킨다. 대략 2-3년안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개발이 완료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때까지, 지역전파를 최대한 지연 시키는 전략이 대체적으로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사스나 메르스보다 20배 정도 높은 침투력이라는 단 한 가지 다른 점만으로도 대단히 낮은 치사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를 완전히 치유 또는 방어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사스나 메르스에 비해서 낮아 보이는 병원성과 치사율은, 이 경우에는 오히려 더 많은 인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 낮은 농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그 사람은 약한 감기와도 같은 증상을 경험하고 이 감염증을 이겨낼 수도 있겠지만, 이 감염된 확진자가 회복기 동안 내보내는 아주 미미한 바이러스의 양도 근접해서 생활하는 가족이나 직장인들에게는 그 감염력이 실질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가족이나 직장, 종교, 사교모임 등에서 흔히 생기기 쉬운 ‘조용한 전염’이 막기 힘든 방식으로 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코로나 19에서 회복된 사람이 재발하는 경우는 왜 그렇다고 보는지.

"요약하면 전이(轉移)로 설명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재감염 또는 재발병의 중요한 요인은,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 혹은 고령의 인구층에서 흔히 보여지는 신체 내 미세혈관의 잦은 파열과 이로 인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다른 장기로의 전이라고 보여진다. 감염된 환자의 기도와 폐세포를 침투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후, 파열된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조용히 전이되고, 폐렴과 기침과 같은 증상이 명확히 관찰되지 않는 신장, 대장 등과 같은 비교적 ‘조용한 장기‘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무증상처럼 보이는 상태에서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한 ‘조용한 장기’들에서의 면역반응과 염증, 그리고 이로 인한 면역력의 저하라는 악순환은, 완치된 것처럼 보이는 환자 안에서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중증폐렴을 일으켜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아직 치료제가 명확히 없는 상태에서,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의 면역력 약화는 생존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한에서 환자를 치료한 의사들이 2월에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폐렴이나 기침이 없는 무증상이나 경증폐렴의 상태에서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한 장기기능의 약화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많은 경우 갑작스러운 중증폐렴이 일어났다고 보고됐다"

-중국 정부의 대처를 평가한다면.

"잘 알려졌다시피, 중국 정부는 사태초기에 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를 정치적 관점에서 판단해서, 오히려 감염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 결과를 초래했다고 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방제 대책은 다른 모든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판단에 의해, 명확한 전략과 함께 수행되어야 하며, 단순히 숨기거나, 시민들을 안심시킴으로써 감염의 확산을 멈출수 없다. 다만 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처음으로 광범위하게 퍼진 나라이기 때문에, 초기대응 방향에 대한 판단이 어려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자유민주국가에서는, 중국정부와 같은 극단적인 주민 봉쇄정책을 쓸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두 번째로 광범위한 전염이 나타난 한국의 대처가 오히려 다른 모든 나라들의 방제전략 수립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대처는 어떻다고 보나.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의 대처는 상당히 뛰어난 면이 있고,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가들에게 조차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을 만큼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 방향설정에 있어서 약간의 오류가 있었다고 보여지는데, 이는 앞에서도 설명했었던 단순한 과학적 연구결과와 그 함축적 의미에 대해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못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코로나 19에 대해 아직 알려진 것이 너무나 적은 현 시점에선 간단하고 맥을 짚는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미국정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난 초기에 중국발 외국인 입국자를 막은 것은, 이를 통해 전염을 완전히 막는다기 보다는 대처방안과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버는 정책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마찬가지로, 한국정부도 초기에 중국발 외국인 입국을 막음으로써 지연정책을 쓰는 것이 대처방안과 준비방법를 찾기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벌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이다.

앞으로 정책적 대처에서는 좀 더 광범위한 의과학자와 기초과학연구자들이 모인 정책자문단을 결성하고, 이를 통한 정책방향과 대처전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까운 시일 안에 변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정책적 결정에 앞서서 다양한 전문가그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의도치 않은 정책적 실수를 최소화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고려가 최소화된 상태에서 정책적 결정이 이루어질 때, 코로나19 사태는 경제적 인명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안에 경제 사회적인 복구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본다."

-최근 마스크 부족사태에 대한 단상을 들려준다면.

"개인적으로 이번 마스크 부족사태에 대해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은 앞으로 백신개발이 완료될 2~3년동안 전 지구적으로 유행할것이 거의 확실한데, 마스크 배분방식의 개선이나 마스크사용을 줄이라고 국민들에게 주문하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으로 국민적 불안과 실질적 피해를 키울 것이라고 본다. 

대신 정부는 육해공군과 경찰, 공중보건인력, 우체국직원, 119소방대원들과 같이 국가안전과 유지에 직결되는 인력들만을 위한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공공마스크와 MB필터 생산공장을 정부주도로 세워서 국내 마스크 최대 생산량을 2~3배 늘려야 한다. 이는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대규모 실업사태의 충격을 완화할수 있는 방책으로도 도움이 될수 있다.

현재 미국정부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국내의 마스크 생산량을 단기간에 2~3배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중이며, 마스크 비축분을 늘리기 위해 3M 등 관련기업들과 논의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전 지구적 팬데믹이 임박한 현 시점에서 좀 더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향후 이러한 공익적인 정부차원의 마스크과 방호복 생산등은 앞으로 인도적인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에 도움의 손길을 줄 때도 탄력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향후 전망은

"이번 코로나19가 언제 한국에서 소위 '피크를 치고' 서서히 사라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염병학과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판단내려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서술한 연구결과에서 나온 기초과학자로써의 판단에 따르면, 가령 3월말이나 4월초 경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가더라도, 이 전염병의 장기적 폐해는 결국 백신개발이 완료되서 전국민이 백신접종을 마치는 시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이하도록 높은 침투력과 감염성, 그리고 잠복기 감염자로부터 나온 적은 농도의 바이러스 배출로도 가정과 직장 등에서 주위 사람들을 조용히 전염 시킬수 있는 특성 때문에, 사스나 메르스처럼 완전히 지역전파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는 계절적 특성을 지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과도 상당히 다른 점이다.

그리고 그 인명적 피해는 우리 주변의 가족과 친지중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들 모두에게 치명적일수 있기에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방역에 국가적 노력을 경주해도 한국인구의 대략 1-2%정도가 금년과 내년 말 사이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통계에 따르면, 80% 이상의 감염자들에게서 가벼운 감기와 같은 증상이상이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완치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백신개발이 완료되고 대량생산하는데 필요한 2-3년동안, 보수적으로 예측해도 한국에서 대략 5-10만명정도가 전문의료진에 의한 폐렴치료를 필요로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은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렘데시비르‘와 같은 약을 국제적 협력을 통해 국내에서 대량 생산할수 있다면, 인명피해와 치료에 걸리는 기간을 최소화할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기간동안 생기는 사회.경제적인 피해에 관해서는 정치적 당파를 넘어선 범국가적 합의를 통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미국의 기초과학 지원정책과 그 기반이 되는 철학을 그대로 카피하는 것이 오히려 한국의 오래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간략히 들려줄 수 있나.

"나는 지난 15년 동안 세포내의 기본구조와 역할의 상관관계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해왔다. 세포 하나하나는 마치 하나의 사회나 도시와 흡사하다. 실질적인 생화학적인 일을 수행하는 일꾼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은 ’소포체‘라는 세포내 소기관에서 만들어져, ’골지체‘라는 곳에서 적절한 튜닝을 받은 후 세포내의 다양한 장소들로 보내져 자신만의 생화학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 소포체내에 존재하는 ’MANF‘라는 단백질이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세포외부로 나가서 세포재생을 주도하는 프로그래머로써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본인은 지난 몇 년동안 MANF와 비슷한 소포체 단백질들의 수용체이자, 골지체에 존재하는 KDEL receptor라는 단백질을 연구해 왔다. 본 실험실 내에서의 최근 실험에 따르면, MANF가 세포이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고, 이에 따라, 그 정확한 작용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초기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연구를 해 봤다. 연구 환경의 차이가 있었나.

"상해과학기술대학교는 그 설립초기부터 미국의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나 칼텍(Caltech)과 같은 소규모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을 지향해 왔고, 실제로 그 운영방식에 있어서 후단대나 베이징대와 같은 전형적인 중국대학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보여진다. 아직 설립 초기이기 때문에 학문적 성과가 겉으로 드러나고 있지는 않으나, 미국의 일류대학들과 비슷하게 기초과학연구를 우대하고, 미국 최고 대학들이 요구하는 수준과 비슷한 레벨의 연구성과를 소속 교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한 가지 강점을 들자면, 충분한 초기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러한 경향은 미국 와싱턴대 의과대학이나 예일대 의과대학에서 보아왔던 특유의 운영방식과 운영철학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점이라면, 이러한 새로운 미국적인 운영방식이 아직까지는 중국정부와 사회의 전형적 사고와는 너무나 상이하기 때문에, 하위단계에서의 운영방식은 여전히 전통적인 중국대학과 비슷하다. 이로 인해 효율을 높일수 있는 탄력적인 운영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중국 생명과학 연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중국 생명과학은 짧은 시간에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많은 중국대학들이 곧 미국의 일류대학들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를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성과의 가장 중요한 요인을 짚어 보자면, 미국과 유럽에서 연구하던 수많은 교수들과 연구진들을 지난 10년간 중국에 돌아오게 만든, ’천인계획‘과 ’백인계획‘등을 꼽을수 있겠다. 

이를 통해 중국의 생명과학은 두가지 조류(trend)로 나뉘게 되었는데, 해외에서 돌아온 학자들이 주도하는 기초연구와 기존의 중국 국내학자들이 주도하는 응용연구로 전체적인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기초연구의 발전은 응용연구를 더 심도깊게 수행할수 있는 기폭제가 되기 때문에, 중국 국내의 생명과학은 지난 10년동안 한 단계 더 높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영장류 두뇌의 신경망지도 프로젝트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과 인공장기 연구, 자가면역세포를 이용한 암치료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어 내었으며, 실제로 백신개발과 항체에 관한 기초연구에 있어서도 이미 한국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에서 꼭 배웠으면 하는 미·중의 연구 체계가 있다면.

"미국의 과학연구지원 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대체로 바뀌지 않고 유지되어 왔다고 하는데,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지원은 국가 과학연구 총예산에서 최소 40%이상을 투자해왔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안정된 정책으로 인해 20세기에 이루어진 많은 위대한 과학적 발전들은 거의 절반 정도가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전체 노벨 생리의학상, 화학상, 물리학상 수상자들중 대략 40%정도가 미국 과학자이거나 미국에서 연구한 과학자들임에서 증명된다고 할수 있다. 개인적으로 실질적인 과학의 발전은 응용과학보다는 오히려 국가와 사회에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 같지 않은 과학적 호기심과 탐구심에서 출발한 기초과학연구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제대로 된 기초과학기반이 없는 국가에서도 응용과학에서의 흥미로운 결과물들이 나오고는 하나, 이는 대체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과학선진국에서 나온 기초과학의 성과에 기초한 연구들로, 뒤에서 따라가는 추격자로써의 위치를 벗어나기 힘들다. 한국이 미국의 지난 100년동안에서의 성공에서 배우고자 한다면, 이러한 연구지원철학에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권이 새로 들어설 때마다 바뀌는 정책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기초과학 지원정책과 그 기반이 되는 철학을 그대로 카피하는 것이 오히려 오래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애초에 상해과기대학도 미국 일류대학과 그 연구지원 철학을 최대한 그대로 중국으로 옮겨온다는 목표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6년 동안 중국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은, 중국의 기초과학발전에 대한 의지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20세기 과학계에서의 초 우월적 위치가 기초과학을 중시하는 정책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정말로 이해했다고 보여진다. 세계의 새로운 수퍼파워가 되고자 하는 중국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천인계획과 백인계획을 통한 기초과학으로의 체질개선을 지난 10년넘게 진행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가시적 성과는 지금의 양자통신이나 인공지능 연구 그리고 다양한 생명과학에서의 성취들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미국의 많은 부분들을 그대로 받아들여 지난 4~50년동안 위대한 성취를 이뤄냈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연구지원정책에 대한 철학은 아직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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