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미래한국당보다 한 수 위?…“꼼수 넘어선 ‘꼼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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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 미래한국당보다 한 수 위?…“꼼수 넘어선 ‘꼼꼼수’”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3.2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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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 ‘강성 친문’ 전면에 내세워…‘공포·틈새 마케팅’ 성공할까 
민주당의 미지근한 태도, 왜?…“열린당, 오히려 민주당에 도움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을 향해 “표가 갈린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으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말리는 척 하지만 속내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오히려 열린민주당이 실질적인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뉴시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을 향해 “표가 갈린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으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말리는 척 하지만 속내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시스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한 열린민주당(이하 열린당)의 기세가 거침없다. 이들은 김의겸 전 대변인,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 친문, 그중에서도 ‘강성 친조국’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표가 갈린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으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말리는 척 하지만 속내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오히려 열린민주당이 실질적인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열린당 ‘강성 친문’ 전면에 내세워…‘공포·틈새 마케팅’ 성공할까 

열린당은 지난 23일 친문·친조국 성향의 인사들로 채워진 명부를 발표했다. 명부 상단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2번), 당의 권고로 자진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4번), 조 전 장관 아래서 검찰개혁추진단장을 맡았던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8번)등이 포함됐다. 

이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불만과 불안 심리를 자극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내세운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명부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11번부터 배치됐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13석, 새누리당이 17석을 가져갔던 것의 평균을 내면, 대략 15번이 ‘당선권 마지노선’인 셈이다. 결과적으론 민주당 후보는 4~5명 정도만 당선 안정권이라는 말이 된다.  

이와 관련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열린당이 전형적인 공포마케팅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범여에선 정의당, 범야에선 국민의당과 미래한국당이 표를 잠식하니 더불어시민당이 잘 돼봤자 최대 20번까지 아니겠나. 그 20명이 전부 민주당 사람도 아니라는 것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불안을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의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 후보들에게 왜 비례 앞 번호를 주느냐는 논란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며 “여기서 열린당이 보란 듯이 ‘조국 호위대’들만 공천하고 있으니, 지금 상황에 불만을 가진 정당 지지자들의 표를 유인하기에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실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비례 후보들도 지난 22일 민주당 최고위에 “열린민주당이 선명한 친문 인사들을 앞세우는 현실에서 군소정당과 군소정당과 시민추천 후보들로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수 없다”며 민주당 소속 후보들을 전면에 배치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묵살됐다.

열린당이 총선서 정당득표율 3%를 달성하면 최대 5석을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불어시민당 내 민주당 예상 의석 5~7석을 합하면, 민주당이 평소 얻는 비례 의석과 다를 바 없다. 결국 민주당의 미지근한 태도는, 이중으로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어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선거 전략으로 보인다. ⓒ뉴시스
열린당이 총선서 정당득표율 3%를 달성하면 최대 5석을 가져간다. 여기에 더불어시민당 내 민주당 예상 의석 5~7석을 합하면, 민주당은 지난 총선과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된다. 결국 민주당의 미지근한 태도는, 이중으로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어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선거 전략으로 보인다. ⓒ뉴시스

민주당의 미지근한 태도, 왜?…“오히려 민주당 표에 도움돼”

열린민주당의 ‘친문 일색’ 공천에 야권은 물론 더불어시민당까지 즉각 반발에 나섰지만, 민주당 측은 상대적으로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겉으로는 “표가 갈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으나, 이해찬 대표는 “최소한 연합은 해야 된다. 국회 상임위 등을 배분하는 원 구성 전까지 연합하면 된다”면서 총선 후 합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말리는 척 하지만 속내는 다른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오히려 열린민주당이 실질적인 ‘의석 해결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열린민주당을 적극적으로 말릴 이유가 없다”고 꼬집으며 “민주당이 두 개의 비례정당을 갖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정치공학적으로 민주당에게 이득이 된다. 오히려 통합당보다 유리한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열린당이 총선서 정당득표율 마지노선 3%를 달성했다고 가정했을 때, 바뀐 선거법에 따라 최대 5석을 가져갈 수 있다”면서 “여기에 더불어시민당의 민주당 배분의석 5~7석까지 포함하면, 평소 가져가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열린당 후보들은 충성도 높은 친정부 인사들이다. 민주당은 결국 열린당과 시민당, 이중으로 비례위성정당을 만든 것과 같다”면서 “‘위성정당 꼼수’를 먼저 둔 한국당보다도 한 수 앞선, 민주당의 ‘꼼꼼수’다”라고 일갈했다. 

민생당 당직자도 이날 통화에서 “친문 지지자는 ‘1번부터 우리 사람’인 열린당을 뽑을 거고, 그쪽은 원내정당을 이뤄 국회에 진입한 후 민주당과 합당할 것”이라며 “국민이 이런 기득권 양당을 이젠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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