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집값 하락 우려에도…청약시장 광풍, 왜?
코로나19發 집값 하락 우려에도…청약시장 광풍,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3.24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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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안전자산 인식·규제 풍선효과·정치 지형 변화 기대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발(發) 국내외 경제위기로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있음에도 청약시장을 찾는 수요자들의 발길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2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3일 특별공급을 진행한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힐스테이트부평'은 각각 평균 9.6 대 1, 7.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앞서 이달 초 같은 인천 지역에 공급된 외국인 임대 분양전환 아파트 '송도 야듀포레푸르지오', '송도베르디움더퍼스트'도 각각 평균 59.9 대 1, 39.7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지방 청약시장의 열기도 뜨겁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분양한 '한화 포레나 부산덕천'은 169가구 모집에 1만4920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88.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비슷한 시기 분양된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의 평균 경쟁률은 226.45 대 1에 달했다. 또한 부영주택이 공급한 '여수웅천 마린파크 애시앙'은 이달 중순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49가구 모집에 3만6959명이 몰리며 평균 75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대구 지역도 청약시장만큼은 분위기가 다른 눈치다. 이달 초 GS건설이 공급한 '청라힐스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1.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청약시장 돌풍은 최근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과 상반된다. 공시가격 인상·양도세 중과 등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커진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내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집값이 주춤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외 경제위기가 심화될 경우 금융시장 충격이 실물자산인 부동산에 전이돼 폭락공포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증감률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2월 2주차(0.17%)를 기점으로 둔화세를 보이며 3월 3주차(지난 16일 기준)에는 0.13%까지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의 경우 2월 3주차 0.17%에서 3월 3주차 0.12%로 줄었으며, 특히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강남4구(서초구 0.00%, 강남구 0.01%, 강동구 0.08%, 송파구 0.10%)의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다른 지역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은 0.31%에서 0.24%로, 대구 지역은 0.07%에서 0.03%로, 충남 지역은 0.10%에서 0.02%로, 세종 지역은 0.45%에서 0.41%로 각각 상승폭이 둔화됐으며, 충북·전남(-0.03%, -0.04%)은 하락 전환했다.

올해 초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공급된 검단파라곤 센트럴파크 분양 당시 견본주택 내부 상황 ⓒ 동양건설산업
올해 초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공급된 검단파라곤 센트럴파크 분양 당시 견본주택 내부 상황 ⓒ 동양건설산업

이처럼 부동산시장은 침체되는 반면, 청약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크게 셋으로 나뉜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우선, 신축 아파트를 안전자산 중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될 시 국내외 금융위기가 본격화돼 중소기업·자영업자 등이 보유한 부동산을 급매로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이 경우 수요자들도 포화상태인 급매물을 감당하기 어려워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공산이 커 보인다. IMF 당시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는 2~3년 후 입주 시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그 중간 과정에서 받을 충격도 분산되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시장 매물보다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 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한 점도 이 같은 기대감과 인식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규제 풍선효과도 청약시장 광풍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서울 지역 고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투자자들이 수도권·지방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12·16 부동산대책 이후 경기, 인천 등을 중심으로 9억 원 이아 아파트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지역은 12·16 대책 직전 3개월 거래량 5만2771건에서 직후 3개월 거래량이 6만7222건으로 27%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 지역은 1만1545건에서 41% 늘어난 1만6345건이 거래됐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살펴보면 1월 말 기준 인천 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137만4692명으로 전월 대비 0.8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경기 지역은 625만8774명으로 0.63% 늘었다. 전국 평균(0.53%)을 웃도는 수치다.

아울러 총선과 대선 이후 정치 지형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청약시장에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요자들이 정부의 부동산대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분양하는 신축 아파트가 준공되는 시점은 오는 2022년 또는 2023년이다. 대선 전후에 입주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쪽에서 정권을 잡든 코로나19 여파를 관리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섣불리 부동산시장에 부담을 주는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며 "당장 오는 4월 총선만 봐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를 명분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연기되지 않았느냐. 정부여당이 총선 이후 부동산대책 기조를 바꿀 여지를 남겼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젊은 수요자들은 여러 여건들을 꼼꼼히 따지기 때문에 이런 정국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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