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쟁탈전 본격화…‘최후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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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 쟁탈전 본격화…‘최후의 승자는?’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1.11.25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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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요금’ 사업권 선정 ‘KMI-IST’ 2파전 양상
통신 시장 변화올까?…12월 방통위 결과에 촉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세욱 기자]

통신업계에서는 전국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5000만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국민의 절반이상이 휴대폰 및 인터넷 기반 통신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만이 이동통신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들 3사들이 독과점 형식으로 시장을 장학하는 통에 저렴한 제품을 갈구하는 소비자들의 염원을 묵살하기 일쑤였다.

소비자들의 뜻을 반영한 정부가 통신비 인하와 더불어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4번째 통신사 설립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이른바 ‘제4이동통신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도한 이번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WiBro)’를 기반으로 하며 통신사들의 경쟁을 불붙여 값싼 통신요금을 이끌어 내자는 게 목적이다.

▲ 제4이동통신 사업자의 최후의 승자는 오는 12월 말이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 KMI-IST '2파전‘

11월18일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현대그룹과 범 중소기업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방통위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방통위는 사업권 신청과 관련해 복수 법인이 신청해도 고득점을 받은 1개 사업자에게만 사업권을 허가한다는 방침을 세워 지난 8월26일 이미 신청서를 제출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과 양자구도가 형성됐다.

방통위는 종전 KMI와 함께 IST를 대상으로 허가신청 적격여부를 검토한 후 본심사인 사업계획서 심사를 할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KMI와 IST 중 누가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낼지는 12월 말이면 최종 당락이 결정된다.

업계에선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사업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KMI와 IST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와 올해 2월 두 차례 단독 신청한 KMI를 재무능력 등의 이유로 추진을 철회한 바 있다.

그만큼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방통위의 눈높이가 높다는 반증이다. 알려진 방통위의 평가 항목으로는 통신역무 제공계획의 타당성과 설비규모의 적정성(50점), 재정적 능력(25점), 제공역무 관련 기술개발 실적과 계획 및 기술적 능력(25점) 등 3개 심사사항과 총 20가지의 세부심사항목으로 평가하게 된다.

이 둘 사업자는 먼저 재무구조와 함께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에 주요주주로 참여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IST의 초기 자본금은 총 7038억원 규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SB모바일’이 2100억원 가량을 투자해 1대 주주이며 총 1800억원 투자한 현대그룹이 2대 주주로 참여했다.

이후의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 차원에서 외자유치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방침으로 중동계 투자금융기관을 구성주주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IST 관계자는 “범 중소기업계가 참여하는 SB모바일이 1대 주주로, 현대그룹 등 주요주주가 참여하는 한편 다양한 IT 중견기업 및 벤처기업들이 전략적 제휴사로 참여했다”며 “주주 모집과정에서 구성주주의 재무안정성 및 출자 신뢰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IST는 전국망 구축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내년 중 전략적 투자자 유치 및 국민주 등 두 차례 걸쳐 국내투자자를 대상으로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2013년 해외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7000억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방석현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이 이끄는 KMI는 이미 지난 8월 이동통신 허가 신청을 냈으며 10월 이동통신 사업권 신청에 대한 적격심사를 통과했다. 초기 자본금은 6300억원으로 IST에 비해 다소 부족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자본금을 1조2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KMI는 재무건전성을 집중 개선하기 위해 30대 그룹에 속해 있는 대기업군과 중견기업,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 중소기업 관련단체 회원사 컨소시엄과 모 대학교의 산학협력업체 컨소시엄 등으로 구성했다. 무엇보다 이번 컨소시엄에 삼성전자와 동부CNI가 참여해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방 대표는 이미 2년간 KMI 컨소시엄의 고문으로서 역할을 해왔으며 KISDI원장 재직시 국내 이동통신사업과 관련한 현안들에 대한 해결책과 정보통신산업정책을 입안한 정보통신분야 전문가로 경험면에서 IST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와 '한국모바일인터넷(KMI)'는 각각 구성한 컨소시엄에 현대그룹과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주요주주로 참여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뉴시스

‘IST-KMI’ 꺼내든 카드는?

IST와 KMI는 와이브로를 바탕으로 한 음성(m-VoIP)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STI는 내년 4분기 중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320Mbps급 전송속도를 갖는 '와이브로-어드밴스드(WiBro-Advanced)' 방식의 시스템을 구축, m-VoIP가 제공되는 4G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13년 하반기부터는 전국 82개 도시를 대상으로 사실상의 전국망 서비스를 실시하고 2014년까지 기타 전국지역까지 네트워크를 확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IST 관계자는 “m-VoIP가 포함된 혁신적인 데이터 단일 요금제를 도입해 기존 이통 3사와 차별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가입자들은 기존 이동전화 3사 대비 절반 수준의 통신요금으로 음성?데이터?비디오를 아우르는 4G 이동통신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MI는 m-VoIP와 더불어 스마트폰 휴대전화, 무선초고속인터넷, 무선스마트TV까지 제공하는 4G 와이브로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단일요금상품을 출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음성기본료 월 8000원, 무제한 데이터정액제 2만8000원, 3만원대 결합상품(음성+데이터+초고속인터넷) 요금제 등 33~49%까지 저렴한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4인 가구 기준 월 20만원대를 훌쩍 넘고 있는 통신비를 대폭적으로 인하함으로서 서민들의 가계 통신비 부담을 크게 줄인다는 각오다.

와이브로 기반 제4이통 성공 ‘글쎄…’

방통위와 IST, KMI의 주장대로라면 제4이동통신사 출범은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에게는 둘도 없는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 조달, 단말기 수급, 가입자 확보 문제 등이 아무리 방통위 심사를 통과한 사업자라도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사업자에게 최대 걸림돌은 투자금 확보 문제다. 초기 자본금으로 KMI은 6300억원을 IST는 7038억원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국망 휴대전화 서비스를 하려면 이들이 제시한 자본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앞서 84개 시·도에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한 SK텔레콤과 KT의 경우 각각 망 구축에 각각 8300억원과 1조10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양사는 기존에 갖고 있던 교환국·중계기를 재활용했기 때문에 7000억~8000억원씩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때문에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을 위해선 수조원이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IST와 KMI는 기존 통신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다. SK텔레콤이나 KT는 인구가 비교적 많은 시·도 지역에만 와이브로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광활한 사막에 도시를 건설하려면 시간과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또한 전국망 휴대전화 서비스를 하려면 종전보다 망을 군·읍·동 단위까지 훨씬 더 촘촘히 깔아야 하는데 그만큼 비용이 드는 건 당연하다. 업계관계자는 통상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에만 약 2조~3조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ST와 KMI는 설립허가를 받은 뒤 해외 투자자 및 국내 투자자를 유치해 최대 2조5000억~3조원 가량 추가 투자를 받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 또한 계획일 뿐이다.

여기에 단말기 확보도 관건이다. 와이브로로 서비스를 하려면 전용 단말기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는 물론 세계 4G 이동통신 시장에서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이 가운데 휴대폰 제조사들은 앞 다퉈 LTE 단말기를 주력상품으로 정하고 라인을 변경 중에 있다.

현재로선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와이브로 단말기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게 유일하다. 세계 이동통신 시장은 애플사를 중심으로 한 경쟁구도로 변모하고 있는데 이와 별도의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체력소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와이브로망을 통한 통화 품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냐는 것이다. 와이브로는 데이터 전용망이기 때문에 음성통화를 하려면 m-VoIP 방식을 써야 한다. 인터넷 전화이기 때문에 음성교환 과정에서 끊김이나 지연현상이 생길 수 있다. SK텔레콤이 LTE를 하면서도 음성망은 3G망을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성질 급한 한국인’으로서는 품질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여기에 초기 사업자는 기존 3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을 빼와야 하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으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이 또한 이동통신 3사가 한 해 지불하는 수조원의 마케팅 비용을 따라가지 못한다. 때문에 신규 사업자로서는 투자금 회수는 물론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도 병행해야 하기에 실질적인 저가요금 서비스가 이뤄질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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