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늦춘 홍준표, 왜?
탈당 늦춘 홍준표, 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3.10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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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위한 명분쌓기 vs 불출마 앞두고 존재감 높이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홍준표 전 대표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를 향해 최후통첩을 날렸다. ⓒ시사오늘 김유종
홍준표 전 대표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를 향해 최후통첩을 날렸다. ⓒ시사오늘 김유종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후통첩을 날렸다. 홍 전 대표는 9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 공천이 아니라 막 나가는 막천”이라며 “황교안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 막천을 바로잡아 달라”고 말했다. 이날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도부에게 다시 한 번 공을 넘긴 것이다.

이 같은 홍 전 대표의 선택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홍 전 대표는 9일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출마는 고향에서 하려 했지만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고향 출마 불가라는 통고에 굴복해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지속적으로 요청한 양산을로 지역구 이동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면서도 “저는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을 할 수가 없다”며 “황 대표가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아주지 않을 경우 제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탈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본인의 무소속 출마 책임을 김 위원장과 황 대표에게 돌리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도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당대표가 나서서 공관위 결정을 뒤집는 건 말이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누구보다도 그 점을 잘 아는 홍 전 대표가 황 대표를 걸고 넘어졌다는 건 ‘황교안이 대권 경쟁자 홍준표를 제거했다’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불출마를 앞둔 홍 전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유력 대권주자인 그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기는 어려운 만큼, ‘억울하지만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극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홍 전 대표가 경남 양산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와 경선에서 선출될 통합당 후보, 홍 전 대표 간 ‘3파전’이 불가피하다.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양산을은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지역. ‘김두관’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보수 분열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즉,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는 탈당 이력과 본인의 낙선 위험, ‘패배 책임론’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배지 한 번 더 달기 위한 쉬운 길은 택하지 않겠다”며 “나는 양산으로 나간다. 양산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 김두관 의원을 잡겠다”고 공언한 것은 불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도 “어차피 홍 전 대표의 목표는 대권이다. 홍 전 대표에게 이번 총선은 대권으로 가기 위한 발판일 뿐”이라며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목표인 사람이라면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겠지만, 대권을 노리는 홍 전 대표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낙선하거나 민주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면 홍 전 대표의 대권 꿈은 그대로 끝나는 것”이라며 “불출마를 하되 ‘나 이렇게 억울한데도 당을 위해서 희생한다’는 점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게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미래통합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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