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래통합당, 잡음의 터널과 황교안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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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래통합당, 잡음의 터널과 황교안 리더십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3.19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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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불감증부터 부실검증 공천 논란까지…수습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숟가락으로 떠먹으려 주려는 데도 못 받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미래통합당 행보를 두고 나온 말이다. 호남이 고향인 A(40대‧남) 씨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수야당에 표를 준 적이 없다. 이번엔 생각을 바꿨다. 文정부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통합당 내부에 대한 얘기를 오가다 ‘쯧쯧쯧’ 혀를 찼다. 지난 18일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순번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다. 비례정당의 독자 공천을 놓고 ‘한선교의 난’, ‘공병호의 난’이니, ‘황교안 대표가 뒤통수를 맞았네’ ‘제2의 비례정당 창당’ 등 촌극이 벌어졌다. 하루를 넘겼다. 가까스로 봉합은 됐다. 그렇지만 따로 없을 코미디를 연출하며 엉성한 당 운영의 한심함을 남겼다. 저러니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한숨도 들려온다.

안전 불감증이란 말이 있듯 위기에도 불감증이란 게 있다. 정작 통합당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긴장감은커녕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고 있는 모양새다. ‘역대급 혁신 공천’ 등 자화자찬이, 황 대표 측근들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는 얘기들이었다.

밖에서 볼 때는 위태롭다. 권선동 의원 등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정치인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김태호‧ 이인제 전 의원 등의 배제는 더 큰 문제다. 중원 세력의 수장들을 놓치면 차기 대권마저 적신호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DJ(故 김대중 전 대통령)계의 임재훈‧손학규계의 이찬열 의원 등에는 오랄 때는 언제고, 내부 비토가 심하다는 이유로 컷오프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껄끄러움을 줬다는 혹평이다. 김형오 전 공관위를 놓고 시스템 공천을 잘했다는 호평도 있지만, 사천 일색, 불공정, 적재적소의 공천을 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여실했다.

특히 강남권 벨트는 공관위의 공천 실패작이라는 품평이 나오면서 텃밭마저 흔들리는 분위기다. 한반도 전문가로서 비례대표 순번을 주었다면 더 좋았을 태영호 전 공사에게 지역구 출마를 준 것은 그의 신변안전이나, 전략적으로도 미스 판단이라는 우려스러운 여지를 남겼다. 유력 선대위원장으로 영입이 검토되던 김종인 전 대표와의 설전 역시 당을 둘러싼 잡음만 부각했다. 친문(문재인) 논란의 김미균 강남병 공천 철회는 정체성 검증 논란을 야기했다. 이후 유기준 의원 동생인 유경준 강남병 공천은 형제 공천 세습 도마에 오르며 비난을 면치 못했다. 금감원 제제 전력 사유의 최홍 강남을 공천 취소 등 부실 공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정부여당의 비례정당을 놓고 통합당은 제대로 된 공세도 못한 채 내부 분열만 치달았다. 이 가운데 공관위에 전권을 줬다가 뒤늦게 후회한 듯 황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전면에 나선 형국이다. 하지만 김종인 선대위 불발부터 종로 선거운동 제약. 그리고 이낙연과 비교되는 저조한 여론조사지표, 비례정당 문제까지 리더십 면에서 기로에 섰다는 평가다. 선거가 한 달도 채 안 남았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단합하고 외연확장해도 어려울 선거다. 사후약방문은 쓸모없다. 당내 무사안일태도든, 사분오열이든 확실히 봉합하지 않으면 늦는다. 당을 둘러싼 잡음의 터널을 뚫고 진짜 리더십을 보일지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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