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정부는 콜센터 보험설계사 생계대책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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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정부는 콜센터 보험설계사 생계대책 마련하라”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3.2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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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험사 최근 행보 강력 비판…“콜센터 보험설계사 조합 필요”
“보험사, 수천억 배당금 잔치…열악한 근무환경·실적 압박은 여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24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콜센터 보험설계사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24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콜센터 보험설계사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문재인 정부는 콜센터 보험설계사 노동환경 개선대책 마련하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24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콜센터 보험설계사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연맹 위원장 및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조합대책회의 의장 등 다수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해줄 것과 함께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의 설립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에이스손해보험 위탁 콜센터 직원 다수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콜센터 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한 상태지만, 고용노동부의 제대로 된 회신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실적 압박 등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콜센터 보험설계사의 실제 증언도 이어졌다.  

정부·기업 행보에 강력 비판…"콜센터 보험설계사 조합 필요하다"

이날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연맹 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행보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최근 청와대에서 이뤄진 경제 원탁회의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은 그저 법인세 인하, 근로시간 단축만을 주장했다"면서 "이미 기업들은 많은 사내보유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것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정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정부는 추경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렇더라도 사각지대는 있기 마련"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실적에 의해 임금을 받고 생계에 위기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콜센터 보험설계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조합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까지 설립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9월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의 노동조합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서울고용노동청은 어떤 답변도 주지 않고 있다"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따라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발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발언에 나선 참석자들도 콜센터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코로나19사태 이후,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사의 방역대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조합대책회의 의장은 "그동안 많은 이윤을 추구했던 보험회사들은 이번 코로나19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면서 "만약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에게 노동조합이 있었고 관련된 권리가 있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을 때 제대로 된 주장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건물 임시 폐쇄 안내문이 붙어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건물 임시 폐쇄 안내문이 붙어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보험사, 수천억 배당금 잔치…열악한 근무환경·실적 압박은 여전

이 자리에 참석한 오세중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자체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은 지난해에 비해 수입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주목해 볼 것은 이 어려운 시기에 판촉을 강요당했다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어려운 시기에 보험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된다"면서 "코로나19때문에 경제가 어렵고 생존권을 박탈되고 있음에도, 주요 생명보험사는 사상 최대 배당금 지급을 결정하는 등 '수천억의 배당금 잔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험사들은 임금협상 미이행이나 수당 미지급 등과 함께 계약의 실효에 대해서도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면서 "심지어 암환자에게 제대로 보험금도 지급하지도 않으면서, 보험사의 실적으로 배당잔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의 생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이번 코로나19사태의 집단 확진을 막기 위해서는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실제 콜센터 보험설계사의 근무환경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설계사는 이번 집단 확진 이후에도 여전히 콜센터에는 근무자 간 자리가 좁고, 열악한 근무환경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의 근무환경 문제는 비단 (집단확진이 발생한) 구로 콜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게다가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은 아직까지도 월급이 없고 4대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오로지 실적제로만 급여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럼에도 콜타임은 무조건 강요를 받고 있다"면서 "이는 시간을 정해, 해당 시간에는 무조건 근무하게 하는 것으로 만약 어길 시 실적을 제하거나 인정해주지 않는 등 여러 부당한 제재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보험의 실효에 대한 책임도 근무자들에게 책임을 지게 만들고 있다"면서 "심지어 퇴사한 직원들에게 소송을 건 보험사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해당 보험사는 아르바이트 채용포털을 통해 직원들을 모집하고, 업무와 관련된 계약서들을 제대로 발급하지 않으며, 퇴사 이후에도 계약 취소 등에 대한 책임을 퇴사자들에게 묻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그렇기 때문에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이 힘을 모아 스스로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환경,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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