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계약, 꼭 만나서 해야 되나요?”…코로나19發 新트렌드 ‘비대면’
“집 계약, 꼭 만나서 해야 되나요?”…코로나19發 新트렌드 ‘비대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3.26 15: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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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코로나19가 부동산 시장에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정착시키는 모양새다.

지난 25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고객 편의를 높이는 차원에서 건설임대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에 부동산 전자계약을 전면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본지가 지난 2일 "'집 안 보고 삽니다'…코로나19가 불러온 '묻지마 주택 거래'"(관련기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871)를 통해 감염병 사태를 전자계약시스템 활성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한지 3주 만이다.

해당 보도에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전자계약시스템 활성화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반드시 활성화시켜야 하고, 이는 시대적 흐름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의 일환으로 주택 시장 구성원들에게 비대면을 강조해 홍보한다면 좋은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에 LH가 전면 도입키로 한 부동산 전자계약은 현장에 방문할 필요 없이 계약 기간 중 언제 어디서나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PC,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간편하게 전자서명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주민센터를 찾지 않아도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되며, 전세자금 대출 우대금리·버팀목 대출 금리 추가 인하 등 금융 혜택도 받을 수 있다.

LH 측은 "부동산 전자계약은 임차인들이 더욱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 만큼 보다 많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적극 홍보하고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부동산 거래 풍토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시사오늘
코로나19 사태가 부동산 거래 풍토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시사오늘

민간에서는 한발 앞서 비대면 트렌드를 감지하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이버 모델하우스다. 당초 업계에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서울·수도권 단지 등 입지가 좋은 상품들은 유닛을 보지 않더라도 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지만,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지들의 경우 실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확산되기 앞서 본지와 만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수도권 단지나 입지가 좋은 상품들은 걱정이 없다. 유닛을 안 봐도 바로 청약이다. 반면, 지방이나 비교적 입지가 좋지 않은 단지들은 정말 견본주택 운영이 절실하다. 경쟁률 5 대 1 나올 게 2 대 1 나와 버리면 답이 없다. 나중에 부적격자, 미계약 물량 생겨서 미분양 꼬리표 붙으면 물량 해소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VR 등 첨단 기술과 유튜브 방송, 그리고 TM(전화 상담) 등을 통해 운영되는 사이버 모델하우스에 수요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이달 중순 공급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오픈 후 3일 간 접속자 수가 약 15만 건, 문의전화가 약 4700콜에 달했다.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순천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지난 13일 오픈 이후 3일 간 누적 접속자 수가 4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청약 성적도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2 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이밖에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45.7 대 1), '과천제이드자이'(193.6 대 1), '힐스테이트 부평'(84.3 대 1),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22.3 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지역에 지난달 분양된 '청라힐스자이' 역시 비대면 마케팅에 힘입어 평균 청약 경쟁률 141.1 대 1이라는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오프라인에서도 비대면 트렌드를 활용한 이색 마케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송도 AT센터'는 인천시 산하기관 인천테크노파크 재단 사내 식당에 코로나19 감염 방지 차원에서 사업지 소개가 부착된 칸막이를 설치했다. 송도 AT센터 분양 관계자는 "외부 홍보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이번 마케팅을 기획하게 됐다. 칸막이를 함께 제공하는 만큼 감염 예방에도 기여하는 공적 활동에도 작게나마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이라는 상품 특성상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수요자들이 직접 상품을 확인하고, 계약 상대방과 만나 계약을 맺는 걸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에서 비대면 트렌드가 호응을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계약, 온라인 마케팅 등이 정착되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홍보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요자들도 분양가, 중개수수료, 금융비용 등 측면에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부동산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많지만 결국 비대면 트렌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발전에 맞춰 정착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 신혼부부 등 2030세대 젊은 층들이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자산을 쌓고 부동산 핵심 수요층이 되는 시기가 오면 거래 풍토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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