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연기, 엇갈린 평가…‘불가피한 선택 vs. 부동산대책 퇴보’
분양가 상한제 연기, 엇갈린 평가…‘불가피한 선택 vs. 부동산대책 퇴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3.18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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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안도 있는데…文정부 진정성 의문"
"총선 의식 안 해…안정적 시장 관리 이어갈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전경 ⓒ 뉴시스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전경 ⓒ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오는 4월 말로 예정됐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을 3개월 연장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와 핵심 부동산 대책이 계속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18일 국토교통부는 재개발·재건축조합, 주택조합 등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경과조치를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3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초 국토부는 다음달 28일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신청하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경과조치를 냈다.

때문에 대다수 조합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고자 입주자 모집승인 신청 등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됐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써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오는 7월 29일 이후 입주자모집 공고를 신청하는 아파트 단지부터 적용한다. 국토부는 유예 기간 연장을 위해 오는 23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다음달까지 법령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현재 조합원 총회를 준비 중인 조합들에게 총회 등 모임을 오는 5월 이후에 열도록 권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총회 개최를 강행하는 조합이 있을 경우 감염병예방법 등 현행법에 의거해 이를 제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우선, 국토부의 이날 설명대로 감염병에 따른 국가적 재난 상황인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견해다. 조합원 총회는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달하는 인파가 한 공간에 몰리는 모임이다. 실내 밀접접촉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발(發) 국내외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견해에 힘을 더한다. 금융은 물론, 실물경제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핵심 위치에 있는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리면 가계부채 등 문제로 국가경제 전반의 건전성 부실을 야기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 부담을 주는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대책을 유예해야 한다는 논리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반면, 집값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 대책이 코로나19를 핑계로 퇴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9차례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단행했음에도 오히려 집값 폭등, 풍선효과 등을 야기한 현 정권에 집값 하락 안정화를 위한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여론도 감지된다. 

실제로 이날 보도된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연기 관련 기사를 살펴보면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와 코로나19가 무슨 상관이냐', '투기꾼과 건설사 입장을 고려한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잡을 생각이 없다는 것', '역시 부동산 주도 성장 정권' 등 이번 조치를 비판하는 댓글이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집값을 잡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핵심 정책들이 계속 퇴보하고 있다. 종부세(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은 국회에 묶였고,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 스스로 막았다. 오는 4월 총선을 의식한 행보라고 해석할 여지가 너무 많다"며 "분양가 상한제 연기는 정말 의구심이 든다. 감염 우려가 있다면 온라인 총회, 전자투표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있는데 굳이 제도 시행 자체를 미룰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명섭 국토부 주택정책과 과장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다. 일부에 혜택이 돌아가거나 시장 안정이 흔들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분양가 상한제 연장 이후에도 실수요자 중심의 안정적 관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불법행위 대응반을 중심으로 과열현상을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총선을 의식한 결정이냐'는 물음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안정적인 주택시장 관리를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하겠다"고 일축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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