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관전평⑪] 통합당으로 향하는 김종인…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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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관전평⑪] 통합당으로 향하는 김종인…효과는 ‘글쎄’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3.26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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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경험은 장점…시간적 한계로 효과는 제한적일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6일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뉴시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6일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모시기’에 성공했다.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통합당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9일부터 선대위를 총괄 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 영입으로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변수’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그의 상징성과 풍부한 경험은 통합당에 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기는 방법’ 아는 金…파괴력 있을 것

김 전 대표는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지내면서 제19대 총선과 제18대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사실상 폐기하자, 제20대 총선을 앞두고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야권 분열로 참패를 걱정하던 민주당을 원내 제1당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처럼 ‘총괄 사령탑’으로서 두 차례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김 전 대표의 경험은 통합당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교안 대표는 정치에 입문한지 겨우 1년을 갓 넘은 ‘정치 초보’며,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전면에 나서 선거를 지휘한 경험은 없는 인물들인 까닭이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전 대표는) 2012년, 2016년 큰 선거를 지휘했던 경험이 있고 국민들에게 울림을 갖는 메시지들을 상당히 잘 던지는 원로”라며 “그런 분들을 선대위 차원에서 모시는 것은 선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상징…지지율 반등 기대감도

김 전 대표가 통합당의 중도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읽힌다. 김 전 대표는 노태우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보건사회부(現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제12대 국회의원 시절인 1987년에는 헌법 개정 작업에 참여해 ‘경제민주화’ 관련 조항(헌법 제119조 제2항) 마련에 큰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김 전 대표의 상징성이 박스권에 갇힌 통합당 지지율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23일부터 25일까지 수행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합당(29.8%)과 민주당(45.0%) 지지율 격차는 전주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브랜드를 가진 김 전 대표의 합류는 통합당의 중도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대표 영입으로 황 대표가 서울 종로 선거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황 대표는 종로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상대함과 동시에 당대표이자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경험 많은 김 전 대표가 영입되면서, 황 대표는 종로 선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선거 임박해 등판한 ‘올드보이’…효과 제한적일 수도

반면 김 전 대표가 통합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우선 물리적 시간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왔고, 공천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지금 김 전 대표가 국민의 시선을 끌 만한 ‘획기적 이벤트’를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제19대 총선과 제18대 대선, 제20대 총선을 거치는 동안 이미지가 소모된 점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2012년부터 매 선거 때마다 보수와 진보를 오가며 ‘선거 전문가’로 활약해온 만큼, ‘경제민주화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는 축소되고 ‘올드보이’ 이미지는 더 강해졌다는 비판이다.

통합당 관계자도 26일 김 전 대표 영입이 확정된 직후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경험이 많은 분이라 안정적으로 선거를 관리할 수 있고,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건 장점”이라면서도 “시간이 너무 부족한 데다 이미지 소모도 많이 돼서, 판도를 확 바꿀 만큼의 파괴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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