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재계, 코로나19發 경제위기 대응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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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재계, 코로나19發 경제위기 대응 본격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3.20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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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중소·자영업자 대상 금융지원, 세금부담 완화도 검토中'
財 '임대료 인하·현장경영, 단순 기부에서 실질적 도움으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와 국내 재계가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 시사오늘
문재인 정부와 국내 재계가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 시사오늘 김유종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으로 국내외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문재인 정부와 국내 재계가 이에 대한 대응에 본격 착수한 모양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서민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의 도산 위험을 막고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50조 원 규모로 특단의 비상 금융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민생금융 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이번 조치의 주요 골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 △금융시장 안정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특례보증,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신용 회복 지원, 채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등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현금흐름이 악화돼 당장 부도 위기에 몰린 국민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세정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20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신고납기 연장 등 세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세부담 경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줄곧 요구한 정책이다. 현실화될 경우 민생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울에서 연매출 20억 원 규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작은 기업들이 죽고 있다. 계산서를 끊으면 돈이 들어오기도 전에 부가세를 내야 하고, 내지 않으면 고금리를 매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세금 납부를 미뤄주는 등 실질적인 감세가 필요하다. 부가세를 낮추면 소비자들이 상품을 싸게 살 수 있어 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며 "세금 부담을 줄이는 대책이 꼭 시행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전일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간 체결된 600억 달러(약 77조 원) 통화스와프 계약 역시 거시경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단순 성금 기부에서 국민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보를 보이며 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감소로 힘겨운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 입주한 11개 소상공인들로, 앞으로 3개월 간 임대료 50%를 인하한다. 대한상의 측은 "착한 임대인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전국 지역상의에 동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긴급제언'을 발표하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한시적 제외 △항공산업 긴급 지원 실효성 확대 △여행 취소 수수료 한시 지원 △주 52시간 근로 예외 확대 등 방안을 제시했다. 전경련 측은 "경제·산업 전반에도 팬데믹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위기 산업부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 계획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도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 "경영난에 처한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실효성있게 경영자금 지원되도록 금융기관의 대출요건 완화와 신용대출 확대가 필요하며,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 납부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근로시간의 유연한 활용과 특별근로시간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건의한 것이다.

몇몇 재벌 대기업 총수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잠시 멈췄던 현장경영을 다시 재개하며 경제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종식 뒤 산업 생태계 재편에 미리 대비하는 대기업들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LG디스플레이, 현대로템, SK건설, 두산중공업, 롯데그룹, CJ그룹, 에스오일, KT, 효성중공업, 만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금호그룹, 농협, 하나, 우리 등 업종 불문 국내 굴지의 업체들이 현재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 또는 계획 중으로 알려졌다.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몸집 줄이기'지만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국내외 산업구조가 급변할 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한 장기적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대기업 임원은 "그간 산업계 전반에 걸쳐 여러 구조조정 요인들이 누적돼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방아쇠를 당긴 것뿐이다. 새롭게 변화한 지형에 맞게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다들 절감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이 같은 산업구조 개혁은 정부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큰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노동개혁 등을 단행해 보폭을 맞춰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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