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빅컷, 통화는 스왑’…경제 ‘꿈틀’ 조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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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빅컷, 통화는 스왑’…경제 ‘꿈틀’ 조짐 있었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3.2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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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 금리 0.5%p 빅컷에도…코스닥·코스피 하락세 계속
한미 통화스왑, 코스피·코스닥 반등…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발동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변동성…더욱 심해질 가능성 ‘↑’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16~20일 코스피 등락 추이 및 주요 현황 ©그래픽=정우교 기자
16~23일 코스피 등락 추이 및 주요 현황 ©그래픽=정우교 기자

지난주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각국의 다양한 정책이 나왔지만, 시장의 혼조세는 계속됐다. 

우선 정부는 16일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 시켰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p 내리면서 '제로금리'의 시작을 알렸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하면서 치솟고 있던 환율을 잡는 모습이었다. 그런가하면, 연준은 자국 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불안'은 계속됐다. 코스피는 10년만에 1600선이 붕괴됐으며, 코스피·코스닥에는 주 후반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같은 시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가지수의 변동성은 더욱 심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빅컷에도…코스닥·코스피 하락세 계속

지난 1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p 하향조정했다.

당시 한국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의 확산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에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와 함께 한국도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하락세는 계속되면서 16일 1714.86에서 19일 1457.64까지 257.22포인트나 떨어졌다(해당일 마감가 기준). 같은 기간 코스닥은 500선이 붕괴돼 19일에는 428.35로 장을 마감했다. 

그 사이 미국 연준은 17일(현지시간) 가정·기업의 신용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기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으로 기업과 가정에 더 큰 불확실성이 직면했다"면서 CPFF(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는 연방준비제도법에 대해 설립되며, 시장에 직접적인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기능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도 다우지수를 비롯한 미국 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포인트를 인하, 0.75%로 사상 첫 0%대로 진입 했다. ©한국은행,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포인트를 인하, 0.75%로 사상 첫 0%대로 진입 했다. ©한국은행, 뉴시스

한미 통화스왑, 코스피·코스닥 반등…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발동

이같은 상황에서 19일 한국은행과 미국의 연준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통화스왑은 상설계약으로 맺어진 연준과 5개국(캐나다, 영국, 유럽, 일본, 스위스 중앙은행) 통화스왑계약에 더해, 최근 급격히 악화된 글로벌 달러 자금시장의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은행은 이번 통화스왑을 통해 미 달러화를 조달해,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며, 추후에도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공조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19일) 11시부터 유가증권에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를 잇따라 발동시켰고, 12시 54분경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매도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20일에도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11시22분)과 코스닥(13시15분)에 사이드카를 발동시켰지만, 다행히도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소폭 반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코스닥의 마감가는 각각 1566.15와 467.75로, 전일대비 108.51포인트, 39.40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월요일인 23일에도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을 대상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와 세계 금융시장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보고서도 계속 발표되고 있는 모양새다. 

©뉴시스, Michael Nagle/Xinhua
©Michael Nagle/Xinhua, 뉴시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변동성…더욱 심해질 가능성↑

이 가운데,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주가지수의 변동성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면서 "코로나19 위기가 진행되는 최근 2개월간 선진국 및 신흥국 주가지수의 변동률은 과거 4차례 주요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흔들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아직 위기가 진행중임을 감안하면 향후 변동성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장 불안심리는 확대될 것"이라면서 "금주 마킷 PMI지수 등 경제지표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정부가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점 통과엔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면서 "특히, 미국 내 변화에 민감한 한국 증시의 특성을 고려하면 위기 관리에 집중할 시기"라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달러 유동성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악화로 달러의 공급이 줄어들지만, 수요는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통화 스왑 스프레드는 급격이 확대돼 신용시장 불안이 계속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소속 연구원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달러 확보는 당분간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의 자본 유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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