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YS 정신과 김현철
[기자수첩] YS 정신과 김현철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3.15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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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자전… YS 연상되는 이유 ‘왜’
개혁보수 세력의 중심, 등판 기회는?
아버지 극복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구보수는 독재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다. YS는 이를 끊어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보수의 가치에 충실하면서 개혁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나회 청산, 5‧18 책임자 처벌 등 구체제를 몰아내고 공직자 재산 공개, 금융실명제 등을 단행했다. 15대 총선에서는 민주화 인사를 개혁 공천했다. 그렇게 YS는 신보수의 판을 열었다. 수구보수와 선을 그은 개혁보수사의 시작점이었다.

돌이켜보면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길이 결실을 얻는 순간이었다. YS는 한평생 독재와 싸워왔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데 앞장서왔다.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선의 제도이며 이 이상의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생전의 어록이 말해주듯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에 대해 확신했다. 역대 대통령 중 자유민주라는 이름에 가장 부합되는 지도자였다. 그만큼 가치로서나 제도로서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안착시키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해온 정치가였다.

부전자전(父傳子傳).

YS의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거침없는 발언들의 중심에는  YS의 정신이 투영돼 있다는 생각이다. 김 교수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이 자유민주주의가 침해된다고 생각되는 영역에선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직격탄을 날려 왔다. 지난 정부(박근혜 정부)가 수구 회귀 논란이 있자 작심비판을 서슴지 않아왔던 그다. 역사의 퇴보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며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적도 있었다.

이랬던 그가 거꾸로 문 정부에 화살을 겨냥하고 있는 모양새다. 어떤 내용들일까.

 

“김영삼 대통령이 기껏 군사독재 정권을 종식시키고 이제는 산업화‧민주화에 이은 선진화로 가겠구나, 라고 다들 희망적으로 생각했는데 민주화 운동은커녕 종북 활동만 주로 해왔던 종자들이 정권을 잡자 본색을 드러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뒤엎고 전체주의 국가로 변질시키려고 공작을 한다.”,  “초대형 권력비리들이 터지자 한밤중 쿠데타 하듯 이를 수사하던 윤석열 총장 사단을 잘랐다.”,  “북한 보위부 같은 공수처”,  “이 정권의 변질된 바이러스 586들이 전두환의 하나회와 유사한 형태로 민주당을 통해 대거 총선에 나서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 당신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울산 시장 선거 공작에 개입하고도 총책임자로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안 하고 있다.” ,  “이번 총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양심 세력과 평등과 공정 정의를 위장한 얼치기 좌파 전체주의 세력과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다.”,  “이 (코로나19) 난리판에 청와대에 영화 <기생충>팀을 불러 파안대소하면서 짜파구리 같은 얘기나 하고 정말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 맞나 싶다.”,  “무능하고 썩어빠진 정권”,  “선거법을 제1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통과시켜 놓고 이제 와서 자신들도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겠단다.”,  “하라는 중국 봉쇄는 못하고 대구경북을 봉쇄해?”,  “시진핑 방한에 목을 매다 보니 국민의 생명은 파리 목숨만도 못하느냐” 등…. 
-김 교수의 최근 페이스북 글들 중-

그는 얼마 전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부에 독한 일침을 가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며 “정의 앞에선 주저함이 없고, 불의엔 타협하지 않는 일관된 소신을 지켜온 아버지처럼 나 역시 내가 아니다, 여기는 잘못된 것들에 대항해 맹렬히 싸우는 것일 뿐”이라고 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 말도 전해왔다.

“아버지는 초지일관 의회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기치를 내걸었다. 보수에 독재를 걷어낸 개혁보수의 원조였다. 그런 카테고리 속에서 항상 생각을 해왔다.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당 시절부터 정치를 시작했지만 3선 개헌에 반대하며 저항했다. 결국 탈당해 해공 신익희 선생의 민주당에 입당해 민주화의 길을 걸었다. 박정희 독재 정권에서 3선 개헌할 때도 반대하다가 초산 테러를 당했다. 전두환 군사정권에서는 목숨 건 단식투쟁을 통해 수그러든 민주화의 불씨를 되살려냈다. 마침내 군정을 종식했다. 그렇게 불의를 참지 못하고 맞서서 당당하게 국민만 바라보고 간다는 것이 참 멋있는 정치 아니겠어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가장 사랑한다. 가장 닮고 싶은 점이자, 또 닮은,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볼 때 독재의 징후는 헌법의 근간이 흔들릴 때다. 1954년 이승만 정부의 삼선개헌, 1969년 박정희 정권의 삼선개헌, 72년 10월 유신 선포, 80년대 전두환 정권의 체육관 간접 선거 등 역사의 시곗바늘을 후퇴시킨 독재는 헌법의 가치를 훼손시키며 나타나고는 했다.

그때마다 YS는 “주인(국민)은 머슴(대통령)을 바꿀 권리가 있다.”,  “독재자의 말로는 정해져 있다”,  “닭의 모가지는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다. 아들인 자신 역시 삼권분립 훼손 우려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가치가 흔들릴 때마다 선명한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설명이었다.

요즘 들어 4‧15 총선을 앞두고 범중도보수 중심으로 개혁보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복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YS 정신도 다시금 회자되는 분위기다. 그래서일까. 주목되는 것이 있다. 김 교수의 정치적 출사표다. 아버지의 정치철학을 계승하는 한편 그 커다란 그림자를 극복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너무 늦은 것인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정치적 여건은 물론 인물 면에서 보면 적기이자, 기대해볼만하다는 생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근 통화에서 “김현철 교수는 아버지만큼의 정치력이 있다. 정치적 깜냥이 된다. 탁월한 감각이 있고 매우 똑똑한 것으로 안다”며 “단지 그 정치력을 발휘할 좋은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민주주의의 우려 속 반문 연대가 형성되는 정치적 상황에서는 김현철 교수가 뛰어들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기회만 주어지면 국회에 입성해 제대로 기량을 펼칠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김 교수가 YS를 계승하는 개혁보수로서 정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15일 통화에서 “김현철 교수는 개혁보수 세력의 중심에 있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서 배운 확고한 개혁보수의 신념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 평론가는 “(김 교수는) 문민정부 당시 15대 총선에서 중도의 외연 확장을 관장하고, 개혁공천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며 탁월한 정치력을 보여줬다. 국내 최초로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접목시킨 인물”이라고 전했다. 비록 “보수가 수구화되면서 김 교수 역시 설 자리를 잃어왔지만, 이번 총선은 개혁보수가 전면에 나서는 만큼 기회가 왔다고 생각 한다”며 “정치적으로 YS가 걸어왔던 중도‧개혁보수 길을 확실하게 따라 걷는 게 진정 아버지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려면 도전해야 한다. 역사는 도전자, 용감한 자의 것이다. YS는 늘 도전했다. 26세 나이의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 최연소 최다선 원내총무, 지금의 민주당 뿌리인 신민당의 최연소 당 대표까지 용감한 도전의 발자취였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적통으로서 자신을 내던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독재 정권에 억눌려 야당이 야당답지 못할 때 젖비린내 난다는 구상유취 맹공을 받으면서도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다. 심폐소생술 혹은 새 피를 수혈하듯 활력을 불어넣었다. 독재 정권의 장기 집권에 대항했다.

정당주의자, 의회주의자이면서 필요하다면 거리에 나서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거부였지만 4·19혁명의 동력이 된 학생조직 모태인 대학생 공명선거위 결성에 자금을 조달하는 등 민주화를 위한 공적 지원에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 퇴임 후에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길로 이어졌다. 고향인 거제도나 미국 등에 있을 당시 5·16 쿠데타, 10월 유신 등이 터졌다. 그때마다 줄행랑치는 대신 공포 정치의 심장부로 들어가 맞섰다.

YS정신을 계승해야 하는 본인은 어떤 생각일까. 이에 김 교수는 ‘준비하고 있다’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그는 통화에서 “정식으로 정치에 입문해 본 적이 없기에 홀로서기 가능성 등 개인적인 평가를 받아볼 수 없었다”고 전제했다. 뒤이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여건, 어떤 자리라도 관계없이 반민주주의적인 행태를 보이는 현 정권에 맞서 싸우는데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던 YS처럼, 김 교수도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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